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교 동창 친구가 암선고를 받은 것은 지난 아르헨티나 전 날이었다. 그는 담담히 자신이 임파선 조직검사상 암이 발견되었고 병원에 입원하여 검사후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을 받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모임에는 못 나갈 거라고 미안하다고 하였다.

암이 수술 가능한지, 몇 기인지, 세포 타입은 어떤 것인지 며칠 지나면 다 알거고  본인이 의사인 이상 더 괴롭게 받아들일 것이다. (의대와 병원에서 배운 지식은 비관적인 걸 더 생각하게 만들고 좋은 결과에도 만족 못하고 신중하게 만든다.)  현실적으로 암치료비도 겁나지만, 생활비,  대출금, 이자 만기일, 아이들 학원비, 전세 만료일 등등이 떠오를 것이다. 이제 잘나가는 의사에서 암환자로 변신했고 이제 거기에 맞춰 살아가야한다.

그런 그에게 도움이 될 책을 찾다 발견한 책이 캔서 앤더 시티다.

캔서 앤더 시티는 (원작 'cancer vixen')  '뉴요커'와 '글래머'지에 만화 연재하는 마리사 아코첼라의 이야기이다.

그녀가 유방암을 치료해가고, 그 과정에서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겪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고 있다.  암선고를 받을 때,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주인인 연인은 상황을 이해해주고 흔들리는 그녀를 잘 다독거려준다.

유방암은 다행히 조기에 발견해 잘 나았고 결혼도 하게된다. 이 과정을 잡지 '글래머'에 연재하였다.  연재 만화가 인기를 끌고  책도 출판하게 된다. 그 후 캔서 빅센 펀드를 설립했다. 2011년에 '엘리자베스', '바벨'의 여주인공 캐이트 블란쳇 주연으로 영화화 된다고 한다. 그녀에겐 유방암 선고가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가 된 것이다.



 911 테러 당시 뉴욕 풍경, 연인과 데이트, 이탈리아 가족 묘사, 친구들과의 만찬도 재밌다. 특히 레스토랑에서 친구들과 수다떠는 장면은 딱 섹스 앤더 시티이다. 주위의 막대기 같은 잇걸들을 질투하고 연인과 거리두기 원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미국 병원과 보험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암 관련 보험이 없어 X-ray 찍는 것도 힘들어한 그녀를 구원한 건 결혼해준 연인의 보험이었다!!



만화 제작을 위해 치료받을때 녹음기와 카메라를 준비했다. 대부분 의사나 간호사들은 친절하게 도와주었다. 덕분에 주사기나 튜브같은 항암 치료과정의 소품 하나하나 잘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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