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단정하게 생긴 중년의 남성분이 진료실에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소위 말하는 쥐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한번 맡아본 사람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고약한 냄새가 있다. 사람살이 썩을 때 나는 냄새인데, 아마 한국 전쟁 때 사방에 쥐 섞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하는데, 바로 그 냄새다. 외견상으로는 어디가 문제인지 알 길이 없을 정도로 외모가 반듯한 분인데, 엉덩이에 종양이 있다고 해서 커튼을 치고 엎드린 뒤, 바지를 내리고 보고는 깜짝 놀랐다. 커다란 참외만 한 혹이 엉덩이의 중앙에 떠억하니 있다
위나 대장 내시경을 하기 전에는 흔히 동의서를 쓴다. 검사 도중에 이상 증후가 보이면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동의서에는 출혈이나 감염, 천공 같은 무서운 용어들이 쓰여 있는데, 과연 조직 검사란 무엇이며 꼭 받아야만 하는 것일까?조직 검사의 의미조직 검사는 생검(生檢, biopsy)이라고 하는 검사법의 일부이다. 생검이란 사람의 신체 일부를 떼어 내서 의학적으로 이상 유무가 있는지 검사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혈액 검사는 신체 어디에서 혈액을 채취하든 몸 전체의 상황을 나타내지만, 조직 검사는 병이 있을 부위를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실천하고자하는 새로운 결심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체중감량과 이를 위한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이다. 그러나 일반인들도 대단한 결심과 여간한 실천력을 가지지 않고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돼 유명인들이 사용해 효과를 보았다고 자랑하고, 약제를 개발한 회사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상승하는 일도 있었다.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심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단지 외모에 관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리
위암으로 위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게 되면 위의 2/3를 들어내거나 위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을 일반적으로 한다. 위를 조금이라도 남길 수 있는지의 여부는 암의 위치에 크게 좌우된다.암이 위의 상부(식도에 가까운 쪽)에 있다면 위 전절제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환자들은 75% 이상이 위의 하부나 중부에 암이 위치하고 있어 대부분 위를 남기는 위 아전절제술을 받지만 나머지 환자들은 위 전절제술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위전절제술은 위를 완전히 제거한 뒤 남은 식도에 소장을 올려 이어주는 수술이다. 위가 없으면 식사에 상당한 불편감이 초래돼
나는 선천적 유전질환을 진단받는데 37년의 세월이 걸렸다. 물론 이전에도 내 증상에 대한 대학병원 진료를 본 뒤 입원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다. 나는 진단 전에도 류마티스내과, 통증센터, 내분비내과, 순환기내과 등의 진료를 보고 있었고 내 증상을 조절하는 것은 항상 뭔가 일반적인 환자들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나의 관절통은 어린 시절부터 항상 있었는데, 견디기 힘든 수준의 통증으로 발전하면서 20대 초반에 통증으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해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수많은 검사를 한 적도 있다. 특히 주로 통증을
하루가 다르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 환자의 절실함을 이용한 정보들일뿐 정작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근거 없는 치료에 현혹돼 시간을 소비하는 암 환자들이 없도록 대한종양내과학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선다. 국내 암 전문의들이 연재하는 는 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극복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우리가 부르는 암, 악성종양이 간에 생겼을 때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 이들 모두를 간암이라 부를까? 간에 생
현재 알려진 희귀질환의 종류는 8,000종 이상이다. 하지만 치료제가 있는 질환은 전체 희귀질환의 5%에 불과하다. 더욱이 희귀질환은 의사들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은 진단방랑을 겪기 일쑤다. 대한내분비학회 산하 내분비희귀질환연구회가 연재하는 는 우리가 몰랐던 내분비희귀질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는 코너로 희귀질환 극복에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섬유아세포 성장인자-23(FGF23)의 발견은 이전 컬럼의 질환들과 연결되는 중요한 포스파토닌으로,
특발성 관절염, 루푸스, 베체트병 등등 희귀면역질환은 수없이 많지만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는 많지 않다. 유전성재발열증후군 같은 극희귀면역질환은 거의 정보가 없다. 선천면역결핍질환을 비롯해 어릴 때부터 나타나는 자가염증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은 모두 만성적이고 중증도가 높지만 서서히 발병하는 데다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국내 극소수 희귀면역질환 전문의료진이 모인 대한소아임상면역학회와 함께 를 연재한다. 희귀면역질환을 앓는 환아의 진단과 치료에 좋은 길잡이가 되
지난 칼럼에 이어 네번째로 희귀유전질환의 치료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전략은 어떻게 보면 기존에 존재하는 약물의 재활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문적인 용어로는 ‘drug repositioning’ 또는 ‘drug repurposing’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말로는 ‘의약품 재포지셔닝’, ‘의약품 재창출’, 또는 ‘의약품 재활용’ 등의 용어로 번역돼 사용되고 있다. 어느 것 하나도 완벽한 단어는 아니지만 여기서는 ‘의약품 재포지셔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이 용어는 기존에 개발되어 사용되던 약
암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문득 ‘나는 어떤 모습으로 이 세상을 떠날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저녁 잘 먹고, 밤새 안녕할 것인지, 한 며칠 앓다가 갈지, 그도 아니면 중병에 걸려서 엄청나게 고생하다가 갈지, 궁금하다. 아니 궁금하다기보다는 걱정이다. 환자 또는 주변의 사람들의 다양한 죽음을 보면서 어느덧 나도 나의 죽음을 걱정할 나이가 된 것인가 보다. 꽤 오래전이다. 60대 중반의 빗장뼈에 발생한 다발성 골수종 환자분이 있었다. 첫 진료 당시에는 건강한 모습이었지만 여명은 2~3년 정도를 봤었다. 내게 남은 생을 어느 정도
하루가 다르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 환자의 절실함을 이용한 정보들일뿐 정작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근거 없는 치료에 현혹돼 시간을 소비하는 암 환자들이 없도록 대한종양내과학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선다. 국내 암 전문의들이 연재하는 는 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극복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1세대 항암제인 세포독성항암제를 거처 2세대 표적항암제와 3세대 면역항암제까지 다양한 기전의 항암제가 개발되어
수술 후 가장 걱정되고 무서운 것이 바로 통증이다. 통증으로 인해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하고, 생각해 본적도 없는 119를 이용하기도 한다. 수술 후 통증이 왜 생기는지를 잘 이해해야 그 원인을 알고 예방할 수 있으며, 어떤 상태인지를 판단해 병원에 가야 할지 여부를 알 수 있다.위암 환자들이 수술 후 복통을 호소하는 가장 흔하고도 중요한 이유는 바로 장폐색증이다. 말 그대로 장이 막힌다는 것인데, 소장의 일부 또는 전부가 막혀 음식물이 정상적으로 내려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쉽게 생각해 보면 입부터 항문까지는 길게 연결돼 있는데
현재 알려진 희귀질환의 종류는 8,000종 이상이다. 하지만 치료제가 있는 질환은 전체 희귀질환의 5%에 불과하다. 더욱이 희귀질환은 의사들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은 진단방랑을 겪기 일쑤다. 대한내분비학회 산하 내분비희귀질환연구회가 연재하는 는 우리가 몰랐던 내분비희귀질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는 코너로 희귀질환 극복에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종양성 골연화증(Tumor-induced osteomalacia)’은 만성 특발성 저인산혈증 중
결핵은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혀 온 감염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 해 천만 명 정도의 신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여전히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그럼 우리나라 결핵 현황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6·25 전쟁 이후 결핵 환자가 급증하여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결핵 관리 사업과 해외 지원을 통해서 결핵 환자 발생과 사망자를 크게 줄여 왔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 비견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한다.잠시 결핵 관리가 정체되던 시기가 있었지만 2011년부터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2년까지 지속적으로 결핵 환자가 감소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 환자의 절실함을 이용한 정보들일뿐 정작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근거 없는 치료에 현혹돼 시간을 소비하는 암 환자들이 없도록 대한종양내과학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선다. 국내 암 전문의들이 연재하는 는 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극복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신규 암 발생률이 4위인 암이다. 위암의 5년 생존율은 약 80%
지난 칼럼에 이어 세번째로 희귀유전질환의 치료전략에 관한 이야기 하려 한다. 유전자치료에 관한 내용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당연히 유전자치료가 희귀유전질환에 가장 적합한 전략이라고 여길 것이다. 사실 진료실에서 다양하고 안타까운 희귀유전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부모님들이 제일 먼저 질문하는 내용이 “문제가 있는 유전자를 고칠 방법이 없나요?“ 또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유전자치료가 가능하다던데” 등이다. 그러나 유전자치료 전략이 임상진료에서 환자에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그리 단순한 일이
우스갯소리지만 의사들의 농담 가운데, 초등학교 교사와 목사님이 가장 다루기 힘든 환자라는 말이 있다. 뭐라고 할까, 아마도 세상 물정 잘 모르고, 융통성이 없다는 의미지 싶다. 그래서인지 직업이 목사님이라고 하면 살짝 다시 보게 되는데,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목사님 환자가 있었다. 내게 처음 왔을 때는 아마 50대 후반이었던 것 같다. 내게 진료 받은 지도 10년이 넘으니 이제는 70대를 바라보지 않으실까? 대형 교회 목사님은 아닌 것 같고, 작은 교회를 운영하고 계신 듯하다. 목사님의 병은 왼쪽 팔에 생긴 점액성 육종이라는 것이
김ㅇㅇ씨는 1년 전 위 절제술을 받고 잘 지내던 중 최근 들어 기분 나쁜 증상을 경험했다. 다리 힘이 풀리고 쓰러질 것 같고, 속이 울렁거리고 불편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과 때때로 어지러움 증상이 찾아왔다. 물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도 흔했다. 앉거나 누워서 30분 정도 쉬거나 이것저것 먹으면 증상이 호전됐다.이ㅇㅇ씨는 6개월 전 위암수술을 받았는데 그런대로 잘 지내다가 집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다행히 보호자인 딸이 의식과 맥박이 없음을 인지하고 119에 신고했고, 119 대원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의식이 돌아
“저희 딸은 괜찮을까요?” 유방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등 여성암에 걸렸거나 가족력이 있어 유전상담클리닉을 방문해 준 분이 자주 묻는 질문이다. 혹여나 본인의 암 병력, 가족 암 병력이 딸에게 피해를 끼칠까 노심초사하고, 또 어떤 분들은 눈물을 보이곤 한다. 딸을 가진 엄마로서는 내 딸은 이런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나 당연한 마음이리라. 자식이 없는 나로서는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겠지만, 최대한 헤아려보려 하며 그 부분에 대해 상담을 드린 후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근데, 아드님도 있으시죠~” 하고. 그
하루가 다르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 환자의 절실함을 이용한 정보들일뿐 정작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근거 없는 치료에 현혹돼 시간을 소비하는 암 환자들이 없도록 대한종양내과학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선다. 국내 암 전문의들이 연재하는 는 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극복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국소 진행성 직장암 표준 치료법은 2000년대 중반 한 연구(CAO/ARO/AIO-94 연구) 이후 한차례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