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여러분이 길을 가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였다면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다음 보기 중에 골라보십시요.


1. 몸이 경직되고 손발을 만져보니 차가워서 팔, 다리를 주무른다.
2. 병원에 가야하므로 119에 신고한다.
3. 도와달라고 소리치고 사람들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4.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것이므로 그냥 모른척 하고 지나치거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구경한다.


2
번 3번은 일부 맞는 이야기이고, 1번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행하는 잘못 중에 대표적인 사례이며, 4번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제대로 교육 받을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2000년 4월 18일 잠실야구장에 경기도중 정신을 잃고 쓰러진
뒤 8년이 지난 지금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병원에 누워있는 임수혁선수와 2007년 12월 25일 권투경기도중에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을 후 세상을 떠난 최요삼 선수의 경우가 최근에 중요한 뉴스로 다루어진 사건들입니다.



시에 자료테잎들을 보면 쓰러진 직후에 적절한 응급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주변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들것에 환자를 실은
뒤 팔다리를 주무르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초기 응급처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그나마 응급처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
병원으로의 이송이 교통체증과 응급의료체계미비로 인해 상당시간 지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 기사들을 접하고 많은 분들이 매우 안타까워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또 다른
걱정이 들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만약 나의 가족들에게 이러한 일이 생긴다면?',  '내가 아끼는 지인들에게 이러한 일이
생긴다면?' 여러분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지 못했다면 할 수 있는 것은 119에 연락을 하고 도착할 때까지 발을 동동 구르면서
팔, 다리를 주무르는 것 밖에 없습니다.




<심폐소생술 교육 동영상 - (C) 소방방재청>



국의 경우 남편 혹은 아내 등 식구가 갑자기 쓰러져서 의식을 잃었으나 식구 중에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받아 기적적으로 소생한
경우가 종종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일찍이 병원 전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일반인 혹은 경찰,
소방관, 공무원, 교사, 스포츠 관련업 종사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지요.


특히 정부에서 법으로 심폐소생술의 교육의 대상과 범위를 지정하였고 공공장소에
자동제세동기의 비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 심폐소생술을 교육받은 사람들에게 의해 상세불명의 의식변화나 심장마비
환자에게 적절한 병원 전처치(심폐소생술)로 기적적으로 소생시킨 경우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의 경우에도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일부 군인, 공무원, 소방관, 구조사 들이 길거리에서 의식불명의 환자를 구한 몇몇 사례가
뉴스로 보도되고는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응급처치를 하지 못했다는 보도 역시 많습니다. 쓰러진 이유야 어찌되었건 간에 의식불명의
호흡과 맥박이 없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병원에 가서 치료 받는 것보다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제시간에 얼마나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받았는지가 더 중요한 하다는 것을 아는 분들이 많지않습니다.




<초기 자동제세동의 필요성을 강조한 광고 - (C) 필립스>


'
생과 사를 가르는 4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죠. 심장이 멈춘 상태에서 더
이상의 산소와 혈액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뇌손상이 진행되게 되는데 4분 이상 시간이 경과되면 비가역적인 뇌손상이 발생하게
되어 결국에는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설령 4분 이후에 심폐소생술 혹은 병원치료를 받게 되어 심장박동이 회복되었다고
하더라고 이미 비가역적 손상을 받은 뇌의 기능은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식물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에, 이때까지 우리가 평소에 가졌던 소극적인 생각과 태도를 바꿔야할 때입니다. 길에서 갑자기 쓰러진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줄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의 운명은 여러분의 손에 의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다수의 국민들이 응급환자는 119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119구급대가 연락을 받고 평균도착시간이 5분 남짓 걸리는 것으로
본다면 119에게만 모든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내 눈앞에서 갑자기 사랑하는 나의 가족 혹은 지인이 쓰러져 가는데
그저 119에 연락하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다면 얼마나 안타까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반인에 의해 시행된 심폐소생술로 귀중한 생명을 살린 예를 소개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지하철 역무원이 의식불명 아이 살려>

[중략] 인 대리는 할머니가 바늘로 김군의 손발가락을 따려는 것을 말리고 가슴을 압박하는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김군은 오후 2시 38분께 숨을 몰아쉬며 눈을 떴다.


대리는 "아이의 코와 입에 귀를 대보니 숨을 들릴 듯 말 듯 가늘게 쉬고 있어서 매달 본사 안전교육에서 배우는 대로 심폐소생술을
했다"며 "아이가 눈을 뜨자 할머니가 `이제 됐다. 이제 됐다'하고 안도했고 나도 눈물이 핑돌았다"고 말했다.

김군은 두 차례 신고를 받고 오후 2시 45분께 도착한 119 구급대에 의해 근처 고려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고 서울 메트로는 전했다.


편집자 주 : 최욱진 선생님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오늘이 첫 포스트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응급 처치에 대해서 알려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나 더 광고 말씀 드리면, 5월에는 의협100주년을 맞이하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무료 심폐소생술 교육이 예정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이날 최욱진 선생님도 강사로 나선다고 하시네요. 신청은 하단의 주소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무료 심폐소생술 교육 : 일반인을 위한 심폐소생술 및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교육
서울 코엑스, 2008년 5월 4일 (일요일) 10:00 ~ 17:30
http://kma32.kma.org/program/program_05.html


헨드폰에 심폐소생술 담기 (다운로드) 38.8MB (헨드폰에 담는 설명서 포함)
http://www.kacpr.org/banner/files/cpr_mobile_movie.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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