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과 외과 실습돌던 시절.
속눈썹이 풍성하지 않은 여자사람을 위한 "속눈썹 연장술"이 대중화 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속눈썹 연장술이라는 것이 인조 눈썹을 한올한올 접착제로 붙이는 시술인데, 시술 당시에는 풍성하던 눈썹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하나 둘 씩 떨어지다가 어느 정도 탈락하게 되면 재시술을 한다고 한다.

갓 수능을 마치고 대학생이 된 기념으로 속눈썹 연장을 한 모 여학생이 있었다.

응급실에서 충수염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누웠다. 마취제로 인해 눈꺼풀이 자연적으로 일부 열리게 되는데 이 때 생기는 눈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대개 반창고로 눈꺼풀이 열리지 않게 고정한다.

무사히 수술이 끝나고, 반창고를 떼시던 마취과 교수님께서 다급하게 여자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간호사도 무언가를 가지러 간다며 잠깐 나가 있었고, 외과 전공의도 하필이면 남자였다. 찰나의 순간 나 혼자 여자였다.


"이봐... 학생....... 이 환자 눈썹이 전부 떨어졌는데 이게 뭔가!!!!!"

"네?? 눈썹이 떨어져요?"


자세히 보니 누가봐도 인조눈썹으로 추정되는 모발(?)이 종이 테이프에 눈썹모양 그대로 붙어있었다. 양쪽 눈 전부.

불행하게도 이 학생은 속눈썹이 측은할 정도로 적었다.

"교수님...... 이거 속눈썹 연장한거 같은데요."

"속눈썹 연장?? 그게 뭔데?"
"눈썹 숱 적은 사람들이 풍성하게 보이려고 가짜 눈썹 붙이는 시술인데요."
"이거 얼마주고 하는건데?"
"10만원 정도 한다는데요 ㅎㅎ"

다음날부터 그 젊은 처자의 머리맡에는 속눈썹과 눈썹 풀이 늘 있었다나 뭐라나.


**병원에 수술 위해 입원하실 때는 손가락/발가락 젤 네일은 꼭 지우고 오세요 --> 정말 급해서 커터칼로 긁은 적 있음.

**속눈썹 연장같은 시술은 수술 끝나고 퇴원하면 하세요
**충수염 수술 하실 분은 제발 배꼽 피어싱은 빼고 와주세요
**비비크림 바르고 수술방 오지 말란 말이야!
---> 응급수술이면 어쩔 수 없지만 날짜 잡고 수술하시는 분들은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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