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의 '국제이주와 개발'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국제 이주민 수가 약 1억 9천 1백만여 명으로 세계 인구 35명 가운데 한 명은 이민자로 자신의 나라를 떠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외국인 100만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사회적 인식이나 정책과 제도도 많이 변하고 있죠. 한 때 블랑카란 개그 코너가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주민이 받는 억울한 사연을 코믹하게 풍자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지금은 그 때보다는 더 나은 대우를 받으며 이주민들이 살고 있을까요?





지금 세계 경제가 어렵고 그 가운데 한국 경제는 더욱 어렵다고 합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그나마 있는 일자리를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주민들이 뺏어간다고 생각하는 분도 없지 않고, 불법 체류자라며 곱지 않은 시선과 범죄와 연관을 짓는 편견도 있을 겁니다.



지금 우리 국민의 취업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비정규직, 알바 시장으로 내몰리는 20대들의 직장 환경이나 보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이주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것이 과연 현실성 있는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버지들도 60, 70년대에 해외 취업으로 가족을 부양했었고 그게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건강할 권리는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기본 인권이라고 한다면 이주민의 건강을 남의 이야기로 외면만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도맡아 하다 보니 보통 잘 생기지 않는 안전사고들로 인해 고통 받습니다. 페인트 작업 후 신나로 페인트 자국을 지우다가 불이 붙어 전신 화상을 입기도 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 체류자)란 이유로 출입국 관리 직원의 토끼몰이에 도망가다가 골절 당하는 일도 있습니다. 건강 검진을 받지 못해 신체 증상이 심각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 뒤 늦게 암으로 진단받기도 하며 때로는 먼 타향에서 생을 마치기도 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의 손을 내밀 수 없다는 것이고, 몸이 아프면 얼마 안 되는 수입 전부를 포기하더라도 치료비를 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 누구나 누리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 부담은 참으로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주민이 잘 사는 나라가 자국민도 잘 살 것이란 당연한 사실을 바꿔서 생각하면, 우리의 현실은 우리의 삶을 챙기기에도 각박한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작은 노력과 관심이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우리의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좀 더 일찍 소개를 해드렸어야 했는데요, 이런 이주민을 돕기 위한 단체가 여러 곳이 있지만,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단체 중 '한국이주민건강협회'라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중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의료기관을 어디를 가야 할 지 모르고 의료비가 없을 때 지원을 해주는 단체입니다.



헬스로그의 수익 일부를 이 협회를 통해 이주민노동자를 위해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후원 방법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할 수도 있고,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서 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에도 해피빈과 같은 후원 프로그램이 있는지 알아보고 만들어 보겠습니다. 몸으로 봉사도 가능합니다.



방문해주시는 많은 의사 선생님들께서는 협력의료기관 등록을 해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1차 의료기관에서 의료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의료보험 100% 적용 후 50% 감면하고 50%는 본인이 부담하는 것입니다. 협회 차원에서 한 진료기관에 환자가 집중되지 않도록 문의가 오는 환자들을 안배하고 있습니다. 2차 3차 종합병원에서도 협력병원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절실한 것은 관심입니다. 너무 각박한 세상 속에 남을 둘러볼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이렇게 세상이 굴러가다 보면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에도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조만간 한국이주민건강협회 담당자분과 만나보고 블로그를 통해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상의해볼 예정입니다. 추후 다시 포스팅 하겠습니다.



관련사이트 : 한국이주민건강협회 / 한국이주민건강협회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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