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 시티(Smart City)’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위키피디아에 당당하게 정의돼 있지만, 내용이 참 복잡하다. 간단히 요약하면, 도시 경쟁력을 결정하는 ICT기술과 소셜, 환경 등을 유기적으로 잘 사용하는 도시라는 뜻이다.

Smart city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IBM에서는 ‘스마트한 지구(Smarter Planet) 전략’의 일환으로 ‘스마트한 도시(Smarter City)’라는 용어를 만들어 미래형 첨단도시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 시티를 위해서는 어떤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할까?

도시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가치 중심적으로 사는 많은 사람들의 능력을 끌어내고,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면서도 도시 자체의 환경문제나 교통문제, 상하수도와 쓰레기 처리 등과 같은 도시 인프라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컨트롤할 수 있을지는 무척 중요하다.

이런 것들은 일부 스마트 디바이스들이나 멋진 구조물 등을 설치해 사람들에게 자랑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이들을 스마트하게 운영할 수 있는 운영 노하우와 이를 실질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위 스마트시티 운영체제(Smart City Operating System)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 시티를 위한 운영체제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까? 도시는 PC나 스마트폰과는 달라서 모든 것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네트워크 말단에 해당하는 요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이들 말단이 운영체제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분명하다면 참여를 하면서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가치의 극대화가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말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도시 대부분의 요소들이 모두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제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건물과 교통수단, 그리고 사람들과 이들이 제공하는 여러 종류의 서비스가 될 것이다.

운영체제는 이런 말단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센서들을 통해 날아오는 수많은 데이터를 일단 잘 처리해 줘야 한다.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이런 데이터들은 도시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된다.

무슨 일이든 정보를 얻고,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는 것이 올바른 발전방법이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시켜 의미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스마트 시티 운영체제의 첫 번째 목표다.

예를 들어, 각 방의 온도, 전기사용량, 물 사용량, 쓰레기 배출 등에 대해 센서가 감지해서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면 도시의 전반적인 환경과 에너지 공급 및 소비 인프라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스마트 시티 운영체제의 두 번째 목표는 빠르게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적절히 자동화된 제어시스템에 연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문제가 생겼을 때 올바른 판단을 통해 제어 가능한 스마트 말단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응급상황에서의 교통신호가 자연스럽게 바뀐다거나, 전기사용이 어느 지역에 비정상적으로 급증할 경우 에너지 공급체계의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지역적인 정전을 방지하고 도시 인프라의 파괴를 예방하는 등의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메시지를 보내서, 이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서 도시 운영이 원활하게 하는 것도 좋은 사례이다.

아직은 원시적인 개념이지만 스마트 시티는 보다 크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고민이 돼야 한다. 단순히 더 멋지고, 외부에 보여주기 좋은 수준의 시설에 투자하는 하드웨어 중심적인 시각에서, 어떻게 가치 중심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초점을 둔, 보다 근본적인 운영체제를 고민하는 혜안을 가지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