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종합병원 2는 종합병원 2.0이라는 원작 소설을 통해 재구성됩니다. 이 책은 의학 저널리스트인 박재영 선생님의 첫 장편 소설인데, 이전에 만났을 당시 소식을 듣기는 했습니다. 책이 출판되자 마자 얼른 구입해 읽어봤습니다. 일전에 이야기 듣기로는 '환자와 의사간의 감동 에피소드보다 의사에 집중한 스토리를 썼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나 최근에 읽은 '의사 이야기'와 비슷한 의사들의 이야기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기대가 틀렸습니다. 감동적인 것을 기대하지는 말라고 담담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더니... 읽는 도중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언제일까 되돌아봤습니다. 의사면허에 잉크가 마르지도 않은 녀석이라는 핀잔을 들으며 돌았던 인턴, 그리고 레지던트 시절이 가장 고생한 때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빛나던 순간일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보다 더 이전에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의과대학 시절이 더 아름다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의사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비슷한 답변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은 아름다운 법이고, 기억은 미화되는 법이라 놀리더라도 저는 그 시절이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웠고 빛나던 때인 것 같습니다.
종합병원 2.0에는 의사들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행복만 담겨있지는 않습니다. 사랑했던 사람들과 헤어지게 된 이야기, 병원에서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 환자와 의사의 어긋난 관계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향수를 자극하는 이유로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시점 변화 구조도 한 몫을 합니다. 현재 주인공을 있게 한 사건들이 챕터마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면서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책을 읽었습니다.
저만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나오는 에피소드의 상당수는 제 주변에서 일어난 일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요. 어쩌면 작가의 주변 이야기들이 책 속에 녹아 들어갔기 때문이란 생각도 듭니다. 제가 근무했던 병원이나 학교에서 들었던 이야기들과 비슷한 면도 없지 않으니까요. 아니, 대한민국에 사는 의사들의 이야기가 다 비슷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눈시울이 붉어졌다가 한숨을 쉬었다가… 또 한편으로는 신기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박재영 선생님은 인턴까지만 수련하고 저널리스트로 뛰어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병원 사정을 잘 알 수 있었을까 생각이죠. 정말 병원의 수련 과정을 밟아 보지 않고서는 묘사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었는데, 학생 때와 인턴 당시의 경험만으로 이렇게 잘 녹여낼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종합병원 2가 얼마나 원작 소설과 비슷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원작을 잘 녹여낼 수 있다면, 최근 유행했던 의학 드라마와는 차별화된 한국 의사들의 담백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14년 전의 주인공인 김도훈이 여러 사건과 사건 속 인물들로 인해 변화했다는 의미로 책의 부제가 호모 인펙티쿠스입니다. 드라마에서 추억을 얼마나 멋지게 되살릴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과 궁금했던 점은 직접 작가를 만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하세요.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댓글로 질문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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