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째 아이를 제왕절개술로 분만을 했으면 둘 째부터는 정상질식분만을 하지 못한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는 이 경우에 제왕절개술로 분만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제왕절개술의 경험이
있는 산모분들이 정상분만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주위에서 이런 경우를 접한 분들이 혼란스러워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왜 제왕절개술 경험이 있으면 다음 분만 때는 정상분만을 하지 않는가?", 또 "어떤 경우에 제왕절개술을 했음에도 정상분만이 가능한가?" 등의 질문에 대해서 쉽게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제왕절개술을 하게 되면 자궁을 열고 닫은 상처가 생기게 되지요. 그런데 이 상처가 다음 분만 때의 진통 때문에 파열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궁 파열은 모체와 태아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산부인과 의사들은 가능하면 진통이 오기 전에 제왕절개술로 분만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지요.


2. 그렇다면 과연 제왕절개술의 경험이 있는 산모가 다음 임신 시의 진통으로 인해 자궁이 파열될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는 제왕절개수술시 자궁을 어느 방향으로 열었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1) 자궁을 세로로 열었을 때 (Vertical 또는 Classical Incision) :
4~9%  --> 그림 A
2) 자궁을 가로로 열었다가 애기가 안나와서 다시 세로로 열었을 때 (그러면 자궁 절개 모양이 T자처럼 되겠죠? : T-shaped Incision) : 4~9%
3) 자궁을 가로로 열었을 때 (Low Transverse Incision) :
0.2~1.5%  --> 그림 C

<통계출처: the 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1999)>


3.
옛날에는 자궁을 세로로 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가로 절개로 분만을 합니다. 단, 아주 응급 상황에서
가능한 빨리 애기를 분만해야 할 경우에는 간혹 세로 절개를 가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세로 절개가 분만을 쉽게, 빨리 하는데에는
더 용이하거든요.


4. 제왕절개술을 했음에도 이 후에 정상분만을 시도할 수 있는 경우는 당연히 자궁을 가로로 절개했을 때에 가능하겠죠?
왜냐하면 자궁파열의 위험도가 0.2~1.5%(산부인과 의사들은 보통 1%정도로 이야기 합니다.)로 상대적으로 낮으니까요. 그래도
제왕절개 후 정상분만이 가능한 경우는 아래의 조건이 만족될 때에만 시행하도록 엄격한 지침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1) 딱 한 번만 가로 절개로 제왕절개를 했을 경우 (두 번 이상의 수술력이 있을 경우는 안된다는 말씀)에만 해당되며,

2) 임상적인 판단 하에 정상적인 질식 분만이 가능한 산모의 골반 상태가 확인되어야 하고,

3) 진통 과정 중 생길 수 있는 자궁파열을 바로 감지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추고 있어야 하며,

4) 만약의 경우 바로 응급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조건 또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출처: the 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2004)>


5.
하지만, 이러한 지침이 있다고 하더라도 1%의 위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분만 방법은 달라질 수 있겠지요. 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제왕절개술 자체의 위험이나 비용 등을 생각해 정상분만을 시도할 수도 있겠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산부인과 의사들과 산모분들 모두 이 1%의 위험을 무릎쓰고 정상분만을 시도하는 경우가 지극히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제왕절개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싼 것도 한 요인입니다. 사실, 국가에서 엄격하게 의료를 관리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서는 이 경우에 정상분만을 집요하게 유도한다고 하더군요. 국가 차원에서 의료비를 절감해야 하니까요. 국가마다 치료방침에
차이가 나는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6.
사실, 제왕절개 후 정상분만이 시도되는 대부분의 경우는 수술 날짜 전에 예상보다 일찍 진통이 진행되어 병원에 도착하는
경우들입니다. 이 때는 상황에 따라서 정상분만을 시도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정상분만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자궁절개가 세로로
되지 않았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산모분들께서 처음 제왕절개술 받았을 때 자궁 절개를 혹시나 세로로 하지는 않았는지 확인을 해놓으시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겠습니다. 특히, 둘 째 아이 분만을 첫 째를 낳은 병원에서 하지 않을 경우에는 더더욱 이런 정보가 필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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