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강남, 강동, 서초, 송파) 지역에서 병의원간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강남권 4개 지역에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기존 병원과 신설 병원간 불꽃튀는 환자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강남권 4개 지역에 위치한 병의원 수는 어지간한 지자체의 전체 병의원 수보다 더 많은 실정인데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현황 자료를 보면 강남권 4개 지역에 위치한 전체 요양기관 수는 2008년 12월말 현재 5,702개소에 이릅니다.





이 중에서 병의원만 놓고 보면 강남구 1736개소, 강동구 322개소, 송파구 426개소, 서초구 460개소 등으로 총 2944개소에 이르러 부산이나 대구 등 주요 광역시 한 곳의 병의원 수와 거의 맞먹는 수준입니다.









특히 강남권 4개 지역에는 종합전문기관만 5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종합병원 8개소, 병원급 48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동네의원급 의료기관만 2242개소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형병원들의 신증축을 통한 몸집 부풀리기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최근 단일병원 중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성모병원이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가면서 가뜩이나 불꽃튀는 병의원간 환자유치 경쟁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돼버렸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초 삼성서울병원이 650병상 규모의 암센터를 개원한 데 이어 서울아산병원이 오는 4월중 770병상 규모의 암센터 개원을 눈앞에 두고 있고요, 게다가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도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이름을 바꾼 후 '명품병원'이란 기치를 내걸고 공격적인 환자유치에 나서면서 강남권 지역의 병의원은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의 대형병원이 경쟁하는 것은 단순히 서울 내에서 경쟁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전국의 환자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방의 대형 대학병원의 환자 감소까지도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강남권 일대의 중소병원과 개원가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입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환자가 줄어든데다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신증축에 나서자 환자유치 경쟁에서 밀려 문을 닫는 곳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는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압구정, 청담동 등을 중심으로 병의원 매물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성형외과의원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폐업 이후 쏟아져 나온 매물과 최근 신축상가를 중심으로 병원용 임대 매물이 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현재 강남구에는 서울시내 의료기관 1만4,440개 중 약 1/6 수준인 2,190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특히 성형외과는 서울시 전체의 70%인 319개소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포화상태입니다.





강남구에 위치한 모 의원의 관계자는 "강남권의 의료기관 포화상태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며 "이런데도 최근 대형병원이 병상을 신증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어 머지않아 중소병의원 가운데 환자유치 경쟁에서 밀려나 문을 닫는 곳이 꽤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병의원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도산은 단순히 병원 경영 실패로 끝나지 않습니다. 단순한 시장 논리에 의료를 맡기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 생각해 볼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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