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차가운 길바닥에 버려졌던 머리 두 개를 가진 샴쌍둥이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중국 영문신문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머리 두 개를 가진 여자 아기가 남부 광둥성에서 버려진 채 발견돼 마오밍 시립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기는 완벽하게 형성된 한 명의 몸에 머리 2개를 가졌으며 머리 2개 역시 완벽한 모습이며 호흡기에 약간의 문제는 있으나 비교적 건강한 상태라고 한다.


  샴쌍둥이는 일란성 쌍둥이가 태내에서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채 성장해 출생한 결합쌍생아를 일컬으며, 이 명칭은 1911년에 지금의 태국인 ‘샴’이란 지역에서 중국계 아버지와 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창’과 ‘앵 방크’에서 유래했다. 배가 서로 붙은 채로 태어나 샴쌍둥이라고 불렸던 이들은 평생을 붙은 채로 살았지만 둘 다 결혼해 앵은 9명, 창은 10명의 자녀를 두었다. 63세 때 창이 폐렴으로 숨진 직후 앵도 사망했는데, 부검 결과 이들은 간을 공유하고 있었다. 문헌상 최초의 결합쌍생아로 보고된 이들은 1100년에 영국에서 엉덩이부터 어깨까지가 붙은 채 태어난 여아들로 이들은 서로 붙은 채로 34세까지 살았다.

 결합쌍생아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수정한 후 13일에서 15일째의 수정란이 똑같이 둘로 나뉘어 각각 하나의 개체로 형성되는데, 결합쌍생아는 이 과정에서 완전히 둘로 분리되지 않고 일부가 붙은 채로 두 개의 개체로 자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합쌍생아는 서로 붙어 있는 부위에 따라 다섯 가지 형태로 분류되는데, 흉부가 붙어 있는 경우는 흉결합쌍생아, 복부가 붙어 있는 경우는 제대결합쌍생아, 골반이 붙어 있는 경우는 좌골결합쌍생아, 엉덩이가 붙어 있는 경우는 둔결합쌍생아, 머리가 붙어 있는 경우는 두개결합쌍생아라고 한다.


 

샴쌍둥이는 일란성 쌍둥이보다 체질과 성격이 더 닮을 가능성이 높다. 태아 때부터 호르몬과 혈액, 산소 등 모든 환경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함께 성장하면서 줄곧 같은 경험에 노출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영화 샴의 주인공 자매처럼 한 명은 ‘외향적’인 반면, 다른 한쪽은 ‘내성적’인 사례도 나타난다. 혈액과 영양분이 어느 한 명에게 집중될 경우 일란성 쌍둥이보다 오히려 더 안 닮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보고도 있다.

 샴쌍둥이에 대한 분리수술은 의학적으로 성공률이 낮은 수술이다. 중요한 장기나 혈관을 공유하고 있어 둘 다 살도록 분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1987년까지 세계 통계를 보면 가슴이 붙은 쌍둥이의 분리수술에서 둘 다 생존한 경우(29.2%)보다 둘 다 사망한 경우(35.4%)가 더 많고 나머지 35.4%는 한쪽만 살아남았다. 국내에서도 몇차례 샴쌍둥이 분리수술이 실시됐다. 이중 1990년 처음으로 가슴이 붙은 샴쌍둥이 형제의 분리에 성공했고 94년에도 골반이 붙은 자매 쌍둥이의 분리수술에 성공했다. 그러나 수술 후 일단 생존했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정상 생활이 어렵거나 시간이 지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94년 수술에 성공한 쌍둥이 중 유정이는 지난한 재활치료 끝에 건강한 초등학생으로 자라고 있지만 유리는 병실에서만 6년을 지내다 결국 사망했었다.

 이런 이유로 샴쌍둥이 분리수술은 때론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위 소개한 사례처럼 어느 한 쪽의 아이만 택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아이는 둘인데, 붙어있는 가슴과 배속에는 심장을 비롯한 중요한 기관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대로 두면 두 아이를 모두 잃게 되고, 분리수술을 하려면 수술 전에 일단 한 아이는 부득이하게 의학적으로 죽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몇년전 숨진 이란 쌍둥이 자매의 양부는 쌍둥이가 갓난아기였을 때와 14세 때 분리수술을 검토했다가 위험부담이 커 포기했다. 자신이 의사인 양부는 수술을 강행한 싱가포르 의사들에 대해 원망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수술은 시행되었으며, 이 위험한 선택은 각각 언론인과 법조인을 꿈꾸는 29세 쌍둥이들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이를 두고 윤리적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논란 속에 언론과 인터넷 상에선 격렬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했었다.





올해 분리 수술에 성공한 中 후난성 샴쌍둥이

 확률은 낮지만 분리 수술에 성공해 둘 다 생존한 경우 보통은 심리적으로 일반인과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영화 '샴'에서와 같이 한쪽만 생존했을 때 영화 속 주인공처럼 심리적 압박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영화에서와 마찬기지로 나이가 들어서 수술이 이루어질 경우 힘든 수술을 받은 경험이 기억에 깊숙이 각인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분리 수술은 가급적 태어난 직후 바로 하는 것이 아이 정서에 좋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오늘은 샴쌍둥이와 관련하여 궁금한 것들을 알아보았다. 버려진 채로 발견되어 수술에 성공한 중국의 샴쌍둥이가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라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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