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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유행 당시 불티나게 팔렸던 항균 손세정제나 항균비누. 그러나 항균 손세정제나 항균비누의 세균 제거 효과가 일반비누와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누와 물을 이용해 손을 씻는 행위는 질병의 전파를 막을 수 있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각광받아 왔다. 특히 대표적 항균 물질인 트리클로산은 1960년대 개발된 뒤 항균과 항곰팡이 효과에 널리 사용돼 왔다. 최근에는 세균을 막기 위해 화장품이나 비누, 치약, 로션, 샴푸, 주방기기나 장난감에도 쓰이고 있다. 일반비누에는 이 트리클로산이 들어가 있지 않다.

고려대 식품공학과 이민석 교수팀은 항균비누에 들어가 있는 트리클로산에 대해 조사한 뒤 이러한 결과를 ‘Antimicrobial Chemotherapy’에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올바른 손씻기 습관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알려진 세균 20종을 일반비누와 항균비누에 노출시켰다. 일반비누와 항균비누는 같은 성분으로 제조됐지만 항균비누에는 법적 허용 최대치인 0.3%의 트리클로산이 함유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효과적인 손 씻기 시간은 20초. 연구팀은 20초간 세균들을 비누에 노출시켰고 손 씻는 온도 역시 권장 온도를 유지했다.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WHO 기준에 맞춰 손 전체와 팔 앞부분의 1/3까지 30초 동안 손을 씻었다. 그 결과 일반비누를 사용한 사람이나 항균비누를 사용한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고, 30초가 지난 뒤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일상생활에서 트리클로산이 들어간 항균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비누를 사용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두 비누 간 차이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타났다. 9시간이 지나고 항균비누가 일반비누보다 훨씬 나은 항균효과를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항균비누에 들어가 있는 트리클로산이 세균을 죽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짧은 접촉시간을 꼽았다. 항균비누로 손을 씻는 20~30초 정도의 시간으로는 일반비누와 다른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메르스 같은 감염병이 발생하면 항균제품은 또 다시 관심을 받을지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트리클로산의 함유 정도보다 손 씻는 습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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