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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지에 티모시 가워스(Timothy Gowers)라는 유명한 수학교수가 있다.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고, 수학계에서 최고의 영예로 치는 Fields Medal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헐리우드 영화들의 과학 컨설턴트로도 활동하는 최고의 수학자 중의 한 명이다. 그런 그에게도 어려운 문제가 있기 마련. 그가 풀려고 노력했지만 풀지 못했던 문제 중에 ‘다차원 객체의 속성에 대한 증명’이 있었다고 한다. 매번 도전을 했지만 풀리지가 않아서 고민하던 차에, 그는 이 문제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렸다. 수학이라는 학문 영역은 경쟁이 치열하고, 수학자들의 자존심 싸움도 심해서 협업이라는 것을 생각하기 참 어려운 분야라고 하는데, 그는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이 무척이나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가 올린 Polymath Project 는 금방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수많은 일반 독자들과 유수의 대학에 있는 교수들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정보들을 던져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주가 지나자 이 문제를 풀기위해 자신의 의견을 제출한 사람이 40명이 넘기 시작했고, 문제는 하나 둘 풀려 나갔으며, 그 때부터 이들의 협업은 DHJ Polymath 라는 별명으로 유수의 과학저널에 여러 편의 논문을 같이 발표하는 성과를 낸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분명 이런 접근방식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다양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지식과 태도는 간혹 융합을 통해 놀라운 결과를 대단히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분명하다.
 
가디언에서 이 사건을 중심으로 ‘개방형 과학(Open Science)’에 대해 좋은 기사가 소개되어 많은 분들과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원문은 참고자료에 링크하였다. 이 블로그에서는 이런 과학의 변화에 대해서 이미 여러 차례 글을 쓴 바가 있는데, 연관 글들을 같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개방형 과학에 있어 온라인으로 출판을 하는 새로운 지식의 전파 및 공유의 과정과 협업을 끌어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소셜 웹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시작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개방형 과학’이라는 것은 어떻게 어떤 것일까? 현재 다양한 의미로 이용되고 있는데, 기업이나 연구소와 같은 기관에서 주도하는 이익 또는 논문발표와 같은 실적을 위해 진행되는 과학에 대한 반대적인 의미, 웹의 정신이 이야기하는 "정보는 자유롭고 싶다"는 슬로건을 과학에 적용한 것이라고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중요한 발견과 발명이 쉽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비록 말은 달라도 근본적인 원칙에는 큰 차이가 없다. 현재의 과학연구가 가지고 있는 폐쇄성을 극복하는 혁명적인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과학의 방향을 주도하는 과학자들이 모여서 Open Science Summit 이라는 것이 2010년부터 열리기 시작했는데, 이 모임을 주도한 UC버클리의 조세프 잭슨(Joseph Jackson)은 젊은 생명과학자로 유전학이나 분자생물학과 같이 과거에는 연구비를 많이 받아서 공부를 많이 한 교수들과 연구자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과학의 분야도 이제는 창고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싸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마치 과거에는 컴퓨터 과학자가 거대한 기업이나 대학의 지원을 통해 연구를 수행했고, 컴퓨터도 굉장히 비싸고 접근이 어려웠지만, 차고에서 PC가 탄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게 된 것과 같이 과학도 발전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과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파괴적인 시도를 하는 젊은 과학자들이 못마땅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들은 충분히 곱씹어볼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현재의 과학연구의 수행체계가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중대한 발전을 가로막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커다란 조직은 영리와 비영리를 떠나서 의사결정구조가 늦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바로 수행하는데 수많은 제약사항이 따른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마도 많은 실험실을 이끌고 있는 연구자들에게 물어본다면, 여러가지 이유로 진정한 과학연구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수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연구자금이 투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커다란 예산을 배정받을 수 있어야 하며, 값비싼 하이테크 실험장비와 많은 수의 연구자들과 학생이 거대한 데이터의 바다에서 헤매면서 나오는 과학의 성취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구축하는데 엄청난 공헌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연구의 진척은 대체로 빠르게 진행되기 어렵고, 전체적인 연구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를 역으로 뒤집어 본다면, 가장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연구를 적기에 시작하지 못하고, 이런 잘못된 시작으로 인해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개방형 과학은 이런 단점을 상쇄한다. 아마도 모든 과학연구가 이렇게 진행될 필요는 없겠지만, 간단한 원리부터 시작해서, 단순한 실험과 이렇게 나온 생각과 실험 데이터들을 공유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힘을 모은다면 훨씬 빠르고도 효율적인 과학적인 성과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현재의 과학연구방법론이나 체계를 뒤집지는 않더라도, 그 자체로 개방형 과학의 논의는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아마도 가장 커다란 변화의 무기는 소셜 웹을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정보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를 마음만 먹는다면 같이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과학자들이 자신이 제일 먼저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티모시 가워스 교수와 같이 없애고,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현재까지의 성과를 과감하게 먼저 공개하고 나눌 수 있다면 인류에게 과학의 성과는 더욱 빠르게 촉진될 것이다.
 
참고자료:
Open science: a future shaped by shared experience
Open Science Summit 홈 페이지
 
Writer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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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 하이컨셉

관동대의대 명지병원 의료정보학과 교수, IT 융합 연구소 소장
25년차 프로그래머, u-Health, Digital Hospital 등 의학과 보건의료 미래 분야 전문가

하이컨셉 하이터치 블로그 운영자(http://health20.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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