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이미지 - Newly commissioned officers celebrate their new positions by throwing their midshipmen covers into the air as part of the U.S. Naval Academy class of 2011 graduation and commissioning ceremony.


심리학 연구 중에는 돈과 명예보다 ‘좋은 친구’가 행복을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비싼 자동차와 핸드백이 행복을 결정할 것만 같지만 언제든지 함께 수다 떨 수 있고 식도락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없다면 그 사람은 불행하다는 말이다. 돈은 잃더라도 사람은 잃지 말라는 인생 선배들의 조언과 맥이 닿아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런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행복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소식들이 들리고 있다.

2003년에 발표된 코헨(Cohen) 박사의 논문을 보면 사회성이 높은 사람의 경우 감기에 걸리는 확률이 낮다고 보고하고 있다. 피험자들의 사회성을 측정한 뒤 감기의 원인이 되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에 노출 시킨 실험이었다. 사회성이 높은 그룹과 사회성이 낮은 그룹에서 감기 걸린 확률은 각각 20%와 45%로 차이가 있었다. 감염률에 영향을 줄 여러 변수들을 보정하고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고 해 심리학계에서는 꽤 화제가 됐다.

비슷한 주제의 연구로 ‘친구들의 숫자’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항체율’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친구 숫자가 적은 사람의 경우 인플루엔자 항체 생성이 낮다는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인간관계가 개인의 건강에도 꽤나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물론 친구관계와 건강이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비약이 될 수도 있다. 상식적으로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경우 감염의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또 친구가 많다는 것이 그 사람의 평소 성격이 원만하거나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일 수 있어 ‘친구 숫자’가 아닌 ‘개인의 성격’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 것일 수도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결과들만 보더라도 ‘좋은 대인 관계’가 개인의 행복이나 건강과 무관하지 않다. 일반인들뿐 아니라 아픈 환자들에게도 이런 심리학 연구들을 적용할 수 있다. 환자 모임에서 새로운 관계 형성은 단순히 환자들 간 정보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복’과 ‘건강’을 증진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SNS도 건강 증진을 위해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가상공간에서의 관계 형성 역시 심리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언젠간 환자들에게 힘을 주는 환자용 SNS가 만들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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