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수술을 시행하기 전에는 금식을 시킵니다. 수술 예정 시간에 따라서 금식을 조절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수술 전일 자정부터 금식(MNPO)을 합니다. 소화기계통의 수술은 당연히 금식을 해야 하겠지만 손과 발 등 전혀 상관없는 부위를 수술함에 있어서 왜 금식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침에 첫 순서로 수술을 받으시는 분들은 다행이지만 오후 늦게 수술을 받으시는 분들은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금식을 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렇다면 왜 금식을 해야 할까요?






<수술실 마취 장비들 - 출처 : flickr>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위 내용물의 역류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는 흡인성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 입니다.
위 내용물의 역류는 수술시작부터 마취에서 깨어나서 회복실로 이동 후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흔하지는 않지만 폐
흡인(aspiration)이 되는 경우 폐렴을 일으켜서 매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수술 전 금식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수술 전 위 내용물 역류의 위험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술 후 회복실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소화기계 합병증은 구역과 구토입니다.
수술 후 구토의 원인은 인두자극, 위충만, 마취유도 시 유발된 위팽창, 혈액의 위흡인, 마취전투약이나 마취 중에 사용된 마약제,
과도한 환자의 몸부림, 저혈압에 따른 뇌저산소증, 젊은 여자환자, 과거 수술 후에 구토가 잘 일어났던 환자 등 수술 받은 환자 상태에 따른 요인이 있습니다. 또한 사시수술, 내이수술, 복강경수술, 위장관수술, 제왕절개 등 수술 종류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요즘은 이러한 구역구토의 유발에 따른 위 내용물 역류와 폐흡인을 예방하기 위해서 수술 중 항구토제를 예방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고가의 약제이기 때문에 사용에 제약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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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식 표기 NBM - 출처 : Flickr>



수술 후 현기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적절한 금식시간을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clear fluid)이 위에서 소화되는 반감기는 10-20분 정도입니다. 또한 수술 4-5시간 전 물의 섭취는 마취유도 시 금식을 지킨 환자와 비교 위 내용물 증가에 영향이 없으며 오히려 환자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혀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술 3-4시간 전 물
한잔(150ml)은 성인 환자에게 갈증해소에 따른 편안함을 줄 수 있으며, 소아 환자의 경우 사과주스 3ml/kg의 섭취는
배고픔을 줄여주며 소아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전입니다. 이 정보를 보시고 자의적으로
수술 전에 물이나 음료를 드시지 마시고 꼭 주치의와 상의를 하시길 바랍니다.


금식은 마취를 위해서 하는 목적도 있지만 수술에 따라 금식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아래는 보통 마취를 위한 금식에 있어 필요한 금식시간입니다. 이 시간은 안전한 마취를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으로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응급수술이 아닌 경우에는 반드시  지켜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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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차재호 선생님은 마취과 전문의로 이번이 첫번째 포스팅입니다. 아직 블로그가 서툴지만 앞으로 마취와 통증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실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로운 필진으로 처음 블로그에 글을 써보신 차재호 선생님을 축하해주세요. :)

참고 : NPO는 Nil per os라는 라틴어 유래의 의학약자로 "nothing through the mouth" 란 뜻입니다. 영국에서는 Nil By Mouth (NBM) 으로 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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