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만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떻게 보이실지 모르겠습니다. '라이어 게임(Liar game)'이란 연재 중인 일본만화의 4권 시작부위를 보면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옵니다.
 
다단계 판매에 빠져 자살한 어머니의 복수를 실행한 남자, 너무 순진하여 사기꾼들의 게임에 말려든 여자. 자기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이 여자를 도와주는 남자와의 대화입니다.
 
남 : 아니, 사람은 의심하고 봐야 해.
여 : ?!
남 :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지만, 사람을 의심하다는 것은 즉, 그 인간을 알려는 행위라고.
      '믿는다.'
      그 행위는 틀림없이 숭고해.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믿는다'라는 이름 하에 하는 행위는 사실,
      그것은 결코 '믿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알려는 노력의 포기
      [무관심]
      무관심은 의심보다 더욱 비열한 행위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어.
 
       나는 옛날에 어느 거대한 다단계회사를 무너뜨릴 때, 그 안에서 여러 악독한 사람들을 봤어.
       하지만, 다단계에서 가장 고약한 것은... 좋은 일을 한다고 착각하며,
       그 결과 남을 속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그 자들은 남을 속인다는 자각이 전혀 없어.
       왜냐면 그 자들은 자기 때문에 상대가 얼마나 괴로워하게 될지 상상하기를 외면하니까.
 
       완벽한 사고정지.
       무관심 상태의 극치지.
 
       의심은 결코 [악]이 아니야. 진정한 [악]은... 타인에게 무관심해지는 거지.
 


[자료 : '라이어게임' 일부 캡춰]
 
 
여 : (생각)
      아키야마씨의 말은 내 가슴을 찔렀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지금까지의 나 자체 였으니까.
      나는 지금까지 쭈욱 사람을 믿는 것이 '선'이며, 의심하는 것은 '악'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결과 나는 얼마나 많은 친구들의 마음을 외면해왔을까.
      겉으로는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지만, 나는 어느덧 상대의 마음 속까지 발을 들여놓기를 피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내가 라이어 게임에 말려들었을 때도 친구들은 아무도 내 마음의 비명을 듣지 못했던 것이다.
 
      아키야마씨..., 전....

남 : 의심해야 돼.
      의심하고 의심해서. 그 마음 속을 응시하는 거야.
      사람은 정말 괴로운 일 일수록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법이니까.
 
......
 

우리 주변에는 저런 '믿음을 빙자한 '지적태만'과 '무관심'이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영화 아바타의 모델인 남/북아메리카의 원주민을
학살한 유럽인들, 이들은 원주민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이름(믿음) 아래, 척살해야할 이교도였을 뿐이죠. 한국의
수많은 종교집단들 또한 눈여겨 봐야할 점이 많습니다.
 
국가에서 '장려'하는 한방은 어떨까요? 아무리 패단을 지적해도, '뭔가 있을 지도 몰라.... 언젠가는 효과있다고 검증될 지도 몰라...'라고 애써 죽어가는 환자들을 외면하며 인자한 지식인인 척 하는 사람들은 없나요?  

지난 2009년 광우사태에서도 이러한 '지적태만(의도적 무관심)'은 극명하게
들어났습니다. 종교나 민족 만큼이나 '진보 또는 보수' 등의 외피만 두르면, 낚이는 사람들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어떤 뻘짓을
해도 결국 외피를 무엇을 둘렀느냐로 회귀하기 때문에, 한국 만큼 정치인들이 정치하기 좋은 나라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던 과학이던
'지적사기'꾼들에게 '지적태만과 무관심'을 '중용'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널려있기 때문이죠.

 
2010년의 바램은 '외피' 또는 진영논리에 따라 휘둘리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근거와 사실에 기반한 대화와 타협'의 대한민국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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