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병원이 지어지면 영화나, 드라마 장소 협찬 문의가 끊이지 않습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도 몇차례 드라마와 영화
촬영을 하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아마, 장소 협찬으로 병원은 간접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전공의 때 저를 보기 위해 병원에 방문했던 제 아내는 즉석에서 지나가는 '행인 1'로 케스팅 되어 영화속
조연(?)으로 맹활약(?)을 했다고 지금도 자랑을 합니다.




<영화출연과 동시에 뮤비에도 1초간 등장하게된 아내>


가만히 드라마 속 병원을 보다 보면 환자복이나 병원 간판등이 바뀐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병원을 다닌 분들은 병원 로비만 봐도 어느 병원이라고 아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느 병원을 배경으로 촬영한 것인지 알기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곳곳에 어느 병원인지 알 수 있는 힌트가 숨겨져 있어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병원의 장소협찬을 받은 드라마에서 마지막 자막에 OOO 병원 협찬이라고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뉴하트의 경우 장소 협찬이 따로 고지가 되지 않았는데 이는 방송위원회 중점 심의 사항에 따라 병원의 장소, 촬영 협조 등에 관한 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네요.



<뉴하트 - 촬영병원 : 중앙대병원 (C) iMBC>


촬영 협조라는 것이 병원에서 보면 내원객과 근무하는 의료진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일이지만 병원 홍보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직장에 대한 자부심도 높여줄 수 있고, 부수적으로 연애인들이 다니는 것을 구경 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요.


협찬에 응한 병원 입장에서 보면 마지막에 어느 병원 협찬이라고 나오지 않으면 광고효과가 적다고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실제로 뉴하트의 장소 협찬을 한 병원에서는 제작진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외과의사 봉달희 - 촬영병원 : 건국대병원 (C) SBS>


한편, 방송위원회는 그동안 협찬 고지 금지 항목에 대해 계속적인 계도 과정을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고 올해 중에는 심의를 통해 제재를 가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규정을 정한 데에는 현행 의료법에서 의료광고를 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협찬 고지를 넣게되면 큰 규모의 대형 병원들이나 새로운 건물을 지은 병원들은 광고효과를 보겠지만 그렇지 못한 병원들, 시설이 열악(?)하거나 규모가 작아 촬영 장소로 적합하지 않은 병원들은 불리하겠지요. 사실 이런 규제가 옳으냐 옳지 않으냐, 이런 규제가 효과가 있느냐는 별개로, 앞으로도 계속 병원의 장소 협찬은 있을 겁니다.



<하얀거탑 - 촬영병원 : 아주대학병원 (C) MBC>


드라마나 영화속 병원의 배경이 팬의 입장에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고 요즘 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 검색한번 해보면 다 나옵니다. 저 역시 의학 관련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 보는 팬의 입장에서, 최근에 영화와 드라마 속 병원은 어떤 곳이 있었는지 찾아보고는 합니다. 그러니 규제가 있고 촬영장소를 엔딩 자막에 넣지 않아도 간접 홍보효과는 충분히 있다고 봐야겠지요.


병원에 근무하면서는 의학드라마를 보며 '저기는 저렇게 시설이 좋아?' 라고 생각을 하며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병원 시설이 지나치리 만큼 인테리어에 신경쓰고 있고 어느 병원이나 할 것 없이 좋지 않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10여년 전 다른 곳에 비해 시설이 좋은 곳은 아주대학병원으로 기억됩니다.



<95년경 MBC에서 방영한 종합병원 - 촬영병원 : 아주대학병원>


의과대학생들의 장학금 지원이나 기숙사 지원등도 굉장히 파격적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주목을 받게 된데에는 아주대학병원이 종합병원이란 드라마에 장소를 협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엄청난 광고효과를 봤고 한동안 아주대학병원은 유명한 영화, 드라마 촬영지가 되었습니다. 이런 촬영 장소는 최근에 새로 지은 병원을 주로 선정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의학드라마와 영화 촬영장소 역시 새 병원들을 주로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병원 시설에 눈길이 가기 보다는 화면을 통해 나오는 미남, 미녀 의사들을 보며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동료들과 이런 병원 배경 드라마를 보며 하는 농담 중에 하나가, '만약 실제로도 저렇다면 난 인턴부터 다시할래' 입니다. 남자들 군대 다시 가는 것은 죽어도 하기 싫은 일인 것 처럼, 병원에서 수련을 다시 받는 것도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거든요.


주인공의 외모뿐 아니라, 의학적인 상황도 실제 상황과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최근 들어서 의학 자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요. 드라마는 드라마, 현실과는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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