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에 따르면 60일 전에 통보해야만 하나, 보령제약은 생산 중지 이틀 전에 알려와
- 동일한 성분, 제형의 약을 바로 생산했다고는 하나, 편법 가격인상이란 비판 피할 수는 없어

보령 아스트릭스와 보령 바이오아스트릭스 비교 사진 (C) 청년의사


아스피린은 보통 진통제로 알려져 있지만, 저용량 아스피린의 경우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스피린을 최초로 개발한 바이엘도 저용량 아스피린을 별도로 출시해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특허기간도 끝나 많은 복제약(generic)들도 나왔습니다. 보령제약도 아스피린 복제약인 아스트릭스를 내놓았습니다. 오리지널 가격이 1알 당 77원인데 아스트릭스는 43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것이 강점이었죠.

보령 아스트릭스는 여러 복제약들 중에서도 꽤 좋은 편이었습니다. 뇌졸중으로 수술 받은 병력이 있는 저도 신경외과에서 이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습니다. 추정하기로는 보령 아스트릭스는 100억원 정도의 매출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령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산을 일방적으로 중단해버립니다. 대한민국에 보령 아스트릭스를 먹고 있는 환자들만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말이죠. 원칙적으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생산 중단하기 60일 전에 통보해야 한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에도 불구하고, 보령제약은 단 이틀 전에 알렸습니다.

해당 법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제조 중지 3개월이라는 중징계에 처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보령제약은 이런 처분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보령제약은 자회사인 보령바이오를 통해 같은 보령 바이오아스트릭스를 내놓습니다. 그것도 가격을 1 캡슐 당 77원으로 올려서 말이죠.

‘에이 설마, 뭐가 달라져도 달라졌겠지’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러나 정말 똑같은 제형과 용량입니다. 이는 식약처 답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원협회가 식약처에 질의를 한 결과 “보령 바이오아스트릭스 100mg은 보령 아스트릭스 100mg과 원료와 규격, 분량뿐 아니라 제조방법도 동일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모든 복제약이 실시해야하는 생동성 실험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사실상 같은 약이라 생략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약을 비용을 올리기 위해 편법을 사용했다는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죠.

다행히(?) 저는 보령 아스트릭스를 다른 복제약(로날정)으로 바꿨습니다. ‘바꿔 주셨다’란 말이 더 정확하겠네요. 지난주 외래에 갔을 때 제 담당 주치의께서는 43원에서 오리지널 아스피린 프로텍트와 같은 가격인 77원으로 뛴 아스트릭스를 처방하느니, 저렴한 복제약(로날정은 1알에 28원)으로 바꿔 처방하셨습니다.


필자의 신경외과 처방전 내역


물론 1알에 몇 십원 차이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행태는 의사뿐 아니라 환자(의료소비자)를 기만하는 태도라고 생각됩니다.

보령 아스트릭스, 아니 보령 바이오아스트릭스를 드시고 계신 분들은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주치의가 미처 모르고 처방할 수도 있으니 변경을 요청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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