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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 기술 발달로 시험관 아기 시술 횟수가 급증하면서 미국에서 한 해에 태어나는 아기 중 1%는 시험관 아기라는 통계(미국 질병관리센터)도 나왔다. 그만큼 인공수정이 보편화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험관 아기가 더 이상 낯설지 않아서일까. 미국 내 불임클리닉들 사이에 최근 ‘시험관 아기 무료 시술 콘테스트’가 유행하고 있다. 랜덤 추첨이나 에세이를 받는 방식으로 대상을 선정해 인공수정 시술을 무료로 해주는 것이다. 이런 콘테스트는 대부분 소규모 불임클리닉들이 홍보마케팅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한 불임클리닉에서는 2012년 4월 ‘행운의 여성 한명은 가족을 만들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란 광고를 내걸고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을 수 있는 ‘복권’에 당첨될 기회를 주겠다고 홍보했다. 시험관 아기를 원하는 이유를 감동적이거나 재미있게 영상이나 에세이에 담아 제출하면 된다.

이 콘테스트에서는 뉴욕에 거주하는 37세 주부 제시카 업햄씨가 뽑혔다. 업햄씨는 임신하기 위해 호르몬 주사를 맞았지만 결국 임신에 실패하는 과정을 영상에 담아 보내 주최 측을 감동 시켰다. 콘테스트에서 우승해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업햄씨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기뻤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험관 아기를 걸고 벌이는 콘테스트는 비윤리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이나 호주 등 몇몇 국가에서는 불임부부를 타깃으로 한 이런 콘테스트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지만 콘테스트 자체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업햄씨처럼 불임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부들은 이런 콘테스트를 통해 비용이 많이 드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회라며 반기고 있다. 이 때문에 아기를 원하는 불임 부부의 절박함이 불임클리닉의 상술에 이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케이스웨스턴 리저브대 생명윤리학과 제시카 윌렌 버그 교수는 “우리는 의료서비스에 대해 돈을 지불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진 않는다”면서 “하지만 추첨을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은 이보다 상업화된 개념으로, 임신은 좀 더 성스럽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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