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월드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예전에 포스팅했던 "강도 높은 운동에는 왜 탄수화물이 주된 에너지로 사용되는 걸까? " 에서 다루기로 예고하고 무려 10개월 동안 쓰지 않았던 '젖산'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사실 젖산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데에는 '신문선 해설위원'의 공이 컸습니다.예전 신문선 해설위원이 한참 축구 해설을 많이 하던 무렵, 대략 후반전 30분을 넘어서면 의례 하는 멘트가 있었습니다."선수들이 후반 30분을 넘어가면 근육내에 젖산이 쌓이면서 피로도가 증가하고 근육 경련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럴수록 정신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젖산'은 피로물질, 근육에 안좋은 물질 등 나쁜 이미지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젖산은 정말 피로를 일으키는 나
파견 전 교육 중 받은 숙제가 ‘아동 노동’에 대한 홍보 프로그램을 짜보라는 것이었다. 좀 뻔한 이야기를 가지고 갔고, 전반적인 평은 외부에서 온 사람 치고는 이야기가 신선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신선한 이야기를 안에서 하기에는 좀 그랬다.아동노동은 많은 NGO들이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문제다. 하지만 아동 노동 자체가 사회경제 구조 내에 긴밀히 맞물려 있기 때문에 쉽게 차단하거나 무작정 반대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많은 NGO에서 아동 노동 문제를 ‘아동’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하지만, 사실 아동 노동에는 ‘
그녀를 만나러 가고 싶지 않았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그동안 그녀에게 모진 말, 못할 말 많이 했는데 이제 더 이상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그래서 협진이 났는데도 가서 만나지 않고 EMR로 답신만 썼다.난 도저히 그녀를 다시 만날 용기가 없었다.나의 비겁함...그녀는 유방암을 시작으로 지난 2년 동안 세번의 암을 진단받았다.유방암 진단 1년후 갑상선암 그리고 1년 후 백혈병.첨에 유방암은 2기초인 줄 알았다.겨드랑이 림프절도 없었다.그래서 PET 등과 같은 영상검사도 하지 않고 바로 수술을 하였다. (원래 임상적으로 겨드랑이 림프절이 의심되지 않는 조기유방암은 초음파검사, mammo 만 검사하고 수술하는게 원칙이다.)[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450"
성격에는 크게 다섯가지 요소가 있다고 했었지요(외향성, 개방성, 원만성, 신경증, 성실성)그런데 이 성격요소들이 국가별,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데,이런 차이가 나는 원인에 대해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가 있어 소개합니다 :) 연구자들은 혹시 '전염병'에 의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닐까하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좀 덜하지만 과거에는 전염병의 위력이 무시무시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에 의해 사망했고 흑사병 같이 유럽인구의 1/3이던가요.. 어마어마한 생명을 앗아갔던 전염병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지요. (소설 페스트를 읽으며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이렇게 우리의 생명과 안전에 전염병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전염과 관련
최근 치과 치료의 경향은 치료보다는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고, 치과의사인 저 역시 일관되게 치과는 아픈 치아를 치료하는 곳이 아닌 건강한 치아를 관리하는 곳이길 소망해왔습니다.이런 측면에서 보면 치석제거 스케일링이야말로 건강한 치아를 관리하는 시발점입니다. 치석제거 스케일링은 거의 모든 치과 치료의 기본이 되는 가장 중요한 첫번째 치료행위이자 예방행위인 것입니다.제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젊은시절부터 스케일링을 6개월에서 1년에 한차례씩만이라도 꾸준히 받으면서 치아를 관리해준다면... 잇몸질환으로 치아들이 상실되어 고통 받는 일이 몇곱절이나 줄어들 것으로 확신합니다.이렇게나 중요한 치석제거 스케일링이 오늘 2013년 7월1일부터 건강보험 적용됩니다.지금까지는 추가적인 잇몸치료나 잇몸수술을 동반한 스케일링의
오늘 아침 네이처에서 온 따끈한 소식이 흥미롭네요. 논문의 제목은 "Obesity-induced gut microbial metabolite promotes liver cancer through senescence secretome" (비만 유도된 장내 미생물 대사산물이 senescence secretome을 통해 간암을 촉진한다)입니다. Secretome이란 분비단백질의 총합(-ome)을 뜻하는 것이고 senescence란 생물학적 노화(biological aging) 정도의 뜻이죠. 비만은 몇가지 암과도 상관관계가 있는데 그 분자 메카니즘은 잘 몰
둘 중 뭐가 더 비만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1) 과식 2) 운동 부족 둘 중 어떤게 비만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냐에 따라 비만도를 알려주는 체질량지수(BMI)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서 소개합니다 :) 우리들은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나 각종 현상들에 대해 다양한 믿음(Lay theories)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믿음대로 행동하게 되지요.예컨대(사실여부와 상관 없이) '노력보다 타고난 재능이 훨씬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에 비해 어려운 일을 마주하게 되면 '노력해도 어차피 안될텐데 뭐'라며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Robins & Pals, 2002). 인간관계에서도운명론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이나 '한 번 틀어진 관계는 아무리 노력해도 다
유방암 수술한지 3년만에 골반뼈로 재발했는데 방사선치료 하고 호르몬제만 바꿨다.항암치료를 하지 않고 호르몬제만 복용한지 2년.이번에 찍은 PET-CT에서는 더이상 암세포의 활성도가 거의 보이지 않는군요.높았던 종양수치도 1년째 정상이에요. 바꿔먹은 호르몬제가 효과가 좋은 것 같고방사선 치료 효과도 잘 유지되는거 같아요. 유방암 수술한지 7년만에 폐로 전이가 되었다. 한 구역에 국한되어 있어 진단 겸 수술로 폐의 한 엽을 떼어 내었다. 폐전이는 예후가 안 좋은 타입이지만 환자는 6차례 항암치료를 한 후 지금은 5년째 호르몬제를 복용하며 유지중이다.
하루의 일을 마무리하며 발포비타민을 녹인 생수를 드링킹하려는 찰나, 응급실 당직을 서는 다른 1년차한테 전화가 왔다. "누나 미안, L교수님 앞으로 아뻬(=충수돌기염)환자 하나 입원할껀데, 터졌어."L교수님이라 하면 결국 내 밑으로 입원한다는 의미인지라, 한숨을 내쉬며 환자가 수술방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그 환자의 CT를 열어보니 그저 한숨만 나올 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흘러 환자는 수술방에서 나왔고 이윽고 병동으로 올라왔다. 의국 당직실에서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며 놓쳤던 드라마를 보던 나는 수술기록지를 확인 한 뒤 바로 병동으로 달려가서 환자상태를 확인했고, 환자 및 보호자에게 설명을 한 뒤 당분간 항생제를 더 쓰면서 지켜봐야 겠다는 말을 하고 다시 당직실로 올라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피트니스월드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병간호를 하다가 어깨가 아프다고 오신 분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얼마전 병원으로 중년의 여성분이 오셨습니다. 나 :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여성 : 어깨부터 팔이 다 아파요... ㅜㅜ나 : 언제부터 아프셨어요?여성 : 처음 아픈지는......... 1년정도 되었고.... 심해진건........ 1달전부터요....나: 뭐하시는데 아프세요?여성분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대략 1년 6개월전 아들이 사고로 다쳐서 지금까지 병상에 누워있다는 것입니다. 엄마로써 옆에서 병수발을 하면서 6개월 지나니 조금씩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고 최근 1개월 전부터는 팔을 들기도 힘들정도로 심하게 아파졌다는 것입니다.나 : 주무실 땐 어떠세요?여성 : 요즘엔 어깨가 아파서 자다깨다를 반복해요..
생각보다 이곳저곳에서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각종 근거 없는 음모론이나잘못된 정보들이 널리 퍼지는 현상에 대해 이런저런 개인적 생각을 적어봅니다ㅎ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일들을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1. 권력을 잡고있는 못된 '주류' VS. 청렴하고 올곧은 '재야'학자라는 진영논리나2. '너님들은 모두 음모에 속고있는 거임!!' '내가 진실을 말하니 나를 따르시오!'라는 일종의 영웅심리나 3. 감정적이고 단정적인 메시지"]등등이 특히 잘못된 정보나 사이비 종교를 설파하는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듯 보
그를 처음 만났던 것은 응급실에서였다. 정형외과 인턴이었던 나는 수술 환자가 있다는 말에 응급실로 내려갔고, 침대에 누워있는 그를 보았다.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산산이 부서진 다리였다. 그의 다리를 살펴보던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차트를 보니 오토바이 사고였다. 그는 군인이었다. “100일 휴가 나와서 친구랑 오토바이 타다가 사고가 났다는데, 너무 심하게 부서져서 어떻게 손도 못 대겠네.”응급의학과 레지던트는 대충이라도 뼈를 맞춰놓으려고 했으나 수십 개로 조각난 뼈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공은 정형외과로 넘어
의대생에게 종양학 수업을 강의한다는 것은환자를 대상으로 혹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대중강의와는 다르다.간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는 의학적 내용을 근거로 하되'간호'의 관점에서 그 질환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병의 병태생리학적 과정을 빠짐없이 다 설명하기 보다는 병에 대한 impression을 갖는 정도로 설명하는 편이다.항상 강의에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전달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나 의대생 강의는 다르다.이들은 의사가 될 사람이기 때문에 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가르
SNS가 거의 생활이 되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 연인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온라인에서 만난 커플과 오프라인에서 만난 커플들을 비교한 연구가 있었네요ㅎㅎ 커플 2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만나 결혼 한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 결혼한 사람들의 관계 만족도와 관계 유지율을 비교해 보니 온라인 커플들이 더 만족도도 좋고 관계가 잘 깨지지 않는 편이었다고 하는군요.의외인가요? :)근데 이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긴 하나 그 크기는 매우 근소(1~2%차이)해서 온라인 커플들이 더 관계가 좋았다고 결론 내리기 보다는
유기농은 비싸다.유기농은 맛없다.유기농은 귀찮다.그래도 그렇게 먹고 살면 좋은건 맞는 말이다.식생활은 평생 생활 습관이 되어야 한다.뭘 먹으면 암에 걸리고뭘 먹으면 암을 치료하고뭘 먹으면 암을 예방하고그런건 없다. 그렇게 몇가지 음식을 먹고 마는 것이 암에 걸리고 말고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 평생에 걸쳐 건강한 식단, 운동, 생활습관을 갖고자 노력하는 것이 내 몸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나는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단거 먹으면 안된다.짜게 먹으면 안된다.기름기있는 거 먹으면 안된다.그런 원칙에 얽매여 음식을 조절하라고 권유하지 않는다.항암치료는 내 몸의 정상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날씨가 갑자기 너무 더워져서 짜증 지수가 폭발ㅎㅎ이런 짜증을 불식시킬 수 있는(??) 따끈한 심리학 연구들 소개합니다 :) 이번에도 신기한 연구들이 많았어요.역시 사람은 알려고 하면 할수록 알게 많아지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ㅎ 1. 연인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아시나요? 의외로 사람들은 연인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자신이 연인에게 이상적인 사람인지 아닌지를 잘 알고 있다는군요.알면서 왜?!! 라는 반응이 나올 시점인가요ㅎㅎ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연인으로부터 '이상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을수록관계 만족도가 낮았다고 해요.연인으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고 있을수록 갈등도 많겠고.. 스스로도 관계가 좀 불편하다고 느낀다는 거겠지요.그리고 연인이 나에 대해
피트니스 월드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작년 겨울부터 준비하여 올해 새롭게 나온 따끈따끈한 제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30대 다이어트는 달라야 한다' 입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어떤 말을 쓸까? 어떤 이야기를 할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의 처녀작(?)인 '몸짱의사의 성형다이어트'를 발간하고 어언 2년이 흐른 지금, 다이어트에 대한 저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죠.'몸짱의사의 성형 다이어트' 에는 살을 빼기 위한 이론적인 내용과 방법론적인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골라먹는 식사법과 시간대비 효율이 좋은 운동법..... 그런데 이번 책에는 그런 내용도 다뤘지만 그 외에 환경적인 부분,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뤄보았습니다.저도 살을 빼보았고, 살을 빼기위한 진료와 상담을 하면서 점점 느끼
하루에 적게는 2~3개, 많을때는 5~6개의 동의서를 받을 때,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병동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제약회사 볼펜을 쓴다. 빠른속도로 휘갈기며 글씨를 쓰는 의사들의 습성을 파악이라도 한 듯, 대부분의 제약회사 제공 볼펜은 빠른 속도의 필기를 support할 수 있는 부드러운 필기감과 끊기지 않는 잉크는 기본옵션이거니와, 손에 착 달라붙은 그립감까지 갖춘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공짜이기 때문에 많은 전공의 및 스탭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에게 있어서 제약회사 볼펜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존재일 뿐이다. 가운속에 넣어둔 볼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잃어버리기 일쑤다. 때문에 스테이션이나 책상에 굴러다니는 볼펜이 있으면 무조건 가운주머니에 꽂아놔야 한다. 내가 흘려버린 만큼 가운 주머니에 꽂아놔야
72세 할아버지, 몇달째 허리 아픈게 낫지 않아 신경외과로 오셨다. 아픈 곳을 중심으로 척추 MRI를 찍어 보니 척추 곳곳에 전이가 된 암병변이 의심되었다. 그 중 일부 척추에 골절이 오면서 신경이 눌렸는지 다리도 저리고 걷지도 못하고 진통제를 써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았다. 한두군데 병이 있는게 아니라 너무 병변이 넓어서, 속히 원발암을 진단해서 원인이 되는 암에 따라 항암치료를 하는게 필요하였다. PET-CT에서 뼈 이외의 다른 곳은 이상한 곳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뼈에서 조직검사를 하였다. 뼈 조직검사는 딱딱한 뼈에서 칼슘을 빼고 조직을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조직검사보다 조직을 처리하고 염색하여 결과를 보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아프고 힘들지만 어쩔 수 없이 이상이 보이는 뼈에서
심장사상충은 이름에 심장을 달고 있지만, 정확히 말해서 ‘심장’에 기생하는 녀석은 아닙니다. 보통은 폐동맥에 기생하며 폐조직과 혈관에 손상을 입혀 증상을 나타내지요. 하지만 감염량이 너무 많아지면 혈관 내에 기생할 자리가 없어져 심장까지 밀려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혈관 뿐만 아니라 심장에서도 발견이 되지요. 그럼에도 심장사상충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맨 처음 1856년 심장사상충을 분류하고 이름 붙인 사람이 개의 심장에서 기생충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또 혈관보다는 심장에 들어있는 기생충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한 탓도 있었겠죠. [/c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