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6주간의 소아과 실습이 끝났다.  그리고 느낀 것이지만 소아과는 어렵다.

"소아는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다" 라는 소아청소년과의 주장은 잠시 논외로 하더라도 어려운 이유는 따로 있다.

일단 아이들하고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다.

1살배기 꼬마에게 "오늘은 좀 괜찮아?"라고 물어본들, "여기 누르면 아퍼?"라고 물어본들 대화가 통할 리가 없다. 때문에 보호자(주로 엄마나 할머니)에게 물어보지만, 똑똑한 보호자들은 상태를 객관적으로 기록하려고 노력하면서 우리에게 아이의 상태를 이야기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보호자들은 당장 자식의 상태에 급격히 irritable해지며 과장해서 말하는데 바쁘다.

"우리애가 갑자기 아까부터 열나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고열이나요"
"~(체온계소리ㅎㅎ)"
"응?? 체온이 37도인데요...-_-;;"
알고보니 엄마가 찬 캔음료를 마시는 통에 엄마손이 차가워진 것.

그러나 보호자가 너무 똑똑해도 골치를 썩는다.
네이버의 지식인씨가 알려주는 내용을 프린트해와서 우리 앞에서 줄줄 읽어대는데... 가끔 나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기도 하지만 가끔 그 정보로 자기 자식의 상태를 과대평가하기도 한다. 뭐...이런식이다.

"우리아이가 감기에 자주 걸려요. 우리아이 혹시 백혈병인가요?"
"허걱 ㅇ_ㅇ;;;"

처음 입원한 아가들은 흰 옷입은 사람을 무서워해서 청진기만 대도 자지러지게 운다. 안아픈 것이라고 이야기 한들 알아들을까?
설압자로 입안을 보려고 하면 필연적으로 구역반사를 일으켜야 하는데 그걸 싫어하기 때문에 어떤 아이들은 격하게 거부한다. 꼭 입안을 봐야하는 의사의 모습과 그것을 격하게 거부하는 아이의 그 모습은 마치.....    



그러나 아이가 아무리 저항해도 결국은 이렇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의 괴로움을 울음으로 표현한다. 그러니까 울음은 아이들만의 대화방법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상갓집에서 통곡소리를 들으면 슬퍼지거나 짜증이 나지만, 아이들이 우는 소리를 들으면 그냥 픽-하고 웃음이 나오면서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은 한번 울음이 induction이 되면 뚝- 그치는 것이 힘들지만 아이들을 자신을 괴롭히는 나쁜 것이 없어지면 언제울었냐는 듯이 뚝 그친다. 정말 신기하다. (사악한 것들....ㅎㅎ)

아이들이 진찰도중 심하게 울 때 진료가 원활하도록 아이들을 달래는 것은 pk일의 하나이다.
주로 내가 쓴 방법은 뽀로로 스티커를 붙인 설압자를 주거나 스위치를 누르면 빛이 나는 볼펜(제약회사에서 득템)으로 아이의 시선을 딴데로 돌리는 것이었다. 이 방법은 꽤 효과가 있다. 그러나 뽀로로 스티커 값은 좀 비싸고 이제 볼펜의 배터리도 다 되어서 불이 켜지지 않는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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