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의 칼럼 '[이상곤의 '낮은 한의학'] 구당 김남수에게 묻는다'을 통해 시작된 논란이 뜨겁습니다. 이글은 장진영씨에게 뜸 치료를 한 구당의 치료법에 대해 한의학적인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글에 대해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를 출간한 이상호 MBC 기자가 블로그를 통해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도 옮겨져 볼 수 있습니다. [프레시안] 장진영의 봄날이 간 '진짜' 이유


금일에는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고인을 이용한 불법의료마케팅과 대국민 거짓말을 중단하라'는 내용입니다. 보도자료 전문은 아래를 통해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장진영씨를 좋아했던 팬으로서 그녀의 죽음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가 나온 수많은 영화들 속 모습은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 봅니다. 이번 논쟁 중 제가 관심이 가는 부분만 짚어보겠습니다.



병원에서 침뜸 치료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해서 사망했을까?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를 쓴 이상호 기자는 책을 통해 병원에서 침뜸 치료를 더 이상 받지 못해 결국 장진영씨가 사망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대한한의사협회 보도자료에는 이 부분이 장진영씨의 남편 김영균씨가 발간한 도서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을 통해 마지막까지도 침뜸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이상호 기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담당 의사가 뜸 시술을 받게 할 수도 있고 못받게 할 수 도 있습니다. 암환자 말기에 체력이 극심히 저하된 상태에서 침습적인 처치가 오히려 건강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되면 의사는 병원에서 하는 처치든, 외부에서 받는 대체의학적 처치든 중단할 것을 권합니다. 만약 몸 상태가 양호할 경우에는 특별히 위해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처치나 건강보조식품은 복용하는 것을 대게 막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의사들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조금 주관적이지만 공통적인 판단 잣대는 적어도 환자에게 위해가 되지 않아야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병원에서 처치를 허용했다는 것이 구당의 치료에 대해 인정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상호 기자의 글을 통해 볼 때 (아래 반박문 참조) 그는 구당의 치료법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믿고있고 그 신념에 따라 그런 주장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쁘실테니까 이번 제 졸저의 핵심 메시지 2개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는 구당 김남수 옹이 침뜸으로 많은 불치병, 난치병 환자들을 고치고 매년 15만 명을 무료로 치료해준다고 하길래 직접 가서 봤더니, 상당 부분 사실이더라. 그렇다면 나라나 의학계가 나서서 그 치료기전을 연구하고 일반화, 표준화시켜서 병들고 죽어가는 국민을 널리 구제해야 할 것이 아니냐는게 첫 번째 주장이구요. 다른 하나는 국가가 그렇게 나서지 못하는 속사정을 살펴보니, 돈이 안들면서도 잘 고치는 침뜸이 일반화될 경우 이미 자본화된 한의사의 배타적 기득권이 침해될까 두려워하는 한의계의 조직적 저항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폭로, 고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진영의 치료에 침뜸이 효과적이었다는 주장을 입증할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다. 한의학계가 나서서 그 치료기전을 연구하고 일반화, 표준화 시켜 병들고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야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한의학 자체도 일반화, 표준화가 어렵고 치료 기전에 대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적 분석을 한 경우가 드뭅니다. 만약 과학적 분석법은 믿지 않겠다거나 동양의학이니 기존 한의학적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한다면 오늘 보도자료를 통해 한의학적 견해를 볼 수 있습니다.





한의학과 구당 선생의 차이는?



현대의학은 과학적 통계를 근간으로 치료의 효용성과 위험성을 판단합니다. 이 가치체계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나 그렇다고 이것이 완전 무결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체를 가지고 실험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발전이 이뤄지는 것이 의학입니다만 때로는 무모한 실험적인 도전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이 탄생한 역사적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환자의 권리와 연구 윤리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환자에게 이득을 장담할 수 없는 치료 또는 부작용을 예상할 수 있는 경우, 기존 치료에 비해 우월성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에 대체의학이나 전통의학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환자에게 위해하지 않고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잘 되지 않을 경우, 비용이 비싸지 않을 경우 등 대체의학을 허용해줘야하는 틈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 효용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를 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반화 할만큼의 큰 효과를 가진 민간요법은 드뭅니다. 가짜약 (플라시보)의 효과와 비교했을 때 월등한 효과를 보인다면 바로 상용화되어 약물로 만들어집니다. 버드나무잎이 해열작용을 보여 만들어진 아스피린이란 해열제를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적 효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일부 환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치료가 있을 수 있습니다. 플라시보 효과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아이들이 많이 본 영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보면 해리포터가 만든 행운의 물약을 마법으로 만듭니다. 해리포터의 절친한 친구 론 위즐리가 경기를 나갈 때 해리포터는 이 행운의 물약을 주고 시합에 이길 것이라고 말합니다. 정말로 론은 엄청난 경기 실력을 보여주면서 시합에 이기게 됩니다. 하지만 해리포터는 행운의 물약을 준 것이 아니라 그냥 물을 줬던 것이죠. 때로는 이런 위약만으로도 치료효과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이것이 플라시보 효과입니다. 긍정적 기대를 담은 염원이 효과를 낸다고 해야할까요?




장진영의 봄날이 간 이유는 뜸이 문제가 아니였다.

[행운의 물약이라고 생각한 약물을 먹은 론은 경기에 우수한 성적으로 승리하게 됩니다.]



일부 민간요법이나 식품들은 이 위약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또 대체의학이나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치료법도 과학적으로 위약과 비교해 높은 성과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치료도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측면에서 봤을 때 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지 않으면서 의료 윤리적인 문제가 없다면 환자의 선호에 따라 허용될 수는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모든 환자에게 우선적인 치료법으로 권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란 말도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한의학을 공부하신 한의사 선생님들이 의료인으로서 면허를 가지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부여받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현대의학을 공부한 저로써는 구당의 치료법과 다른 한의사들의 치료법의 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그 효용성에 대해 논쟁을 하는 것 역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치료를 했더라도 위암의 자연경과를 거스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장진영의 봄날이 간 이유는 뜸이 문제가 아니였다.



장진영씨가 언론에 알려진대로 전이성 위암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면 통상적으로 진단받고 나서 항암치료 없이 5-6개월을 살 수 있고 항암치료하면 1년정도 평균생존을 합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전세계 수많은 위암 환자들의 경과였고 이를 거스를 수 있는 획기적이면서 범용화 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안타깝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고인이된 장진영씨는 매우 안타깝지만, 전이성 위암으로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여명을 사시다 가신 것이죠.



완치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전이성 위암. 이것이 봄날을 가게 만든 원인이였습니다. 만약 전이성 위암을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법이 있다면 그것이 뜸이던 그 어떤 약물이든, 전 세계 수백만 아니 앞으로 발생할 수천만의 인류를 구원할 것임은 자명합니다. 현재로써는 약간의 기대 여명을 늘리면서 삶을 정리할 시간을 더 벌어주고 암으로 또는 치료로 힘든 부분이 없도록 보존적 치료를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다양한 대체의학적 치료를 한다고 해서 그 자체가 봄날을 영원하게 해줄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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