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상황이 조금씩 안정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날도 있었고, 격리대상자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타이밍이 좀 늦은 것 같은 내용이지만, 갑작스러운 감염병의 유행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으니까 한 번 정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메르스 사태가 심각해질 때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 중에는

'갑자기 열이 나서 불안한데, 보건소에서 검사를 안 해줍니다.'
'문의 전화를 하면 대상자가 아니라는 대답만 하네요. 답답합니다.'

등의 글이 여러 번 올라온 것을 봤습니다.

한창 심각할 때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메르스 검사를 시행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라는 글도 본 적이 있네요.

과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메르스 검사를 시행하고, 양성으로 나온 사람을 모두 격리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었을까요? 전 국민을 검사하는 것은 좀 무리일 것 같으니 백만 명을 대상으로 메르스 검사를 하면 어떻게 될지 알아볼까요?

일반인은 메르스 감염 저위험군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과연 저위험군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할 때 발생하는 상황을 보죠.

자연빈도법으로 표시한 검사 양성 시 환자 확률( 제작: 인하대 의대 황승식 교수 )



저위험군 메르스 유병률은 0.0003%로 1,000,000명을 검사하면 3명의 메르스 환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올린 메르스 검사 결과, 자꾸 달라지는 이유는? 포스팅에서 메르스 검사는 위양성률이 0.4%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0.4%의 위양성률 때문에 멀쩡한 4,000명을 양성으로 판정하게 되고, 이들을 집중 격리 대상자로 지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4,000명과 접촉한 사람을 자가격리 대상자로 지정해야 하니까, 격리 대상자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입니다.

이렇게 저위험군을 무차별적으로 검사하는 것은 불필요한 격리 대상자를 양산하면서 엄청난 행정력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일입니다.

한 가지 더!

증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메르스 검사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메르스는 바이러스 감염 부위가 호흡기의 아래쪽(폐)에 발생하기 때문에 하기도 감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메르스 검사할 때는 객담 검사를 합니다.

객담은 폐에서 분비되는 점액으로 기침할 때 주로 배출됩니다. 메르스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기침하면서 객담이 배출되니까, 이 객담을 검사해서 메르스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근데, 이런 기침같은 호흡기 증상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객담 배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냥 침을 뱉어서 검사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검사 대상이 잘 못 잡았으니, 검사 결과도 부정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 검사해서 음성이 나왔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내용을 정리하죠.

  1. 감염 위험성이 별로 없는 저위험군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메르스 검사는 피해야 한다.

  2. 좀 더 정확한 검사 결과를 원한다면 증상이 있을 때 시행해야 한다.


메르스 사태가 안정되어 가는 것 같은데, 이대로 잘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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