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3월 3일, 국회도서관에서 A형간염 대유행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국회 공청회가 있었다.
 
청년의사 기사(
 
A형간염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며 사망률도 0.4%로 신종플루보다 훨씬 위험하다. 작년 한해 내 주변에서만 A형 간염에 감염되어 3명이 사망했을 정도니...
 
최근의 조사자료를 보면 20~30대의 성인에게 80% 이상에서 A형간염항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20대는 고작 4%만 항체를 가지고 있어 A형간염에 매우 취약하다. 다행히 40대 이상에서는 대부분 항체를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A형간염에 감염되었을 경우 증상이 심각하며 사망률이 증가된다는 점은 큰 문제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40대 이상의 연령에서도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40대의 항체 보유율이 80%를 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20% 정도에서는 항체가 없어서 생기는 일이다.
 
A형 간염의 예방접종은 성인의 경우 6달 간격으로 2회, 각 1회당 6만원 가량이므로 총 12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항체가 형성 여부를 확인해야하는 혈액 검사는 보험혜택이 안되어도 6,000원 정도면 검사가 가능하다.
 
이상의 내용을 가지고만 생각해보자. 신종플루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A형 간염의 유행을 앞두고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상식적인 선에서 답을 해보면 두가지다.

첫째, 20대 미만에서 예방접종을 적극 시행한다.
둘째, 나이에 상관없이 A형간염항체검사를 적극 실시(직장 및 학교건강검진의 항목에 추가 등)하여 필요없는 예방접종을 줄이고, 항체(면역력)이 없는 사람에게 적극 예방접종을 유도한다.
 
 
그런데, 현 보건당국의 대책은 무엇일까?

기사를 보면 영유아 접종을 위해 83억 예산상정을 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올해는 예산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나온다. 또 기사에는 없지만, 국민들이 A형 간염에 대한 항체 여부를 저렴하고 적극적으로 확인하도록 하기위해 항체 검사 보험급여 처리해달라는 의사들의 요구에는 이러 저러한 이유로 안된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한다.
 
굳이 정부의 다른 사업의 예산비를 열거하고 싶지도 않다. 몇명 죽지도 않은 신종플루에 들인 비용보다, 확실하게 많이 죽어온 A형간염에 더 신경써야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A형 간염은 어려서 걸리면 거의 아무 증세도 없지만 20대 이상에서 점차 나이가 들수록 걸리면 죽을 고생 또는 정말 죽는 질병인데 말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한국의 의료보험에서는 예방접종의 필요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항체검사는 일부 연령을 제외하고 시행하는 것은 불법-과잉진료로 규정된다는 데에 있다. A형 간염 백신 수급도 불안정하고 그 비용도 비싼데 항체 검사는 보험처리 못하는 상황이니 환자들에게 백신 있는 병원 찾아 예방 주사를 맞으라는 이야기 밖에 할 수 없다.

40대 이상에서도 항체가 없는 사람이 상당 수이기에 항체 검사의 급여 범위의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은 보험혜택이 안되도 몇 천원에서 만원정도면 할 수 있는 검사를 급여 대상이 아닌 경우(예를 들어 40대)에 임의로 비급여 처리해 검사를 시행하면 불법 상황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40대 성인이라면 자신이 항체가 있을 것이라고 그냥 믿거나 A형 간염이 두렵다면 12만원짜리 예방접종을 항체 검사 없이 맞아야한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의사들이 그렇듯, 말이 안되는 상황에서도 상식적인 진료를 보기 위해 의사인 내가 불법을 저질러야한다. 오늘도 난 A형간염 예방접종을 맞고 싶다고 오는 30~40대 환자들을 잘 설득하여 동네 의원에 가서 정부 몰래 항체 검사를 받으라고 돌려 보냈다. 이는 분명 편법인 것이다. 이런 내막을 의사들과 보건당국만 알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의사들이 이야기해서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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