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TV에 우리의 이야기가 소개된 후폭풍으로 여러 가지 일들이 작게-혹은 크게 일어나고 있다.

아직 제닥의 운영에 큰 문제를
일으키거나 변화를 초래할 만큼의 일은 없지만,

예약 전화가 폭주한다거나 이런 저런 문의 메일이 너무 많이 와서 일일히 답하기 곤란해하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나


낯모를 손님인데 어쩌다가 눈이 마주쳤을 때 빙긋 웃으시는 분들이 갑자기 많이 늘었다는 식의 눈의 띄는 작은 변화들이 며칠간의 일상을
작게 흔들어 놓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변화 중에는 기분 좋은 것도, 무덤덤한 것도, 두려운 것도 있는데,


그 중에서 제일 좋은 변화는 지지와 공감의 표현을 하는 분들이 (오랜만에) 나타난 것이다.

첫 번째는 온라인에서의 공감인데,


트위터에서, 미투데이에서, 블로그의 댓글로, 혹은 자신의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많은 지지와 공감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보이는 것이다.
글을 읽을 때마다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라, 정말 많은 위안이 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감동적인 것이
있는데, 바로 팬레터이다.


손님이 일어난 자리에 남아 있거나, 계산을 하시면서 수줍게 전달해 주고 가시는 작은 메모 한두장에 적힌 글이지만


이토록 차분한 글로 정성껏 지지와 공감을 표현하는 분들의 쪽지를 받게 된 것은 정말 감격스러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


어떤 곳이든 어떤 일이든, 타인을 한 번 거쳐서 바라보거나 (간접) 경험을 할 때에는 여러 가지로 왜곡이 생기거나, 일부만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왜곡되거나 일부가 부풀려 받아들여지기 쉬운 일을 하고 있다 보니, 미디어에 소개된 뒤에 잠시 집중되는 대중의 관심은 사실 많이
부담스러워 하는 편이고, 관심이 집중될 때에는 나서기 보단 더욱 조심스럽게 그리고 조용히 이 일시적 관심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되었더라도, 혹은 지인을 통해 좋다는 말을 들은 뒤에라도


자신이 직접 와서 공간을 보고, 그 속에서의 실제 경험을 한 다음에도 편안함이나 진정성을 느꼈다면, 그 분이 그 뒤에 남기는 표현은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에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된다. 설령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이라 하더라도, 감사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하물며
지지와 공감의 표현이야 더 말 할 것 없다.

...

내가 하는 일이 단순히 카페와 병원의 만남인 제너럴닥터인 것은
절-대 아니지만,


적어도 제닥이라는 공간 혹은 서비스, 혹은 사업체라는 (이름이나 형식이 무엇이든) 실체를 만들어 가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제닥을 경험하지 않은 만 명의 사람들에게 그럴듯하고 좋은 이미지로 포장되고 무척이나 좋은 평가를 받는 것보다는


실제를 경험한 한 명의 사람의 만족한 경험을 하는 것이, 어떤일을 하는 상황에서도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이건 너무 어려운 일, 힘든 일이기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진정성을 추구하고, 지켜 가는 것.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조차 불분명한 시대에, 자신의 삶의 진정성조차 명확히 알지 못하는 한 사람일 뿐인 존재로서 하기에는 너무 벅차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을 하든 아무런 의미 없이 소모적인 삶을 이어 가는 것에 불과하다고
믿기에

나는 괴로워하면서도 이런 길을 갈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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