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대 교수인 황논문 박사가 쓴 『 몰입 』이라는 책을 읽었다.  실제로 몰입적 사고를 통해서 50년 이상 아무도 풀지 못한 난제를 풀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100% 활용하고 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울을 고질병 처럼 안고 사는 현대인에게 '몰입'을 통해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꿔보자는 제안을 하는 내용이었다.


몰입을 통해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한 나로서도 그의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개원하고 뒤돌아보니, 의대에서 조교수-부교수 9년 세월을 통해 거침없이 써서 발표했던 많은 논문들은  몰입의 결과로 이룬 결과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원하고 나서는 그 긴 세월동안 한편의 논문도 써서 발표 할 수 없었으니 교수와 개원의의 길이 그만큼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지난 학기 의대생들을 위한 강의시간에 말한 것 처럼 의사는 교수와 개원의 그리고 기타 잡업(?) 이 있을 것 같다.  교수건 개원의건 어느것이 좋다는 것 보다는 각자의 처지에서 환자를 보면서 연구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은 교수직을,  환자를 보면서 경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개원의를 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 주었다. 개원의가 몰입할 것은 연구 논문이 아니라 병원경영이요, 직원관리라고 친다면 나 자신의 지난 10년 개원의 생활은 어느 정도는 변신에 성공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몰입이론을 소개하면서 '조지프 르두' 의 『시냅스와 자아』에서 인용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사고와 감정, 활동, 그리고 기억과 상상은 모두 시냅스에서 일어나는 반응의 결과라고 한다. 이러한 시냅스는 가소적(plastic)  성질을 보여서 경험이나 학습에 의해 변화된다고 한다. 즉, 시냅스는 학습에 의한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게 된다. 이렇게 시냅스에 미친 학습의 결과가 한 인간의 인격을 구축하는데 주된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한다. 자신의 실체는 자신의 시냅스가 어떻게 배선되는냐에 따라 결정되고 유전된다는 것이다. 농구 연습을 많이 하면 농구 실력이 향상되고 동시에 감정을 빚어내는 능력도 시냅스는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구에 대한 재미도 생기게 되는 이치를 보면 이러한 것을 어느 정도 공감 할 수 있다.  한 분야에 몰입을 하다보면 시냅스가 그 쪽으로 배선되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범주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을 경영하면서 주어지는 과제는 직원들이 자기가 하는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몰입하기가 힘든, 또는 몰입할 필요가 없는 병원이라면 그 원인을 밝혀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