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논문은 수련의에게는 숙제이고 교수에게는 임용과 관련하여 의미가 있었습니다. 요즘 제약 산업의 발달과 함께 임상연구의 활성화와 국가적 지원이 집중되면서 논문 성적은 의료진의 평가에 더 편중되어 활용되어 “SCI 논문 쓰기 경주”로 많은 의사들이 내몰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제가 전공하고 있는 성형외과는 비교적 전문화 된 부분이 많아 보편적 공유가 힘들고 약물과 관련된 임상 연구 보다는 수술 결과로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게다가 질환 중심적이기 보다는 상태 중심적이고, 또한 개개인의 취향과 조건에 합당한 재건을 해야 의학적, 미적, 기능적 회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활용할 만한 대단위 연구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성형외과 세계 최고 잡지인 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는 모교 전자 의학도서관에서 NEJM 다음으로 가장 많이 조회되지만 IF=2.75라는 것은 한국 의료 현실을 상당 부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년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 Face transplantation이 Lancet에 최초 보고 되었습니다. 혈액종양내과, 정신과, 재활의학과등과의 협업과 세계 최초 시행한다는 수년의 준비 과정과 현재까지 비디오 추적 관찰을 꼼꼼히 기록하는 의료진과 일생에 자신을 모두 의학에 헌신하고자 하는 환자의 자세 또한 놀라왔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저는 논문 쓰기의 기본과 최선이 무엇일까 오히려 고민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작은 의미의 발견이라도 국내에 의미가 있다면 Impact factor와 SCI와 무관하게 국내 잡지에 투고해 보는 것이 나은지, 빨리 SCI 논문을 쓰기 위해 본인이 교신 저자를 하지 않고 대가이신 선배, 스승 교수님의 논문을 받아 빨리 쓰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career의 발전에 얼마만큼의 의미인지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3대 의학 잡지인 Lancet editor의 과학적 글쓰기와 논문 게재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는 이런 제 물음에 충분한 대답을 해주었다고 생각됩니다.

Lancet은 1823년 Thomas Wakely에 의해 최초 출판되었는데, 당시 “Lancet은 빛을 들이는 창과 같이 투명하고 갈증을 해소하는 날카로운 칼과 같은 면을 모두 가져야 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3.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가?


이후 Lancet은 의료 문화와 행태를 변경시킬만한 양질의 임상 연구와 세계 건강에 관련된 좋은 논문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대상 독자는 대부분의 의료인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의학주제를 다루고 있고 투고 논문 중 전문적이지만 의미 있는 것은 Lancet Neurology, Lancet Oncology, Lancet Infectious Disease등에서 개재된다고 합니다. . 이외 Lancet의 과학적 행보와 역사 등은 http://www.thelancet.com/lancet-about 에서 더 많은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lservier 회사는 작년부터 과학적인 논문 쓰기에 대한 consulting 및 컨퍼런스를 장려하면서 작년 Taiwan에서 처음으로 동일 주제에 대한 세미나를 시행했었습니다.  Managing editor Richard Handerson은 기본 논문 구조와 출판 과정, Executive editor 인 William Summerskill은 연구 계획과 논문 작성 과정 과 글쓰기에 대한 강의를 하였습니다.

http://www.elseviersummit.com/elsevierSummit/ 을 찾아가 보시면 이외에도 Presentation skills이나 소주제 학회 등도 주관하니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학회장에서 알게 되었지만 Taiwan에서 강의가 좋았는지 Taiwan 선생님들도 꽤 오셨습니다. 또, 국제 세미나로서 등록비도 꽤 높은 편이었지만 양질의 강의였고, 다국적 임상 실험을 주관 또는 직접 연구에 참여하시는 교수님들도 꽤 많이 오셨고, 여러 과가 동시에 올 수 있는 세미나라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 제가 의미 있게 들은 것을 몇 가지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1. Publish을 잘하려면?

(Dr. Handerson)
   독창성
   적절한 시기
   통찰적
   가장 최근의 참고문헌
   쉽게 읽힐 수 있다
   윤리 기준에 맞는 연구

(Dr. Summerskill)
   Answering the right question in the right way at the right time
   Clinical importance
   Novelty
: 이 분은 영어가 명쾌해서 제가 해석해서 옮기는 게 죄송하네요


2. 그림과 도표는 흑백 기준으로 되도록 간결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Dr. Handerson)


3.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가?

이 질문에 반복적으로 강조하여 대답한 것은 “ICMJE”(모든 저널에 공통되는 원칙이니 꼭 읽어야 합니다, (Dr. Summerskill) 와 “ 투고하고자 하는 잡지의 Guide of author” (Dr. Handerson)이랍니다.


Dr. Summerskill는 한국에서 이런 강의를 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에서 많은 다국적임상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논문도 많이 쓰고 있는 걸로 아는데 Lancet에 한국의사가 교신저자로 논문을 투고하는 수가 절대적으로 너무 적고 특히 작년엔 단 한번도 게재가 되지 않아서 더 많이 투고하고 게재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의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실제 한국이 research 순위 25위인데 Lancet에 투고되는 것은 전체 투고양의0.05%이고 2007년도 게재 2건, 2008년도 게재 0건이라고 합니다.

Lancet에 일주일에 투고되는 논문은 70개 정도로 Executive editor가 처음에 읽고 25%를 reject 하는데 그 때 가장 주로 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Dr. Summerskill은“Title”과 “Method”라고 했습니다. Dr. Handerson은 Lancet에 오는 인턴들에게 “This week in Medicine”을 준비하도록 시키는데, 글쓰기 훈련을 위해 한 개의 논문을 40~60자로 요약하는 연습으로 매우 교육적인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제가 이번 세미나 참석 후기를 한 마디로 하자면 “논문은 의학적 질문에 의미 있는 답을 한다”는 단순한 원칙을 배우고 왔다는 것입니다. 논문 쓰기와 연구를 하다 보면 많은 경우에 초심이 흔들리게 됩니다.

맥킨지 컨설팅 회사 보고서 중 이런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최고의 가장 큰 적은 ‘괜찮은 것”

당연한 얘기겠지만 절대로 자기 만족은 큰 적이겠지요,

Dr. Summerskil은 자택이 있는 Glasgow에서 London까지 5시간이 걸리는 열차를 타고 왕복하며 투고된 논문을 읽고, 직장에서 행정 업무를 한다고 합니다. 굉장히 반복적이고 지겨운 일상이 오히려 공정한 과학적 진리 발견의 원칙을 지키고 진보하게 한다는 사실이 지금의 우리를 조금 더 견디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의대 김옥주 교수님은 2000년대 한국 의료가 ‘세계화 시대의 병원 정비기”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대한병원협회 50주년 학술대회) 결국, 잘 정리된 의료 환경에서 적절한 진료를 함으로써 질환에 대한 자연스런 연구 토대가 만들어져 이제 우리 시대엔 질환 자체를 연구하고 이에 따른 진료 지침을 바뀔 수 있는 지적, 문화적 수준이 도달된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현재 고집해야 하는 것은 “연구에 대한 원칙”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좋은 경험을 갖게 해주 신  Korea Healthlog 양광모 대표님과 Elservier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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