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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약물, 예를 들면 비아그라(viagra), 씨알리스(cialis), 레비트라(levi-tra) 등의 약물이 보편화되면서 발기부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기도 하고, 또한 비뇨기과 의사가 아니더라도 1차 진료기관에서 발기부전에 대한 처방도 많아졌다.

처음 출시되었을 때 걱정과 달리 10년이 지난 지금은 상당히 안전한 약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복잡한 발기부전 검사들을 먼저 하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투약을 먼저 하고 효과가 없을 때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정밀 검사를 받는 방향으로 임상 지침이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남성의 발기부전은 전신 상태의 반영이라는 거다. 단순히 성생활 문제가 아니다.

음경은 하나의 거대한 혈관으로 볼 수 있는데, 혈관의 문제로 인해 생긴 발기부전이라고 한다면, 혈관 문제가 음경에 있는 혈관에만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고 다른 곳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가져야 된다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심인성 발기부전도 있고 국소적인 외상 등으로 인한 발기부전도 있을 수 있다.

이제는 발기부전 환자들이 약만 원하는 추세고, 많은 의사들도 발기부전 문제를 약물 처방을 해보고 안 되면 보형물 삽입 수술을 고려해 대학병원으로 전원(轉院)하는 것을 끝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을 보면 1차 진료를 담당하는 모든 의사들이 발기부전 환자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 심장 질환 위험은 없는지 확인해야 함을 잘 알 수 있다.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수록된 논문을 보면, 제2형 당뇨를 가진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심혈관계 위험 인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발기부전을 가지고 있을 경우 심혈관계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있었다. 즉 심각한 발기부전이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독립된 심혈관 질환 예측 인자란 것이다.

발기부전 발생의 위험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만 생각해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흡연은 잘 알려진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이자 발기부전의 위험도 높인다는 것이 정설이니까. 단 한 편의 논문에서만 이런 문제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같은 결과를 나타낸 선행 연구들이 많이 있기에 학문적으로 충분히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제2형 당뇨 환자의 심혈관 질환 위험(coronary risk) 예측은 당화헤모글로빈(HbA1c), 고혈압, 미세알부민뇨(microalbuminuria), 고지혈증(hyperlipidaemia)보다 발기부전이 더 나은 독립된 예측 인자로 떠오르고 있다. 쉽게 말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것만큼이나 발기부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는 말이다. 발기부전이 독립된 예측 인자로서 관심을 받는 것은 다른 증상보다 선행할 때가 많아 우리에게 사전에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발기부전이라는 중요한 신호를 간과하기 쉽다. 진료실에서도 발기부전은 발기부전에만 국한해서 보는 실정이다. 발기부전으로 약을 원해서 온 환자들에게 발기부전과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설득하고 위험을 평가하자는 얘기를 선뜻 할 수 있는 의사는 없다. 이제는 발기부전 약물을 병원에 와서 번거롭게 처방받아야 함을 불평할 것이 아니고, 숨겨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없는지 의사와 상의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작성자 : 양광모


참고문헌

  • Hackett GI, et al “Benefits of screening: Erectile dysfunction predicts cardiovascular risk in men” BMJ 2008;337:a2166.

  • Erectile dysfunction predicts coronary heart disease in type 2 diabetes.J Am Coll Cardiol. 2008 May 27;51(21):2045~50.

  • Jackson R, Wells S, Rodgers A. Will screening individuals at high risk of cardiovascular events deliver large benefits? Yes. BMJ 2008;337:a1371. (28 Aug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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