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전공분야 포스팅을 하네요. 이전에 발기부전 약물에 대해 포스팅한 것 기억하시죠? 발기부전 약물, 예를 들면 비아그라나, 씨알리스, 레비트라등의 약물이 보편화되면서 발기부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으시고, 또 비뇨기과의사가 아니더라도 1차진료 기관에서 발기부전에 대한 처방이 많아졌죠.


그만큼 안전한 약물이고, 이 약물로 인해 과거 복잡한 발기부전 검사들이 생략되고 투약이 시작되는 쪽으로 임상지침이 변했다고 봐야겠죠.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는데요, 음경의 발기부전은 전신상태의 반영이라는 것입니다.


발기부전의 원인을 두고 봐도 단순히 음경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음경은 하나의 거대한 혈관으로 볼 수 있고 발기를 유발하기 위해 혈관 주위의 평활근이 이완과 수축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작용하는 신경들이 문제가 없어야함은 당연하죠. 물론 심인성 발기부전도 있고 국소적인 외상 등으로 인한 발기부전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발기부전의 종류에는 혈관인성 발기부전, 신경인성 발기부전, 내분비성 발기부전, 당뇨병성 발기부전 등 원인이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발기부전이란 질병이 음경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유발 원인이 있다는 것이란 생각입니다. 즉, 혈관의 문제로 인해 생긴 발기부전이라고 한다면, 혈관문제가 음경에 있는 혈관에만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고 다른 곳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가져야 된다는 원론적인 말입니다.


이제는 발기부전 환자들이 약만 원하는 추세이고, 진료 역시 비뇨기과 의사의 손을 떠난 시점이라 원론적인 말에 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를 보면 1차 진료를 담당하는 모든 의사들이 발기부전 환자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문진해야함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심장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2008년에 수록된 논문을 보면, 제 2형 당뇨를 가진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발기부전을 가지고 있을 경우 심혈관계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심각한 발기부전이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독립된 심혈관 질환 예측인자란 것이죠. 이와 같은 결과를 나타낸 연구들이 그동안 많이 있었습니다. 단 한 편의 논문으로 주장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기관에서 같은 연구결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론적으로도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이런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제 2형 당뇨 환자의 심혈관질환 (coronary risk) 위험 예측은 당화헤모글로빈(HbA1c), 고혈압, 미세알부민뇨(microalbuminuria), 고지혈증 (hyperlipidaemia) 보다 발기부전이 더 나은 독립된 예측인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발기부전이 독립된 예측인자로써 관심을 받는데 에는 다른 어떤 증상보다 선행할 때가 많다는 것도 있습니다.



Source : Erectile dysfunction predicts coronary heart disease in type 2 diabetes.J Am Coll Cardiol. 2008 May 27;51(21):2045-50.


여러 의학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는 발기부전은 발기부전에만 국한해서 생각하고 필요한 스크리닝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심혈관 센터와 협력하여 발기부전과 심혈관 질환의 관계를 밝혀보려는 노력을 제가 있던 대학병원에서도 시행해보려 했지만, 심장을 보시는 심혈관 센터의 선생님들에게는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 환자들에게 그런 조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였습니다. 결국 연구는 결과를 맺지 못했습니다만, 그 사이에 해외에서 많은 연구들이 나왔네요.


발기부전 약물을 비뇨기과에서 진료를 보든 내과나 기타 1차진료 기관에서 처방을 받든, 중요한 것은 그 환자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질환이나 위험에 대해 제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더불어 제대로 된 복약지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분들도 발기부전 약물을 단순히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Happy drug으로만 인식하고 병원에 와서 번거롭게 처방받아야 함을 불평하실 것이 아니고, 전체적인 신체 상태나 질병을 함께 상의해야하며, 의사도 적극적인 문진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Source :

1. Hackett GI, et al "Benefits of screening: Erectile dysfunction predicts cardiovascular risk in men" BMJ 2008;337:a2166.

2. Erectile dysfunction predicts coronary heart disease in type 2 diabetes.J Am Coll Cardiol. 2008 May 27;51(21):2045-50.

3. Jackson R, Wells S, Rodgers A. Will screening individuals at high risk of cardiovascular events deliver large benefits? Yes. BMJ 2008;337:a1371. (28 Aug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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