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과 의과대학은 사실상 같은 교과정을 거쳐 의사가 된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의전원의 취지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후 지원을 하기 때문에 기초과학 및 다양한 연구능력을 갖춘 의과학자 양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과도한 고등학교 입시 경쟁을 완화해보고자 하는 취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에서는 여러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의전원의 취지대로 학문적 연구를 꿈꾸며 진학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일선의 경험담과 또 다른 입시제도일 뿐이라는 비판입니다. 게다가 도제성격의 임상실습과정에서의 마찰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의전원이나 치전원에 진학한 학생들의 잘못은 아닙니다. 설령 지금 의전, 치전원에 있는 학생들이 돈을 벌기 위해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본 취지가 흐려졌다고 하더라도 개인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개인이나 소속 학생들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발행된 '
의전, 치전원 입시 전문 학원의 책자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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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치전원생>

개인적인 의견이지만,코리아헬스로그에 자주 접속하는 치전원생의 한 사람으로서 글을 적습니다.

수많은 의대생,치대생(수능으로 입학한)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들에 대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1. 수능을 볼 때 의대,치대를 선택한 것과, 4년 지난 뒤 의전원, 치전원을 선택한 것을 비교할 때 왜 MEET,DEET를 봐서 온 사람들은 단지 '경제적 여유'를 쫓아서 온 사람들이 되는지요?

정말 의대,치대를 가고싶었지만 성적이 부족해서 못갔던 사람들도 많고, 4년간의 대학생활을 거치면서 의사,치과의사의 꿈이 생긴 사람들도 많고 꿈을 쫓아 갔던 기초과학,공학의 비루한 현실에 좌절해서 길을 바꾼 사람들도 많고 .. 전체적으로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있습니다.

결국 같은 '의사'치과의사'의 꿈을 쫓아가는 동반자에게 단지 4년의 선택의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본인들은 아주 고상하게 의학도의 꿈을 쫓고, 의전원,치전원생들에게는 '돈만 밝힌다'는 질책을 당해야하는지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의대생,치대생 중에 기초의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아직 2번째 졸업생 밖에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의전원,치전원생들이 얼마나 많은 기초의학에 종사하게 될지 본 적도 없으면서 어떤 근거로 그런 판단을 내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본인들은 임상에, 개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의전원생들은 기초쪽으로는 안가지?'라는 이상한 논리는 들이미는 것에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2. 가르치는 사람이 변화하지 않는데 배우는 약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참 궁금하군요. PBL등의 수업들이 도입이 되었지만, 여전히 주입식의 교육이 팽배해있는 의학계에서 , 과락을 걱정하고 유급될까 전전긍긍해하며 비싼 등록금을 대실 부모님을 걱정하는 의전원,치전원생의 입장에서 얼마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요. 평가하는 수단 자체가 족보위주, 암기위주의 시험인데, '같은 시험문제 줬더니 더 못하더라'이런 식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을런지요.

예전의 전공을 살릴 수 있을만한 교육과정 자체가 전무한 상황에서 단순히 '왜 다양한 영역의 의학자가 나오지 않는가'라며 모든 책임을 의전원.치전원생에게 전가하는 것도 참, 앞뒤가 안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많은 생각들이 있지만 짧게나만 여기서 일단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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