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음식에도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하며 판매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패스트 푸드(fast food)에도 저지방, 저칼로리 등 문구를 삽입하여 판매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다이어트 식품에 대한 선호도 역시 증가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비만은 늘어갑니다. 왜 그럴까요?


아쉽게도 국내에는 비만등 여러가지 통계가 없습니다. 미국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991년과 2001년 사이 미국 레스토랑에는 건강에 이롭다고 새로 만들어진 음식 메뉴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의 비만 성인은 23%에서 31%로 증가했습니다. 미 보건당국의 2002년 통계에 따르면 매년 3%씩 비만 인구가 증가했다고 하며 같은 기간에 저 칼로리 음식과 음료 소비는 48%에서 60%로 급증해 매년 2.3%의 증가를 보였습니다. 또한 건강에 좋다고 하는 음식 소비는 매년 6%씩 증가했습니다.



<비만은 자살이라는 자극적인 포스터>


비만을 두고 보면 건강에 좋다는 음식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인구 전체의 비만률을 줄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WHO에서도 비만 자체를 질환으로 인식하고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하며 많은 의학 연구에서 비만 인구를 줄이는 것이 만성 질환의 예방에도 중요하고 비만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만에 있어 위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생존이 증가된다는 연구가 있었지요. 국가적 관심도 높아지고 개개인의 관심도 높아졌고 저칼로리 음식등도 많아졌습니다만, 비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내 이런 현상을 "the American Obesity Paradox"라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Pierre Chandon 등은 최근 논문에서 건강식에 대한 광고가 오히려 건강에 부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앞서 말한 저칼로리 음식들이 많아졌고 소비도 늘어났지만 인구를 두고 봤을 때 결과적으로 비만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의 주장은 첫째, 메인 식사는 저칼로리 음식일 수 있으나 섭취하는 전체 칼로리는 높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메인 메뉴는 저칼로리일지라도 섭취하는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번째 이유로 고칼로리의 사이드 메뉴섭취가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건강식이란 생각에 오히려 과식하거나 방심하기 쉽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연구를 보면서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이 매우 어려워져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이어트용 아이스크림이나 비스킷의 경우 저지방을 강조하지만 칼로리는 고 칼로리인 경우도 많습니다.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이지요. 저칼로리 컵라면은 그 자체는 칼로리가 낮지만 부족한 느낌에 또 다른 다이어트 식품을 먹게하기도 합니다. 전체 칼로리는 식사 한끼 제대로 한 것 보다 높아질 수 있지요.


여러 음식이나 새로운 조리법등을 소개할 때 건강에 좋다는 말은 이제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음식 하나 하나는 매우 훌륭하고 건강식일 수 있습니다만, 자신의 식생활 전체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 필요합니다. 특히 보양식에 대한 믿음은 매우 잘못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겠지요.


그렇게 보면 건강에 좋다고 하는 음식 자체가 역설적으로 편견을 조장해 건강을 해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왜 음식을 맛으로 먹으면 안될까요? 맛있는 음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예술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닐지... 건강을 강조한 음식들이 균형 감각을 상실하게 만들지는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healthy food paradox" 란 생각이 듭니다.


Source : The Biasing Health Halos of Fast Food Restaurant Health Claims: Lower Calorie Estimates and Higher Side-Dish Consumptions, Pierre Chandon, Brain Wansink, Jounal of Consumer Research,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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