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한것 같다'는 표현을 상당히 많이 사용합니다. 전 의사면서도 아직 '체했다'는 표현이 어떤 증상을 말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먹은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아니하고 배 속에 답답하게 처져 있다'는 뜻인데 소화불량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지역마다 특색있는 표현이 상당히 많아서 그 지역에서 오래산 분들이 아니라면 어떤 증상을 말하는지 이해를 못할 때도 있습니다.


제 가족들도 가끔 '체했다'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보통 '체했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기 보다는 '체했나?'라고 스스로도 의문을 표현 할 때가 많습니다. 환자분들도 그렇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식사후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는 증상만 표현한 것이 아니란 말도 될것 같습니다.


'체했다'는 표현은 한의학적인 정의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대부분 그러한 뜻을 알고 표현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소화 불량을 가지고 대개는 '체한것 같다'라고 말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명확한 복통이 있는 경우 진찰 할 때 '여기가 아프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했다'고 병원에 내원한 환자분들의 최종 진단명 역시 매우 다양합니다. 단순한 소화불량이 가장 많겠습니다만 심근 경색도 있고 뇌출혈도 있습니다. 제 부모님의 표현이 '체한것 같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결국 뇌출혈로 진단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병원에 오지 않고 돌아가시게 되면 급체로 사망했다고 표현했을 것 같습니다.


지역마다 표현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얹히다', '아다리 걸리다', '앵꼽다', '얄굿다', '쎄리하다',  는 표현도 많이 씁니다. 이러한 표현은 대부분의 경우 어떤 의미인지는 파악할 수 있으나 사실 정확한 정보를 주지 못하는 표현입니다. 가급적이면 조금 더 세밀한 증상 표현을 하는 것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독특한 아픈 증상의 표현법 혹시 들어보신 적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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