'선생님, 우리 애가 코피가 자주나는데 병이 있는 걸까요?'
소아과 진료를 하다 보면 일주일에 한두번은 위와 같은 이유로 엄마와 아기를 만나게 됩니다. TV 에 이상하고 무서운 질병이 많이 소개되기에 엄마는 혹시 내 아이도 그런 종류의 질병은 아닐까 걱정하면서 오시는 것이죠.
어떤 이유로 코피가 날까요? 정말 큰 병일 수도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대부분' 큰 걱정을 안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원인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긴 곤란한데요, 코피가 나는 원인에 대해 오늘은 알아보겠습니다.
성인의 경우 매우 많은 이유로 코피가 나곤 하죠. 그러나 소아의 경우 크게 세가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 그 첫번째 원인은!
1. 코를 자주 팔 때
두둥! 민망하게도 1위는 코를 파서 코피가 나는 것입니다. 코막힘, 비염, 축농증, 감기 등등의 이유로 아이들은 코를 후비게 됩니다. 아마도 가장 많은 원인이 것이구요, 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코를 파게 되면 콧구멍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모세혈관총 (kiesselbach's plexus) 에 자극을 주어 코피가 나는 것이죠. 조금 의학적으로 정리해 말씀드리면, 물리적인 자극에 의한 비출혈입니다. 쉽게 말하면 코를 세게 후벼서 코피가 난거죠. 쉽죠?
코 앞에 모세 혈관이 뭉쳐있는 곳 Kiesselbach's plexus에서 출혈이 나는 겁니다.
그림 출처 ; AAFP (american academy of family physician)
위 그림은 측면 얼굴 상태에서의 단면도입니다. 우리 콧속을 혈관 중심으로 그려보면 저렇게 생겼답니다. 영어로 artery 라고 적힌 것은 콧속 동맥을 말합니다. 아, 코구멍 바로 위 동그랗게 표시된 부분을 모세혈관총 (kieselbach's plexus) 이라 하는데 놀랍게도 여러 혈관이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에 자극을 주면 쉽게 코피가 나겠죠 ? 그렇다면 이런 이유로 코피가 자주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치료를 해야할까요?

코를 자주 파서 생기는 코피의 궁극적 치료는 ... 자극을 주지 않으면 되겠죠 ! 즉, 코를 안파야합니다. 코를 만지기 보다 따뜻한 물로 코를 풀는 습관도 좋구요, 코 안쪽 습도 유지를 위해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하시면 더 좋겠습니다.
2. 출혈이 지속되는 혈액 질환이 있을 때
우리 몸에는 출혈/혈액응고를 조절하는 혈소판 (platelet), 혈액응고인자 (coagulation factor) 란 것이 있습니다. 조금 어렵지요? 이런 것들이 피가 나면 피를 떡지게 해서 딱지를 형성하고 출혈을 막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것들이 감소되면 피가 잘 멈춰지지 않겠고, 물론 코피도 잘 나겠죠 ?
그런데 이런 출혈/혈액응고에 문제가 있는 질환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혈우병 (hemophilia)고 그 외에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ITP)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질병이 있으면, 다리 부분에 점상출혈 (1-2mm 크기의 작은 출혈반) 이 생기거나 가벼운 스친 상처에도 출혈이 지속되거나 피멍이 크게 드는 현상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특히 다리 부분을 보고 출혈반, 피멍 등이 없다면 이런 조금 생소하고 무서운 질병을 미리 상상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래도 잦은 출혈이 있으면 병원에 오셔서 의사와 상담은 하셔야합니다.
3) 콧속 자체에 질병이 있을 때
콧구멍 가운데 막 = 비중격 (nasal septum) 이 곧바로 위치해야 하는데 한쪽으로 심하게 휘었다던가,
콧속에 물혹 (polyp) 이 있어서 이것이 터지면서 코피가 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이비인후과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콧속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 한번 봐달라고 하시면 가장 좋겠네요.
정리합니다. 사진도 붙이고 나름 어려운 말도 많이 적었는데요, 소아 연령에서 코피가 나는 대부분의 원인은!
2. 때문에 늘 콧속을 촉촉하게, 일정 습도가 유지되도록 하며, 따스한 물로 코를 풀자 !
3. 혈액 질환이나 콧속 자체의 질병이 없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를 키우시는 모든 부모님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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