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브란스 관계자 ‘리퍼트 대사는 원래 세브란스로 오고 싶어 했으나 응급처치를 위해 가까운 강북삼성으로 향한 것뿐’
- 강북삼성 관계자 ‘CT까지 찍고도 세브란스로 떠나다니... 같은 3차병원인데, 병원 망신’

마크 리퍼트 (Mark W. Lippert)


리퍼트 주한 美대사 피습 뉴스를 보면서 많이 놀라셨지요. 서울 한복판에서 외교관이 공격당한 것을 두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평소에 한국 사랑을 보였던 분이기에 충격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와 범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다가 궁금한 것이 생겼습니다. 피습 직후 리퍼트 대사가 찾아간 곳은 강북삼성병원이었습니다. 하지만 CT까지 찍어놓고도 세브란스병원으로 다시 옮겨 꿰맸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공식적으로 세브란스병원 측이 밝힌 이유는 ‘세브란스병원은 美 대사관과 진료 협약을 맺고 직원들을 진료를 해왔고, 리퍼드 대사의 장남 출산도 도운 인연이 있어 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공개적으로 말은 안하지만 세브란스병원이 강북삼성병원보다 더 크고 시설도 좋은 것도 사실이니까 옮기자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습니다.

알아보니 이런 뒷 이야기가 숨어있었습니다. 강북삼성의 의료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인요한 교수가 응급실로 찾아온 뒤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확정됐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자신들의 병원에서 당연히 꿰맬 줄 알았다는 거죠. ‘수술 준비도 끝낸 상태로 성형외과 교수도 대기중이었다’며 ‘하지만 (대사관 측에서) 인요한 교수가 보기 전에는 수술을 할 수 없다고 버텼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인요한 교수가 찾아왔기 때문에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긴 것은 아니냐’는 생각도 가능한 부분이지요.

물론 리퍼트 대사나 美 대사관측에서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인요한 교수를 보냈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그보다는 인요한 교수가 리퍼트 대사와의 개인적 친분이 있었고, 이를 활용해 세브란스로 옮긴 것이 아니냐는 쪽에 무게가 더 실립니다. 몇몇 언론에 따르면 평소에도 인요한 교수는 리퍼트 대사와 통화를 나눌 만큼 친분이 있었다고도 하고, 실제로 세브란스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인요한 교수님은 리퍼트 대사와 안부를 묻고는 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으니 사실일 겁니다.


위키피디아 이미지 - 세브란스병원과 인요한교수


인요한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에 소장이기도 한 가정의학과 의사입니다. 이름은 한국식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인 선교사의 자녀이기도 합니다. 미국식 이름은 존 린튼 이지요. 현재는 한국으로 귀화해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인요한 교수는 현 정권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새누리당 제 18대 대선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했고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적도 있습니다. 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평소 인요한 교수는 정치적인 판단력이 좋은 교수’란 말도 했습니다. 美대사 피습사건을 병원 홍보의 기회로 삼았다(?)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들립니다.

리퍼트 대사가 세브란스로 옮긴 것을 두고 강북삼성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망신’이란 이야기가 돌고 있답니다. 뭐 달리 생각해보면 상위 5개 병원(Big 5)들은 3차가 아닌 4차병원으로도 불리니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줬습니다. 따져보면 비슷한 거리(3~4Km)에 있는 서울대병원이 리퍼트 대사를 데려오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해야 하는 일이 아니냐며 위로 아닌 위로도 건넸지요. 여러모로 병원들도 정치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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