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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시다가 뇌출혈로 쓰러지셨던 아버지의 산재신청이 기각되었습니다. '모야모야란 선천적 질환의 악화'란 주장과 '업무상 과로로 인한 기저질환 악화'란 주장이 맞설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각 이유가 실질적 사업주로 판단되어 기각한다고 하네요.


아버지는 20년째 동물 약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직원 3명의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셨습니다. 2-3년전 부터 동생이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2년전 첫번째 뇌출혈이 있을 때 대표직을 동생에게 넘겼지요. 적은 월급이지만 가족 같은 분위기의 회사입니다. 요즘은 가축업계의 경기가 많이 좋지 않아서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지만요.


첫번째 뇌출혈이 있은 이후로는 동생에게 장사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장부정리등 사무는 직접 봐주시기도 했습니다. 영세한 소규모 사업이지만 산재보험에도 꼬박 꼬박 돈도 내오셨지요. 쓰러지셨을 당시에는 동생이 사업주였고 아버지가 피고용인이였는데 정황상 실질적 사업주로 판단되어 기각한다고 합니다.


참.. 어려운 살림들인데 복지를 위해 이것 저것 많이도 걷어간다 싶은데 혜택은 참 박하네요. 달라는데로 줄 수 없는 공단 측 입장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하다 쓰러져 뇌출혈로 영구적인 후유증을 가지게 된 노동자인데 정황상 사업주란 이유로 거절한 것은 납득이 되지를 않네요. 그렇다면 진작에 돈이나 걷어가지 말지...


가까이에서 모시고 살면 직접 이리 저리 뛰어다녀볼텐데 부산에 내려와 있는 것 자체가 참 죄송스럽게 느껴집니다. 어려운 살림에 병원비 마련하느라 고생한 동생... 산재 승인되면 괜찮을 거라고 서로 위로했었는데... 노무사에 다시 알아봐야겠습니다.


자주 부모님께 전화라도 드려서 기쁘게 해드려야한다고 머릿속은 생각하는데 잘 안되네요. 10대에는 사춘기라서, 20대에는 일하느라, 30대 결혼 후에는 사는게 바빠서 ... 계속 불효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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