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이미지 - Mark Zuckerberg


2012년 5월 18일 페이스북이 기업공개를 했다. 당분간은 페이스북이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업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현재 ICT 산업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회사는 MS와 애플, 구글, 아마존 그리고 제조부분에서는 삼성전자도 있다. 이들은 모두 각각 다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사회문화 측면에서의 영향력까지 감안한다면 개방과 참여 문화를 널리 확산시킨 구글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그렇지만 페이스북은 사람들을 연결하면서 구글과는 또 다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이 구글과는 다른 리딩 기업이 되길 바라고 있다.

페이스북은 미래의 미디어와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진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렇게 연결된 플랫폼 안에서 사람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돈을 벌고 경쟁을 유도하며 상업화된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인지는 앞으로 페이스북이 내놓을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들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는 페이스북이 단순히 비즈니스 플랫폼이 아니라 이미 사회적 플랫폼이 됐다는 의미다. 물론 IPO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주주들의 눈치와 월스트리트의 압박에 시달리겠지만, 그들의 압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페이스북의 모습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정신을 “해커웨이(Hacker Way)”라고 밝혔다. 해커웨이는 백 마디 말과 계획을 세우기보다 바로 실행해보고 혁신을 하는 문화다. 실패를 하더라도 빨리 실패하고 거기에서 교훈을 얻어서 더 나은 서비스와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는 불충분하다. 그는 IPO와 함께 투자자들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원래 기업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세상을 더 열린 공간과 서로 연결된 곳으로 만드는 사회적 임무를 성취하기 위해 구축됐다. 사람은 관계를 통해 새로운 생각을 나누고, 세상을 이해하며, 궁극적이고 장기적인 행복을 추구한다.”

여기에 또 다른 그의 진정성이 있다고 믿고 싶다. 단순히 고객의 경험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 지역사회와 전 세계 사람들이 연결돼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구글은 기술을 이용해서 나름의 역할을 했다. 전 세계의 정보를 복사하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고,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상상력과 뛰어난 기술자들이 창조한 알고리즘과 운영체제 등을 이용해서 세상을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을 개발자와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것이 구글이 소셜의 세계에서 생각보다 잘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들의 DNA는 엔지니어 DNA이기에.

페이스북은 다르다. 그들의 인프라 플랫폼은 역시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을 활용해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들의 가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이런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사회와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은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글과 같은 기술회사로서의 위상보다는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인문학과 사회학, 그리고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리딩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런 사명을 인식하고 사람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기회를 쉽게 찾아내고, 서로가 연결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을 쉽게 나누면서 인류가 가진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면 그들이 과대평가됐다는 항간의 얘기는 그 힘을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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