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이곳저곳에서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각종 근거 없는 음모론이나잘못된 정보들이 널리 퍼지는 현상에 대해 이런저런 개인적 생각을 적어봅니다ㅎ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일들을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1. 권력을 잡고있는 못된 '주류' VS. 청렴하고 올곧은 '재야'학자라는 진영논리나2. '너님들은 모두 음모에 속고있는 거임!!' '내가 진실을 말하니 나를 따르시오!'라는 일종의 영웅심리나 3. 감정적이고 단정적인 메시지"]등등이 특히 잘못된 정보나 사이비 종교를 설파하는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듯 보
그를 처음 만났던 것은 응급실에서였다. 정형외과 인턴이었던 나는 수술 환자가 있다는 말에 응급실로 내려갔고, 침대에 누워있는 그를 보았다.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산산이 부서진 다리였다. 그의 다리를 살펴보던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차트를 보니 오토바이 사고였다. 그는 군인이었다. “100일 휴가 나와서 친구랑 오토바이 타다가 사고가 났다는데, 너무 심하게 부서져서 어떻게 손도 못 대겠네.”응급의학과 레지던트는 대충이라도 뼈를 맞춰놓으려고 했으나 수십 개로 조각난 뼈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공은 정형외과로 넘어
미국 암학회 (ASCO) 에서는 그동안 연구문헌과 메타분석을 통해 암환자 진료시 과도하게 의료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억제하고 근거 중심의 자료를 바탕으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의료 행위의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학회는 다음의 5가지 사항에 대해 암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1. 진행성 암 환자 중 항암치료를 통해 이득을 얻기 어려운 환자, 혹은 완화적 치료나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를 하는 것이 더 나은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2.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암 진단시 병기 결정을 위해 PET-CT, CT, B
** 본문은 캐나다 마더리스크프로그램에서 J Obstet Gynaecol Can (2013)에 발표한 논문을 정리한 내용입니다.**마더리스크 프로그램의 설립 배경은 무엇인가요? 매년 많은 약물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약물에는 임신부 노출에 관한 안전 정보가 없습니다. 수백만 명의 여성들은 임신 중에도 치료가 필요한 상태입니다(요로감염증, 당뇨병, 입덧 등). 임신부의 약물 사용 시 태아 안전에 관한 정보 부족은 의사들로 하여금 적절한 약물 사용을 제한하게 하고, 모체는 부적절한 치료에 따른 위험, 그리고 태아는 독성의 위험에 놓여있습니다. 탈리도마이드 사건 이후로 의사들은 임신부에게 약물 사용을 피하도록 했고, 심지어 심각한 질병의 치료 또한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마더리스크의
세계의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인구증가는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인구증가에 따른 주거문제가 항상 큰 문제가 되는데, 예로부터 땅과 집에 들어가는 비용은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부담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런 부담을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의 창출로 전환할 수 있다면 어떨까? 집을 짓고, 이것이 해당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끌어내며.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적인 가치창출을 하게 만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연구자들이 함께 모여서 시골지역의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하
의대생에게 종양학 수업을 강의한다는 것은환자를 대상으로 혹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대중강의와는 다르다.간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는 의학적 내용을 근거로 하되'간호'의 관점에서 그 질환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병의 병태생리학적 과정을 빠짐없이 다 설명하기 보다는 병에 대한 impression을 갖는 정도로 설명하는 편이다.항상 강의에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전달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나 의대생 강의는 다르다.이들은 의사가 될 사람이기 때문에 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가르
임신 중 입덧은 가장 흔한 증상이면서도 특별히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그냥 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신 중 입덧이 심한 경우 임신부는 탈수되고 체중이 줄 뿐만 아니라 영양결핍으로 태아에게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입덧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콜센터를 운영하여 도움을 주기도 하고 입덧을 완화하기 위한 지침도 알려주고 약물을 포함한 치료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배포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캐나다 마더리스크프로그램에서 논문을 발표하였다.(Obstet
SNS가 거의 생활이 되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 연인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온라인에서 만난 커플과 오프라인에서 만난 커플들을 비교한 연구가 있었네요ㅎㅎ 커플 2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만나 결혼 한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 결혼한 사람들의 관계 만족도와 관계 유지율을 비교해 보니 온라인 커플들이 더 만족도도 좋고 관계가 잘 깨지지 않는 편이었다고 하는군요.의외인가요? :)근데 이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긴 하나 그 크기는 매우 근소(1~2%차이)해서 온라인 커플들이 더 관계가 좋았다고 결론 내리기 보다는
유기농은 비싸다.유기농은 맛없다.유기농은 귀찮다.그래도 그렇게 먹고 살면 좋은건 맞는 말이다.식생활은 평생 생활 습관이 되어야 한다.뭘 먹으면 암에 걸리고뭘 먹으면 암을 치료하고뭘 먹으면 암을 예방하고그런건 없다. 그렇게 몇가지 음식을 먹고 마는 것이 암에 걸리고 말고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 평생에 걸쳐 건강한 식단, 운동, 생활습관을 갖고자 노력하는 것이 내 몸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나는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단거 먹으면 안된다.짜게 먹으면 안된다.기름기있는 거 먹으면 안된다.그런 원칙에 얽매여 음식을 조절하라고 권유하지 않는다.항암치료는 내 몸의 정상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날씨가 갑자기 너무 더워져서 짜증 지수가 폭발ㅎㅎ이런 짜증을 불식시킬 수 있는(??) 따끈한 심리학 연구들 소개합니다 :) 이번에도 신기한 연구들이 많았어요.역시 사람은 알려고 하면 할수록 알게 많아지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ㅎ 1. 연인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아시나요? 의외로 사람들은 연인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자신이 연인에게 이상적인 사람인지 아닌지를 잘 알고 있다는군요.알면서 왜?!! 라는 반응이 나올 시점인가요ㅎㅎ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연인으로부터 '이상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을수록관계 만족도가 낮았다고 해요.연인으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고 있을수록 갈등도 많겠고.. 스스로도 관계가 좀 불편하다고 느낀다는 거겠지요.그리고 연인이 나에 대해
요즘에는 이런 말 잘 안 쓰는 듯 한데, 내가 의과대학에 처음 입학했던 10여년 전에는 Tailor-made medicine, 즉 맞춤의학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마치 재단사가 내 몸에 맞추어 멋진 양복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의사도 환자를 치료할 때 그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딱 맞는 치료를 행해야 한다는 그런 개념이었다. 지놈인지 게놈인지, 아무튼 인간의 유전자를 해독하고 점차 알아가면서 한편으로 많은 정보를 알게 되고(요즘 말로 빅데이터?), 그것을 활용한 개인화된 치료 접근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나같은 햇병아리 돌팔이가 심도 있는 연구를 해 볼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나름대로 맞춤의학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어린이 환자들을 수술방에 데리고 갈 때 하는 나만의 비법
피트니스 월드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작년 겨울부터 준비하여 올해 새롭게 나온 따끈따끈한 제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30대 다이어트는 달라야 한다' 입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어떤 말을 쓸까? 어떤 이야기를 할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의 처녀작(?)인 '몸짱의사의 성형다이어트'를 발간하고 어언 2년이 흐른 지금, 다이어트에 대한 저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죠.'몸짱의사의 성형 다이어트' 에는 살을 빼기 위한 이론적인 내용과 방법론적인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골라먹는 식사법과 시간대비 효율이 좋은 운동법..... 그런데 이번 책에는 그런 내용도 다뤘지만 그 외에 환경적인 부분,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뤄보았습니다.저도 살을 빼보았고, 살을 빼기위한 진료와 상담을 하면서 점점 느끼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 의사협회, 병원 등에서 수많은 논의를 거쳐 연명의료 관련 지침을 제정하여 공표한바 있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및 보건복지부에서 합의안을 발표하였지만, 진료현장에서는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주된 이유는 법적 책임문제입니다. 이런 법적 문제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없으면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들이 진료현장에는 많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간암으로 사망했던 xx할머니 (사망 당시 72세)의 실제 예입니다. 이런 일로 의사들이 경찰 및 검찰의 조사를 받고, 이를 피하기 위해 의사들은 방어진료를 하게 되고, 결국 불필요한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은 환자와 그 가족
누구나 - 암환자든 건강한 사람이든 - 유전자 검사를 하면 수천개의 유전자가 돌연변이가 존재한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다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이상은 돌연변이 말고 다른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는데 그중 돌연변이가 암을 일으키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돌연변이 연구를 주로 많이 하고 이것이 최근 유전체 연구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수천개의 유전자 돌연변이 중 암을 일으키는 것과 관련된 유전자는 실질적으로 약 300여개 정도 되고 이 중 유방암을 일으키는데 관여하는 유전자는 넉넉잡아 20-30개 정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진짜 강력한 유전자가 무엇인지도 대략 알려져 있다. 어느 정도 발생하는 지도 알게 되었다. 그 유전자 이상을 알게 되었다 해도 그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
하루에 적게는 2~3개, 많을때는 5~6개의 동의서를 받을 때,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병동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제약회사 볼펜을 쓴다. 빠른속도로 휘갈기며 글씨를 쓰는 의사들의 습성을 파악이라도 한 듯, 대부분의 제약회사 제공 볼펜은 빠른 속도의 필기를 support할 수 있는 부드러운 필기감과 끊기지 않는 잉크는 기본옵션이거니와, 손에 착 달라붙은 그립감까지 갖춘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공짜이기 때문에 많은 전공의 및 스탭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에게 있어서 제약회사 볼펜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존재일 뿐이다. 가운속에 넣어둔 볼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잃어버리기 일쑤다. 때문에 스테이션이나 책상에 굴러다니는 볼펜이 있으면 무조건 가운주머니에 꽂아놔야 한다. 내가 흘려버린 만큼 가운 주머니에 꽂아놔야
암보험, 또는 암질환 보장이 포함되는 종합 보험하나 들어놓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암환자를 보는 의사이지만 역시 암에 대한 두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나도 암질환 보장을 포함한 보험을 하나 들어놓고 있다. 보장범위가 대단히 넓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달에 8만원정도씩 내고 있다. 2005년에 가입하였으니 8년째 넣고 있고 사실 이 정도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계산해보니 거의 700만원 정도 넣은 셈이 되었다....) 근데 사실은 나도 이 보험의 보장범위에 대해 정확히는 모른다. 의사여도 약관을 다 의학적으로 검토하고 가입하기란 쉽지 않다. 아무튼 암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공통적인 것이다. 큰 병에 걸려도 안심하자는 것. 그러나 보험회사들이 그렇게 믿고 돈을 차곡차곡 내온 고객들을 정말 황당하게
오늘 아침 뉴스에 미국 오레곤 주에서 유전자조작(변형) 밀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나오더군요. (사실 유전자 '변형'이라고 부를 것이냐 '조작'이라고 부를 것이냐도 복잡한 문제인데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전에 경향신문 칼럼에 썼던 글 "이 글라이포세이트는 식물의 아미노산 합성을 저해해서 식물을 죽이는데 그 중에서도 방향족 아미노산(트립토판, 페닐알라닌, 타이로신)의 합성에 관여하는 5-enolpyruvylshikimate-3-phosphate synthase(EPSPS)를 저해합니다. 그런데 미생물 중에는 글라이포세이트에 견디는 놈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미생물들의 하나인 Agrobacterium strain CP4의 EPSPS 유전자(CP4 EPSPS)를 식물에 집에 넣어 라운드업 제초제에 견디는 품종
오늘은 우리병원 에비슨 심포지엄이 있는 날이다. Personalized medicine : individualized strategy for diagnosis and treatment 때가 때이니 만큼 화두가 되고 있는 Genomic study 와 관련된 논의가 많다.세포주(cell line)나 동물 실험결과로 유추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환자 조직을 얻어 sequencing 을 하면 그 사람의 유전자 변이를 다이렉트하게 알 수 있고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유전자 변이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타겟으로 하는 약이 있다면 그 약으
72세 할아버지, 몇달째 허리 아픈게 낫지 않아 신경외과로 오셨다. 아픈 곳을 중심으로 척추 MRI를 찍어 보니 척추 곳곳에 전이가 된 암병변이 의심되었다. 그 중 일부 척추에 골절이 오면서 신경이 눌렸는지 다리도 저리고 걷지도 못하고 진통제를 써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았다. 한두군데 병이 있는게 아니라 너무 병변이 넓어서, 속히 원발암을 진단해서 원인이 되는 암에 따라 항암치료를 하는게 필요하였다. PET-CT에서 뼈 이외의 다른 곳은 이상한 곳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뼈에서 조직검사를 하였다. 뼈 조직검사는 딱딱한 뼈에서 칼슘을 빼고 조직을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조직검사보다 조직을 처리하고 염색하여 결과를 보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아프고 힘들지만 어쩔 수 없이 이상이 보이는 뼈에서
심장사상충은 이름에 심장을 달고 있지만, 정확히 말해서 ‘심장’에 기생하는 녀석은 아닙니다. 보통은 폐동맥에 기생하며 폐조직과 혈관에 손상을 입혀 증상을 나타내지요. 하지만 감염량이 너무 많아지면 혈관 내에 기생할 자리가 없어져 심장까지 밀려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혈관 뿐만 아니라 심장에서도 발견이 되지요. 그럼에도 심장사상충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맨 처음 1856년 심장사상충을 분류하고 이름 붙인 사람이 개의 심장에서 기생충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또 혈관보다는 심장에 들어있는 기생충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한 탓도 있었겠죠. [/c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