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다리가 굳은 듯 보폭은 크지 않고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걷는 어르신들을 가끔 본다. 몸의 균형은 한쪽으로 쏠려 있다. 어르신은 걷는다고 부지런히 걷지만 이동거리는 많지 않다. 걷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안쓰럽다. 파킨슨병을 가진 어르신일 수 있다. 파킨슨병은 치매‧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이다. 처음 발견한 영국인 의사 제임스 파킨슨의 이름을 따서 병명을 붙였다. 파킨슨병은 흑질이라는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조금씩 소실되는 것이 특징이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건강보
장(腸)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내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장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래서 직장 상사에게 심한 질책을 받으면 스트레스로 점심 먹은 것도 체할 수 있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면 급한 설사로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스트레스에 민감한 장이 제2의 뇌로 불리는 이유다. 몸속 장은 먹고 마신 음식물을 운반해 에너지를 만들고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 생명대사를 유지하는 몸의 근간이다. 우리 몸에서 면역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장기가 장이다. 이에 비해 장 건강이 안 좋으면 장트러블로 더부룩하거나 불편한 복
당뇨병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한번 생기면 완치가 쉽지 않은 고질병이면서 오래 가는 만성병이다. 이에 비해 당뇨는 평소 생활하면서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스스로 알아채는 게 쉽지 않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당이 높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당을 처리하지 못해 혈액 안에 높은 농도의 포도당으로 고혈당이 만들어진다. 피가 끈적끈적 해지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어려워진다. 그러면서 고혈당에 취약한 미세혈관 구조를 가지고 있는 신장(콩팥)과 눈의 망막, 말초 신경에서 장애를 일으킨다. 당뇨
봄 가을은 골프의 계절이다. 청명한 푸른 하늘 아래 드넓게 펼쳐진 진녹색 필드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골프치는 맛은 말그대로 “나이스 샷!”이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째 해외 여행길이 막혔다. 코로나19 이전 해외로 나갔던 골퍼들의 발길이 묶였다. 여기에 평소 골프를 즐기지 않던 2030세대 ‘골린이’들까지 가세하면서 골프마니아들의 발걸음은 국내 골프장으로 몰리고 있다. 골프는 몸과 마음에 활기를 유지할 수 있는 바람직한 운동이다. 하지만 자신의 운동 능력 범위를 넘는 과도한 동작은 팔꿈치 근육과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영국의 물리학자 뉴턴(1642~1727)은 한 달 일찍 엄마 뱃속에서 나왔다. 말하자면, 팔삭둥이다. 뉴튼은 태어날 때 양말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미숙아였단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유래로 ‘압구정’이란 호를 가졌던 조선 전기 정치인 한명회(1415~1487)는 칠삭둥이로 유명하다. 한명회는 두 달 일찍 태어났지만 15세기 당시로서는 일흔이 너머까지 장수하며 천수를 누렸다. 팔삭둥이 뉴튼이나 칠삭둥이 한명회를 요즘엔 ‘이른둥이’로 부른다. 팔삭둥이‧칠삭둥이란 말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경상도 방언에 ‘우리하다’가 있다. 우리말사전에서 찾아보면 ‘몹시 아리거나 욱신욱신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몹시 아프다는 뜻이다. 경상도에 있으면서 그 지역 사람 누가 가슴을 쥐어짜면서 “우리하다 우리하다, 참말로 우리하다카는데도…"이러면 얼릉 병원 응급실에 데리고 가야 한다. 협심증이나 더 급하게는 심근경색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가슴 부위가 답답하면서 불편하고 체한 것처럼 통증이 느껴진다면 단순 소화불량이나 컨디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위급상황 전단계일 수 있는 것이다. 관상동맥질환 가운데 하나인
예민한 사람들은 감도 높은 고성능 안테나를 탑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다. 또,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예민한 사람들의 일상은 어쩔 수 없이 예민함으로 고단하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걱정하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내일 처리할 회사 업무를 생각하느라 일찍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 종종 벼랑 끝을 걸으며 사는 것 같고, 꼬리를 물고 그치지 않는 걱정이 일상을 덮칠 정도로 불어나면 늘 자책한다. 예민한 성격은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에도 걸림돌이 된다
번아웃증후군(Burnout Syndrome)은 심리적 소진(焼盡)이고, 탈진(脫盡) 상태다. 열정을 가지고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갑자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에 번아웃 증후군을 직업과 관련된 문제 현상으로 분류했다(Problems associated with employment or unemployment). 아직 의학적 질병은 아니지만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규정한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
우리 고전 에서 춘향이가 이몽룡을 만나 “업고 놀며” 농염한 에로비디오를 찍었을 때 나이가 이팔청춘(二八靑春)이었다. 지금 나이로 따지면 중3쯤이나 되겠다. 춘향이는 ”수청을 들라”는 신임 사또 변학도의 부당한 압력에 쫄지 않았다. 끝까지 버티며 절개를 지켜 암행어사가 돼서 금의환향한 이몽룡과 옥중에서 극적으로 재회한다. 그때 판소리 가락으로는 나오는 대목이 “쑥대머리 귀신형용이라~”하는 장면이다. 은 춘향이와 이몽룡이 백년해로한다는 행복한 결말로 이야기는 끝난다. 하지만, 바람기 많은 이몽룡이 일부다처로 중첩하지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안전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백신 주사를 맞고 부작용으로 ‘희귀혈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희귀혈전증의 공식 명칭은 ‘혈소판감소증이 동반된 특이부위혈전증’이다. 유럽에서 AZ백신 접종 뒤 혈전이 생성돼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안감은 증폭됐다. 영국은 지난 4월 28일 기준 2,260만명이 AZ 백신 주사를 맞았고, 이 가운데 242건의 ‘희귀혈전증’이 생긴 것으로 보고됐다. 접종 대비 보고 건수를 단순 비교해보면 0.0010708%다. AZ백신 혈전증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알레르기와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쓰러졌다’는 언론보도가 연일 쏟아지면서 불안감은 풍선처럼 부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심각한 알레르기 부작용과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80~90대 어르신들이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평소 특별한 기저질환없이 건강했다던 50대 경찰관이 백신 주사를 맞고 뇌출혈 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보도가 ‘속보’로 집
전동킥보드는 ‘도시의 무법자’로 불린다. 배달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배달 전동킥보드가 60㎞/h 이상 고출력 모터를 달고 차도에서 오토바이와 나란히 달릴 만큼 속도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운전자들은 전동킥보드를 보면 언제 갑자기 앞으로 끼어 들어오거나 차도로 돌진해 들어올지 몰라 바짝 긴장해야 한다. 무방비 보행자들은 더 무섭다. 길을 걷고 있으면 보도 위를 침범한 전동킥보드가 어느 순간 뒤쪽에서 “슝~”하고 지나간다. 머리털이 쭈뼛 서며 간담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저소음 전기모터를 장착하고 있어 바람을 가르며 지나가면 깜짝
비대면‧비접촉을 뜻하는 언컨택트(Uncontact)는 사람과 직접 연결되거나 접촉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주문하고 결재하는 온라인 쇼핑과 배달음식은 일상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재택근무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고, 아이들에게 온라인학습은 이제 이상하지 않다. 우린 지금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언컨택트(Uncontact) 시대를 맞이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Social distancing)가 바짝 앞당겼다. 전염병이 창궐한 시대에 언컨택트는 일시적인 대응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미래를 다시 구축하는
가임기 젊은 여성은 달(月)을 주기로 산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손님을 월경(月經)이라 하고, 멘스(menstruation)라고 부른다. 멘스의 어원은 Month다. 규칙적인 월경은 여성의 몸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푸른 신호등이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월경이 깜박깜박 점멸신호를 보낸다.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생리가 한 두 달 끊기고, 그러면서 평소 멀쩡하던 얼굴에 여드름도 하나 둘 생겼다. 체중은 늘고, 거울에 비친 얼굴 정중선에 거뭇거뭇 털도 자란 것 같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정상
다리(하지)가 불편해 자꾸 움직이고 싶어지게 만드는 질환이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들어 어쩔 줄 몰라 자꾸 움직이게 된다. 움직이면 좋아지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은 다시 나타난다. 일부 환자들은 모처럼 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해 극장에 가면 영화 한 편을 자리에 앉아 끝까지 볼 수 없어 상영관 뒤편에서 서서 보고 온다고도 한다. 또, 비행기를 타고 장거리 여행이라도 가려면 좌석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해 다른 승객들의 눈치를 보면서 통로를 서성인다고 말하기도 한다.이 질환은 ‘하지불안증후군’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
혼자 사는 어르신을 ‘홀몸노인’이라고 부른다. 예전엔 ‘독거노인’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통계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160여만명으로 2016년을 기준으로 매년 7만명씩 늘고 있다. 혼자 살다 보면 무엇보다 끼니 챙겨 먹는 일이 고역이다. 제때 챙겨 먹기 쉽지 않고, 먹어도 식사내용이 부실해지기가 쉽다. 밥에 물을 말아 김치에 한 끼이거나, 나트륨 많은 라면으로 한 끼를 때우다 보면 균형 잡힌 식단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 균형 잡힌 한 끼 식사로 인기를 끌고 있는 건강식이 인터넷과
2013년 울산에 살고 있던 박씨는 9살 A양이 ‘학원에서 늦게 오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수 차례 때리거나 뜨거운 물을 부었다. ‘2,000원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다며 A양의 머리와 가슴 등을 10차례 이상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갈비뼈 24개 가운데 16개가 부러졌다. 같은 해 경북 칠곡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도 끔찍했다. 임씨는 8살 B양을 때린 뒤 복통을 호소하는 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부검에서 B양은 장막간 파열에 따른 복막염으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임씨는 B양 언니(당시 12살)에게 자신이
크론병은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영기와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 개그맨 장동민 등이 방송에 출연해 크론병 진단으로 수술받았던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크론병은 유해한 박테리아에 지나치게 반응하는 면역 체계로 유발되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이다. 소화기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병으로 입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크론병은 10세 이후에 발병, 주로 20~30대에서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19년 크론병으로 병원
1980년대까지 학교 남자 화장실에는 층마다 20ℓ들이 커다란 플라스틱 통이 대여섯 개씩 주욱 놓여있었다. 생김새는 마치 소 키우는 축산농가에서 소젖을 짜서 우유로 가공하기 위해 보관 운반하는 용도로 쓰이는 통과 비슷했다. 통 입구는 넓은 깔대기 모양으로 ‘한 방울이라도 통 속에!’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학생들은 ‘한 방울’이라도 흘리지 않고 더 담기 위해 영점 조준사격에 집중해야 했다.통은 학교 뿐만 아니라 군대 화장실이나 예비군훈련장에도 있었고, 고속도로 휴게실 남자화장실에도 놓여있었다. 남자화장실에서 소변을 받는 소변수거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팬데믹 1년을 훌쩍 넘겼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거리두기에 따라 부모들은 재택근무로, 아이들은 온라인학습이 일상의 모습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집에서 주로 일상을 보내면서 컴퓨터와 태블릿‧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도 부쩍 늘었다. 부모들이 PC나 태블릿을 사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일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아이들이 걱정이다. 아이들은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컴퓨터를 이용해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마친 아이는 금새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친구들과 게임에 빠져든다. 한번 시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