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이 법원의 첫 존엄사를 인정한 1심 판결에 대해 고등법원의 항소(2심) 없이 곧바로 대법원의 판단을 받는 ‘비약상고’를 결정했습니다.





비약상고란 제1심의 판결에 대하여 제2심(항소심)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법원(상고심)에 상고하는 일, 또는 그 제도를 말하는데요, 이는 신속성과 소송경제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비약 상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세계일보에서 다뤘습니다. ('비약상고 기사' 클릭)





연세의료원 박창일 의료원장은 17일 오전 11시 병원 종합관 6층 교수회의실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6일 항소여부를 놓고 병원윤리위원회에서 논의한 최종 결정 내용을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생명에 관한 문제는 최대한 신중해야 하고 자칫 초래될 수 있는 생명경시 풍조를 방지하기 위해 관련 입법 전까지는 연명치료 중단의 기준에 관해 대법원의 최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법적 제한 등을 고려해 상소키로 했다. 그러나 환자 보호자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현실적 고려와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의 존엄성은 최대한 지켜져야 한다는 대명제에 따라 항소 없이 바로 대법원의 판단을 받는 비약상고를 결정했다”





박창일 의료원장은 이어 “원고측이 우리가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이해하고 동의할 것으로 예상한다. 바로 원고측과 논의할 예정”이라며 “원고측이 비약상고에 동의하지 않으면 고등법원에 항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비약상고는 원고측의 동의가 필요한 상소여서 원고측이 세브란스병원의 입장을 수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원고측 변호인인 신현호 변호사에 따르면 이번 존엄사 판결은 비약상고로 갈 공산이 커보입니다.





신현호 변호사는 청년의사와 전화통화에서 “원고측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세브란스병원이 비약상고, 항소 등 어떤 선택을 하든 따를 예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비약상고를 두고 세브란스병원과 원고측과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고등법원에서 2심 판결을 받아야 하는 변수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편 박창일 의료원장은 존엄사 논란 중심에 서 있는 환자가 식물인간 상태며, 앞으로 3~4개월 정도 연명할 것이라고 환자의 상태를 전했했는데요, 박 의료원장은 “환자의 상태가 뇌사인지 아닌지는 존엄사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다. 현재 환자는 식물인간상태”라며 “식물인간과 뇌사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식물인간은 통증을 주면 반응이 일어나고 눈을 뜨고 감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의료원장은 “환자는 호흡이 매우 미약해서 호흡기를 부착해야 호흡유지가 가능하다”며 “남은 생명기간은 확증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3~4개월 연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존엄사 판결과 관련 있는 과거 보라매병원 사건에 대해서는 “법원이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법률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그 전에 대법원의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환자는 식물인간 상태로 뇌사상태와는 다르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물인간과 뇌사의 차이점은 헬스로그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요, 식물인간은 외부에서 생명에 필요한 영양 공급이 있다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연명을 중단하게 되면 환자는 생명을 잃게되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이 결정을 누가 할 수 있을까요? 병원과 보호자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일까요?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사전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결정해야할지에 대해 논의는 아직 시작단계라고 보입니다.





존엄사 문제는 상당히 복잡한 윤리적 문제들이 혀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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