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이미지 - A modern Finnish sauna


사우나 좋아하시나요? 원래 사우나는 핀란드식의 증기 목욕을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열한 돌에 물을 뿌려 증기를 일으켜, 그 열로 땀을 내는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 우리가 사우나라고 하면 목욕탕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남성들에게는 지나치게 뜨거운 목욕이 남성(?)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퍼져있습니다. 물론 그 말도 일부는 맞습니다. 남성의 정자 생성과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원래 정자는 몸의 체온보다 2~4도 낮아야 원활하게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고환이 담긴 음낭(흔히 말하는 불알)이 쭈굴쭈굴한 피부를 갖고 몸 밖에 떨어져 있는 것이죠.

그래서 상당한 시간을 탕에 들어가 있는 습관은 정자생성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보통 그렇게 몸을 익히는 식(?)으로 목욕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다가 건강한 사람(!)들이 적당히 목욕하는 것은 사실 정자생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고환에서 만들어진 미성숙한, 다른 말로 운동성이 없는 정자(정상적으로 만들어지더라도 원래 고환에서 나왔을 때는 미성숙 상태입니다)는 부고환에서 보름정도의 시간을 거쳐 숙성됩니다. 이때 정자가 시원치 않으면 흡수도 되고요, 건강한 정자라고 하면 더 건강하게 형태뿐 아니라 운동성도 가지게 되는 것이죠.

참고로 부고환에서 부실한 정자를 흡수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정관수술 후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규칙적인 사우나를 할 경우에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사협회지(JAMA)에서는 사우나가 장기적인 수명도 늘릴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유병률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실렸습니다.

2315명을 대상으로 전향적으로 코호트 연구를 한 결과인데요, 42세부터 60세 사이의 중년 남성들을 관찰해 20년간 관찰했을 때 일주일에 한번 사우나를 한 그룹과, 일주일에 2~3번 한다는 그룹, 그리고 일주일에 4~7번 한다는 그룹을 비교 관찰해보니 많이 할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이 더 줄어든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죠. (논문에 언급된 사우나는 핀란드식 사우나)

그 내용을 보면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일주일에 한번 사우나하는 그룹에서 10%였고, 일주일에 2~3번 하는 경우는 7.8%, 일주일에 4~7번 한다는 그룹은 5%였답니다. 또 치명적인 관상동맥질환 발현률도 14.9%, 11.5%, 8.5%로 사우나 빈도가 늘어날수록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답니다. 전체적인 사망률도 낮아졌다고 하고요.

그 이유로는 아직 가설이긴 하지만,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것이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나 생각되고 있습니다. 사우나를 할 때 심박수가 높아지는 것도 어떤 작용을 하지 않나 짐작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심혈관 질환자들은 목욕할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심장이 안좋다고 진단받은 분들은 심박수가 높아지고 심장이 일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 심장에 무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전에 소개한 연구는 건강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관찰한 연구이기에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건강한 사람들은 사우나가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오히려 해롭다고 결론내린 논문들도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헷갈리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각 나라마다 사우나 세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사우나가 가진 긍정적인 영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탕에 들어가서 몸을 담그면, 피로가 확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긴장하고 있던 근육도 풀어주고, 또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효과는 확실히 있는 것이죠.

주말을 맞이해 자녀들과 목욕탕 한번 가보시는 것 어떠세요?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