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pedia image - Google driverless car


올해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고 한다. 참석자 수가 15만명에 달했을 뿐 아니라 참가 업체수도 3천200여개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CES의 특이한 점은 통상적인 ‘가전’ 회사만 참여하는 자리가 아니란 데 있다. 최근 동향을 보면 이 행사는 정보통신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을 활용하는 모든 회사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웨어러블 장비들(Wearable device)이나 작은 헬기와 같은 드론(Drone)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올해엔 ‘자동차’ 회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IT와 접목했다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현대기아뿐 아니라 아우디, 벤츠, 비엠더블유 등 수십 개의 자동차 회사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중점적으로 보여준 것은 무인자동차 기술이다. CES에서 아우디는 사람이 없이도 발렛파킹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와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보시길 바란다.) 또 벤츠는 운전자 없이도 실제 거리를 10여 분간 주행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어릴 때 보던 전격 제트작전의 ‘키트’가 현실로 다가올 날이 멀지 않았다.


사실 이런 무인자동차는 구글이 먼저 시작했다. IT 기업인 구글이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이 꽤나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동운전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IT의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구글차를 보면, 수많은 센서를 이용해 안전 운전을 돕고, 수시로 변하는 주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동력계에 전달해서 자동으로 운전을 한다. 또 앞쪽 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일종의 초음파도 설치되 있다. 구글은 작년 12월에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기도 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국소적으로 시범운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산업의 관심이 무인자동차 개발로 쏠리자 이를 제대로 테스트하기 위한 공간도 필요해졌다. 미시건대학교는 미시건 앤아버 캠퍼스 지역에 4만여 평 규모의 무인차 운용도시를 만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는 사람 대신에 거리를 걸어 다니는 로봇을 배치해 ‘안전성’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인자동차가 현실화되기까지 불과 10년, 길게 잡아도 20년이면 된다고 한다. 무인자동차 세상이 온다면 어떻게 세상이 변할지 함께 상상해보자.

첫째, 사망사고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인자동차들은 정지선과 신호, 제한 속도 등을 철저히 지킨다. 게다가 갑자기 나타난 물체도 실수로 치는 일이 없다고 한다.

둘째, 택시운전자들과 대리운전이 사라질 것이다. 바쁠 때 유용하게 사용했던 택시는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아무리 내가 술을 많이 먹어도 언제든 차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에 대리운전도 사라질 것이다. 물론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에겐 안타까운 일이다.

셋째, 차를 집 대신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날 가능성이 많다. 지금의 캠핑카를 생각해보면 편하다. 이렇게 집을 대신하면서도 이동 중에 내가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미래의 젊은 세대들은 구매목록에 집보다 차를 우선으로 둘 가능성이 많다.

넷째, 신문산업의 부활(?)이다. 일각에서는 ‘언제 죽었었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통계로 보면 죽어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신문 판매부수를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ABC 협회 집계에 따르면 2002년에 비해 2011년 거의 모든 신문이 반 토막 났다. 이런 추세라면 곧 멸종(?)해야 마땅하겠으나 다행히도 무인자동차로 인해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담는 그릇(medium)은 좀 변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무인자동차하고 신문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지금 자동차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라디오나 CD, MP3 등을 듣는 것이 고작이었다. 영상이나 책, 신문 등을 보고 싶어도 ‘안전상’의 이유로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무인자동차 시대에는 이런 족쇄가 모두 풀리게 된다.

물론 출퇴근에 사용하는 1~2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여전히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겠지만, 적어도 신문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신문산업의 부활의 신호’로 보인다. 지나친 비약이라고? 그러면 필자가 무인자동차를 손꼽아 기다리는 지극히 ‘개인적(!)’ 이유라고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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