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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캐나다에 사는 교포 한 분이 오셨습니다. 한국에 체류중에 평소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건강검진과 위,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으러 오신 것이지요. 이 분은 우리나라 보험이 없어 일반으로 검사를 받으시고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그 환자분과 잠시 이런 저런 의료 제도에 대한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병이 걸리면 치료비용은 무료이지만 웬만한 증상으로는 전문의를 만나기도 힘들 뿐더러 전문의를 만나려면 수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하는 영국식 의료제도 (물론 캐나다도 여기에 속합니다.)를 직접 경험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조금 과장하면 "의사 만나러 기다리다 죽는다" 라는 얘기를 하시더군요. 또 반대로 "아프면 패가망신을 하는" 살인적인 고비용의 미국식 의료제도도 문제가 많다는 얘기도 대화의 화제였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론은 우리나라만큼 좋은 의료제도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환자분은 친척 중에는 의사들이 많아 "우리 의사들의 희생으로 이런 제도가 운영된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시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의사들의 희생도 많지만, 크게 봐서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는 정말 여러가지로 좋은 제도이지요. 다만, 이런 좋은 제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가 현실화되어야 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지요."

보건복지부의 조사에도 밝혀진 바 있지만 지금의 의료수가는 원가의 70% 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그 모자란 30%를 채워주면 국민들도 좋은 제도를 이용할 수 있고 의료인들도 힘을 낼 수 있을텐데 말이지요.

최근에 리베이트를 차단하겠다고 쌍벌제를 통과시켰지만, 지금까지 원가도 안되는 수가를 갖고 병원 운영을 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리베이트를 묵인해왔습니다. 그러니 보건복지부 장관도 "리베이트를 근절해라, 그러면 수가 현실화해 준다"가 아니라 "수가를 현실화 한다. 그러니 리베이트 받지 말아라"라고 하는 게 순서가 되야합니다. 이런 대화의 끝은 결국 보험재정문제와 서로간의 신뢰 문제로 귀결됩니다.

최근에 특히 산부인과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출산률은 떨어지고, 분만 등의 수가는 매우 낮다보니 산부인과 의사로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를 포기하는 의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수가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놀랄뿐입니다. (기사 참고 : 분만수가 50% 인상, 가입자  vs  공급자 격돌 예고)

일부 시민단체들은 수가를 올려준다고 해서 산부인과가 살아난다는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도 분만 수가 인상을 거부한다고 합니다. 50% 인상이라고 하지만, 원래 분만 수가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인상된 금액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런 수가 인상은 앞으로도 우리 의료제도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나중에는 도대체 누가 분만을 받아줄런지 걱정이 앞섭니다. 의사들을 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협력해야하는 사람으로 생각해주시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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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 늑대별

박기호 내과 원장, 늑대별의 이글루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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