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폐포자충 폐렴(Pneumocystis pneumonia = PCP, pmeumocystosis)이란 주위 환경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기회감염(opportunistic infection) 진균인 주폐포자충 Pneumocystis jirovecii에 의해 면역억제 환자에서 발생하는 폐렴을 말한다. 면역억제 환자란 에이즈 환자, 항암화학요법제나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을 말하는데, 면역력이 정상인 사람에서는 주폐포자충 폐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주폐포자충 폐렴의 원인균으로 Pneumocystis carinii 란 이름이 오랫동안 사용되었는데1976년에 이르러 다른 동물의 주폐포자층 변이형과 인체의 주폐포자충을 구별하기 위해 Pneumocystis jiroveci 라는 명칭 사용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그동안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DNA 분석으로 인체와 다른 동물과는 의미있는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이 계속 밝혀지면서 1999년 다시 Pneumocystis jirovecii 명칭 사용의 제안이 있었고, 오늘날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이 명칭은 1952년 인체에서 Pneumocystis pneumonia를 자세하게 기술하였던 체코 프라하대학의 기생충학자 Otto Jirovec (1907-1972)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참고]
통상적으로은 숙주의 면역력에 의해 숙주의 폐에서 병해를 줄 때까지는 번식하지 않는다. 선천성 면역부전 또는 영양불량에 의한 면역력이 떨어진 유아, 급성백혈병 등의 소아질환 및 40세 이상의 고령층의 자가면역질환, 폐암을 주로 하는 악성종양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에이즈 환자에서 가장 흔한 기회감염 병원체이며, 항암화학요법 중인 암 환자, 장기 이식을 받은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류마티스질환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등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서 주로 폐렴을 일으키기 때문에 면역억제제 치료가 널리 사용되면서 중요성이 증가되었다.


 

●주폐포자충 P. jirovecii의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예방백신과 새로운 표적치료제 개발에 박차


 Pneumocystis species는 생체외 배양이 불가능하여 인체질환을 일으키는 Pneumocystis jirovecii 균종의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Pneumocystis 유전체 연구는 주로 실험쥐의 P. carnii 균종을 이용하면서 P. jirovecii 균종과 비교할 수 있었다. P. jirovecii 유전체는 기관지폐포에서 얻어 염기서열을 분석했는데 유전체 길이는 상대적으로 작고 G+C 양이 적으며, 대부분의 아미노산 합성효소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배양된 두꺼운 세포 덩어리에서 DNA를 추출하여, 미생물의 유전체를 판독한다. 그러나 P. jirovecii는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없으므로, 2012년 스위스 하우저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이들은 주폐포자충 폐렴 환자에서 기관지폐포세척액(BALF)을 채취한 다음, 면역침강법을 이용하여 P. jirovecii를 농축시키고, 무작위 DNA 증폭법(random DNA amplification)을 이용하여 DNA 복사본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고성능 시퀀싱(high throughput sequencing) 기법을 이용하여 얻어진 DNA 혼합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는데 GC 양이나 유전체 크기가 작다는 특징이 있었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P. jirovecii의 개별 유전자들이 수행하는 기능들을 분석한 결과, P. jirovecii은 독자적인 생존능력이 없으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체 안에서 살아야만 하는 편성 기생충(obligate parasites)이라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P. jirovecii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들 중 일부를 생성하는 유전자가 결핍되어 인간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연구진은 P. jirovecii가 병독성 인자(virulence factor)나 대부분의 아미노산 합성효소를 생성할 능력이 없어 건강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만 질병을 초래한다는 사실도 밝혀내었다.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의 유전체에 접근하는 것은, 질병의 발병과정을 연구하고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내는 데 필수적이다. 이 연구는 P. jirovecii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밝혀냄으로써 주폐포자충 폐렴의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재 주폐포자충 폐렴의 일차 치료제로는 엽산 길항제(antifolates)가 사용되는데, 엽산 길항제에 저항성을 가진 P. jirovecii가 등장하여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P. jirovecii의 유전체가 밝혀진 만큼, 새로운 표적치료제를 찾아내려는 과학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  

일반적인 증상은 발열과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객담이 없는 기침(non-productive cough)이다. 에이즈 환자의 경우, CD4+ 세포수가 200/L보다 적을 때 흔히 발병하고, 수주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에이즈 환자가 아닌 경우는, 대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다가 감량하는 과정에서 증상이 발생한다.


 신체 검진에서 빈맥, 호흡곤란,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폐 청진에서 이상 소견은 거의 없다. 동맥혈가스분석에서 동맥산소압(PaO2)이 감소하는 저산소증과 폐포-동맥 산소분압차가 증가할 수 있다. 단순 흉부 방사선 소견은 폐문부(hillum)로부터 시작되는 양측 폐의 미만성 침윤이지만, 정상 소견일 수도 있다.

 증상과 징후가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환자의 기저 질환을 충분히 파악하고 주폐포자충 폐렴을 의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진균의 배양이 불가능한 까닭에 병원체를 조직병리학적 염색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확진한다.

 전통적인 염색 방법인 methenamine silver 염색, Wright-Giemsa 염색, calcofluor white 형광염색, 그리고 민감도가 높은 면역형광법(immunofluorescence assay)이 사용되고 있다. 감염된 폐에는 2~8개의 쪼그라진 탁구공 모양의 소체가 있는 지름 4~6μm의 낭자와 형태가 불명확한 2~10 μm의 아메바상 영양형이 나타나며, 생활사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다.

 
병원체가 폐포 내에 존재하기 때문에 객담, 유도객담, 기관지폐포 세척액(bronchoalveolar lavage, BAL) 등으로 검사한다. 일반적으로 에이즈 환자는 감염된 병원체의 양이 워낙 많아서 진단율이 높으며, 객담보다는 유도객담, 유도객담보다는 폐포세척액에서 진단율이 높다.




 이러한 과정으로 진단이 불가능할 경우, 기관지 내시경검사를 통해 폐 조직의 일부를 얻는 경기관지 폐생검이나, 수술을 통해 폐 조직의 일부를 얻는 개흉 폐생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사진은 조직에 나타난 P. jirovecii cysts이고, 위 사진은 폐포세척액을 Toluidin blue O 염색했을 때 나타난 P. jirovecii cysts이다.

 객담이나 기관지폐포 세척액으로 충체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검체를 모아 10배량의 아세틸시스테인(acethylcysteine)을 2w/v%의 비율로 0.2N NaOH액에 첨가한 용액으로 용해한다. 그리고 원심분리한 것을 생리식염수로 다시 원심세척하고 슬라이드 만들어 말린 후 Toluidin Blue O 염색으로 충체를 확인한다. 또한 객담이나 폐포세척액 같은 검체로 뉴모시스티스의 DNA 핵산을 직접 검출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검사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나타낸다.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548" caption="Panel A shows typical pneumocystis cyst forms in a bronchoalveolar-lavage specimen stained with Gomori methenamine (×100). Thick cyst walls and some intracystic bodies are evident. WrightGiemsa staining can be used for rapid identification of trophic forms of the organisms within foamy exudates, as shown in Panel B (arrows), in bronchoalveolar-lavage fluid or induced sputum but usually requires a high organism burden and expertise in interpretation (×100). Calcofluor white is a fungal cyst-wall stain that can be used for rapid confirmation of the presence of cyst forms, as shown in Panel C (×400). Immunofluorescence staining, shown in Panel D, can sensitively and specifically identify both pneumocystis trophic forms (arrowheads) and cysts (arrows) (×400).
"]


●치료방향



항 주폐포자충 치료약제(Antipneumocystic medication)로 엽산 합성 억제제인 트리메도프림-설파메톡사(trimethoprim-sulfamethoxazole, TMP-SMX, Bactrim, Co-trimoxazole)를 일차 선택약제로 선택한다. 하루 12~15정씩 2~3회로 나누어 복용하는데 에이즈 환자의 경우에는 21일간, 에이즈 환자가 아닌 경우는 14일간 치료한다. 에이즈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에 대한 반응이 늦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후 7일 정도까지 치료에 대한 반응을 살펴본 후 약제 변경을 고려해볼 수 있다.


 TMP-SMX 부작용으로 알러지가 있는데 이 경우는 다른 치료약제가 추천되는데 pentamidine, trimetrexate, dapsone, atovaquone, primaquine, pafuramidine maleate, clindamycin 등을 단독 또는 병용하여 약 3주간 복용한다. Pentamidine의 부작용으로는 급성췌장염, 신부전, 간독성, 백혈구감소, 발열과 발진, 저혈당 등이다. 에이즈 환자의 경우에는 염증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 병합 투여가 추천된다.

 






●임상경과


치료하지 않을 경우,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치료하더라도 에이즈 환자의 경우에는 약 10~20%의 사망률을 나타내며, 에이즈 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약 30~50% 정도의 사망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이즈 환자의 경우, 감염된 균의 양은 많으나 폐 손상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모시스티스 감염증에서 회복하는 사람들은 면역저하 상태가 유지되는 동안은 감염이 재발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에이즈 환자에서의 재발 위험이 비감염자에서보다 높다. 감염증이 재발한 경우, 그 예후는 처음 감염되었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이외에 감염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으로는 기흉이 있다. 기흉 발생의 위험인자로는 예전에 뉴모시스티스 감염증에 걸렸던 기왕력, 흡인용 펜타미딘(aerosol pentamidine) 사용, 흡연 등이다. 합병증으로 발생한 기흉은 치료가 어려우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예방대책

고위험 군에서는 트리메도프림-설파메톡사졸(trimethoprim-sulfamethoxazole, TMP-SMX)을 치료용량의 1/4로 하여 연일 복용한다. 에이즈 환자에서는 CD4+ 세포수가 200 이상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예방요법의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 폐에는 상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별히 주의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면역억제 환자에서 호흡기 증상이 오랫동안 있거나, 이유 없는 발열이 나타날 경우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Pneumocystis pneumonia. N Engl J Med 2004;350:2487-98
           Pneumocystis pneumonia - CDC 

           http://www.aidsetc.org/aidsetc?page=cg-625_pcp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