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을 시행한지 10주년이 됩니다. 제도가 시행한지 10년이 된 것도 있지만, 의료계 전체가 파업을 한지도 10년이 되었습니다. 의료계 내부에서 의사들이 느끼는 부조리에 대해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었고, 그간 그런 대국민 소통에 대해 중요성을 알지 못했고 별다른 관심이 없던 의사들이 극단적으로 선택한 것이 파업이었습니다. 그 내막을 들추고 누구의 책임과 잘못을 짚는 것은 관두더라도, 그 동안 의사와 국민들의 간극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원 댓글을 쓴 사람은 의료현실을 비관하고 있습니다. 의료수가는 제자리고 의사수는 늘어납니다. 많은 이야기가 생략되었지만 저수가 제도에서 보험되는 질병을 보기 어렵다보니 보험되지 않는 피부, 미용 등 비급여로 의원을 경영해야합니다. 국민이 먹는 자장면 가격은 동결! 대신 탕수육을 비싸게 받으라는 정책이 우리 보험제도입니다. 물론 정부도 문제를 잘 알고 있고 순차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진료실의 의사들이 느끼기는 절박함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비급여 환자로 경영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요즘은 의사 수의 증가가 피부로 느껴지는 시대라 그나마도 절망적입니다. 게다가 비급여 진료의 일부는 의학적 근거에 대한 공격을 받고 또 일부는 미용과 관련되어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의사로서의 자존감도 상처입고 있습니다. 아마 그런 마음을 담아 첫 댓글을 남겼을 것이지만 감정적인 댓글이고 공감얻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죠.

아니나 다를까 다음 댓글은 인터넷에 흔히 볼 수 있는 반응입니다. 정말 의사수를 무한대로 늘리는 것이 국민 이득이라고 믿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비급여 시장으로 팽창하는 의료제도만 바로 잡아도 지금 의사들 수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데, 문제는 그런 제도 개선 없이 의사수만 늘려봤자 구멍난 항아리에 물을 붙는 것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0년전 저는 의과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졸업과 의사면허 시험을 뒷전으로 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온라인에서 의약분업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봐야한다고 떠들었습니다. 어줍지 않은 지식이라 지금 돌아보면 부끄러운 말도 많이 했습니다. 당시에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의료계 현실과 앞으로 부담해야하는 의료비 증가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가진 의사란 직업에 대한 불신에 대해 꽤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 계기로 지금 진료실 밖에서 이런 저런 일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저 댓글을 보니 10년이 생각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간극이 커보이네요. 최근 쌍벌죄와 전의총의 활동을 보면 의약분업과 의쟁투가 매치되며 데자뷰를 느끼고 있습니다. 의사가 죄인이냐... 파업이야기도 나오고요. 10년동안 의사도 국민들도 변한게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양쪽 다 일부라는 단서는 붙여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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