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로그를 방문해주신 byontae님
양깡 :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히 전공 분야를 포함해 약력을 말씀해주세요.
Byontae : 네, 본명은 정준호입니다. 영국 University of bath에서 분자세포생물학을 마치고, 런던 위생 열대 의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에서 기생충학(Medical parasitology) 석사를 했습니다.
양깡 : 블로그를 통해 글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모습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닉네임 byontae(변태)에서 느껴지는 느낌과는 달리 젊고 깨끗(?)하시고 핸섬 하시네요.
Byontae : 감사(?)합니다. (웃음) 사실 많이 젊고요, 영국에서 대학 3년, 대학원 1년으로 마치고 얼마전에 병역을 해결하러 귀국했습니다.
양깡 : 영국에는 몇년 계셨던 거죠?
Byontae : 한 10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헬스로그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죠?
양깡 : 분자생물학을 하다가 기생충을 공부한 것이 특이합니다. 이유가 있으셨나요?
Byontae : 분자생물학도 굉장히 재미있는 학문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실험실에서 피펫만 만지는 기계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 3학년때 동물분류학 교수님께서 기생충 수업을 하셨는데 듣는 순간 '아 이거다'란 생각이 들어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양깡 : 기생충학이 재미있으신가 봅니다. 제 학창시절 기생충 전공하시는 교수님들께서 기생충학에 큰 애정과 즐거움을 가지셨던 것이 떠오르는데요, 한편으로는 그 교수님들도 과거 기생충이 창궐하던 70-80년대에 비해 요즘은 기생충이 많이 없어져서 학문적으로 좀 관심을 덜 받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데요.
Byontae : 공부하면서 기생충이 마냥 좋고 재미있지만 학문적으로는 이 기생충을 없애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하다보니 모순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또 최근에는 인체 기생충 감염이 줄어들어 많은 선진국에서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생충을 이용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와 같은 실험적 연구도 있고 여전히 일부 국가에서는 높은 기생충 감염을 보이는 곳도 있고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기생충에 대한 연구도 해야하기 때문에 할 일은 아주 많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생충이 있는 곳이라면 아프리카라도 가서 봉사하면서 살 계획입니다. 기생충을 가까이에서 볼 수만 있다면요.
이나, 다혜 : 그런데 기생충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얼마전 포스트(
byontae님이 운영하는
변태라는 닉네임은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에게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 구석 하나도 변태스러운 곳이 없어서 추측하기론 기생충을 좋아해서 변태란 별명이 붙지 않았나 싶습니다.
양깡 : 블로그 제목이
기덕후를 위해 공구 중인 메구로 기생충 박물관 기념 티셔츠
이나, 다혜 : 티셔츠가 굉장히 이쁘세요.
Byontae : 오늘 인터뷰를 위해 일부러 입고 왔습니다. 지금 공구를 진행하고 있는 메구로 박물관의 기생충 기념 티셔츠입니다. 가격만 저렴하면 아는 분들께 그냥 나눠드리고 싶은데 가격이 비싸서 원하는 분들만 신청받아 메구로 물관에서 사오려고 합니다.
양깡 : 메구로 박물관 후기를 봤는데, 기생충 박물관으로써 매우 잘 정리되있다면서요.
Byontae : 국내와는 많이 비교가 되서 더 그렇게 느꼈습니다. 국내 귀국하고 나서 건강관리협회에 기생충 전시를 한다고 해서 갔었는데 표본 전시실이였고요 평소에 찾는 사람이 없어서 문을 잠궈놓고 있더군요. 크기도 작은 방 하나에 몇몇 표본과 채변 봉투가 전부였습니다. 그에 비해 메구로 기생충 박물관은 관리도 잘되있고 진귀한 표본들도 많아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죠. 다행인 것은 건강관리협회 50주년을 맞이해 기생충 전시실도 확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메구로 박물관에 전시되있는 8.8m의 촌충. 사람 뱃속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나, 다혜 : 국내 기생충을 좋아하는 분들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따로 있으신가요?
Byontae : 다른 곳은 모르겠고요, 국내에서는 아마 기생충 관련 포스트를 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으니까.. 저라도 기생충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양깡 : 의학 저널 리뷰를 상당히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요,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 또는 요령이 있으신가요?
Byontae : 저널에서 제공하는 팟케스트를 통해 중요한 내용을 미리 확인하는 편입니다. 영국에 제가 있던 학교에 의사분들이 많았는데요, 아침 저녁 회진과 학교 수업을 병행하면서도 의학 저널을 틈틈히 읽습니다. 꼭 필요한 의학적 정보를 업데이트 하기가 쉬워진 것이 저널마다 중요 자료는 팟케스트로 알려주니까요.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 이 팟케스트를 들으면 최신 의학 정보를 빠르고 쉽게 업데이트 할 수 있죠. 국내에는 이 팟케스트 활용이 그렇게 많지 않은가봅니다.
양깡 : 국내에서는 Pubmed에서 특정 키워드를 RSS 피드받아 거의 실시간으로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분들도 그리 많지 않죠. 특정 분야에 전공을 하고 있거나 연구하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정보인데 말입니다. (
메구로 기생충 박물관에 전시된 기생충 학자의 실험 노트, 시대가 변해 이제 젊은 기생충 학자인 byontae님은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는 중이다.
회사 내에서 짧은 인터뷰를 마친 뒤 뒷풀이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자칭 기덕후(기생충 오덕후)라고 말하시는 Byontae님은 기생충 연구에 상당한 열정을 가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침없는 솔찍함 속에 들어있는 자신감도 엿볼 수 있었고요. 국내에 어느 의과대학이든 기생충학 교실에서 스카웃해야할 1순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기생충을 사랑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젊은이 중에 또 있을까요?
아직 Parasitic Realm of Red Queen 블로그에 가보시지 않으셨나요? 국내 최고의 기생충 전문 블로그를 방문해보세요. 단, 기생충 사진에 놀라시지는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