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시절, 감히 말하건대 의대생이라면 예외 없이, 부신 스테로이드 합성의 주요 경로를 설명한 작은 사각형 격자로 둘러싸인 미로에서 방황했던 기억이 남아 있을 것이다. 콜레스테롤이라는 발원지에서 시작하여 마치 작은 폭포의 연속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던 험란한 꼬불길을 평생 지천으로 들락거리게 될지를 그때는 예상하지 못했다. 선천성 부신 과형성증은 부신 피질의 스테로이드호르몬 합성에 관여하는 경로에 관련된 여러 효소들의 결핍으로 코르티솔 및 알도스테론의 합성이 감소하여 부신피질저하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서 뇌하수체의 부신피질 자극호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인다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유전상담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했을 때 나의 나이는 20대 후반이었다. 동양인이어서 어려 보인다는 편견에다 20대의 경험 없음이 환자들을 상담할 때 고스란히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라 더 그랬을 수도 있지만, 자신감도 떨어져 어려 보이는 게 싫었던 적이 그때 말고 또있을까 싶다.(절대 어려 보이는 얼굴이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며 내 사업을 시작하고, 또 결혼도 하고 아이 둘을 낳고
미국의 6세 희귀질병 환자였던 니콜라스 볼커가 최초로 발전된 유전체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은 2011년 유전자 진단 학계와 업계를 떠들석하게 했다. 내가 처음으로 희귀질환 진단 문제에 대해 알게된 것도 그 때 였다. 이 후 2016년 니콜라스 볼커 사례를 책으로 엮은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 원제: One in a billion)’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하고, 또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희귀질환 진단을 혁신하는 기업 쓰리빌리언(3billion)을 창업하게 될 줄은 당시로선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니콜라스 볼커의 사
30여 년의 의과대학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연구실에 널브러져 있던 자료들을 하나씩 둘씩 정리하였다. 책꽂이에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전문 서적과 각종 학회에서 받았던 자료집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손때들이 묻어 있었고, 특정 페이지가 접혀 있거나 포스트잇이 첨부되어 있었다. 치열했던 대학 교수로서의 삶의 흔적은 당연히 논문 작성과 관련된 자료들 모음집이나 참고문헌들의 묶음에 단단히 스며들어 있었다. 수정본을 만들기 위해 몇 날을 뜬 눈으로 지새우던 지난날들은 머지않아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을 남의 일처럼 느껴질 것이다. 시간은
당뇨병 만큼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병이 있을까? 하지만 여전히 정복하기 어려운 병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올라가는 병이지만 혈당이 올라가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고혈당의 정도도 천차만별이다.인슐린을 흔히 당을 떨어뜨리는 호르몬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혈액 내 포도당의 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어딘가 우리 몸 장기의 세포 안으로 포도당이 이동을 한 것이다. 인슐린의 주 작용은 근육세포나 뇌세포 안으로 포도당을 집어넣어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당연히 우리 몸이 움직이는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근육세포에 포도당이 들어가야
날씨가 추워지면서 낙상으로 인한 골절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흔히 엉덩이 관절이라고 이야기하는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관절로 직립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구조물 중 하나인데 몸의 근육양이 적고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층에게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그런데 중장년층을 포함한 50대 이상이라면 고관절 골절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50세 이상에서 고관절 골절이 발생한 이후 1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17~33%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어지간한 암생존율보다 낮은 수치다.고령의 고관절 골절 환자의 경우, 나이
평소 다리가 저리고 걸을 때 통증이 느껴지며 다리에 힘이 풀리는 증상이 반복되어 병원을 찾게 되면 의외로 허리를 검사해 보라는 진단을 받을 수 있다. 허리는 크게 아프지 않아 허리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사실은 척추 뼈 뒤쪽,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 또는 추간공이 좁아져 하체 쪽으로 가는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일 수 있기 떄문이다. 이러한 경우를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부르는데 척추관이 좁아지는 과정은 천천히 진행되므로 처음에는 별 증상이 없이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2차 진단' 혹은 '2차적 자문'은 환자가 원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중 하나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진단에 대해 확인을 하기 위해 검사 결과를 들고 다시 진료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적인 질환에 대해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찾기 위해 여러 의료기관에 가는 경우인 '의료 쇼핑'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2차적 자문은 전문의가 진단을 내렸을 때 그 진단을 명확히 하기 위해 또는 치료 방법에 대해 다른 방법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전문의를 찾아 견해를 듣는 것으로 예를 들
미국 암학회에서 암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3338명을 인터뷰하여 조사한 연구결과가 암학회지 온라인판에 기고된 적이 있는데 응답한 957명을 분석한 결과 인종과 수입수준, 학력 수준에 따라 상당히 큰 차이를 보여줬다고 한다. 그중 폐암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믿음 세가지를 뽑아 살펴보았다.잘못된 믿음 1 : 대기 오염이 심한 도시에서 사는 것이 매일 담배를 한갑씩 피우는 것보다 폐암 위험이 더 높다.미세먼지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지 몇년이 지나고 있는 한국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5일은 뉴욕타임즈의 조디 캔터와 메건 투헤이가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수십년간에 걸친 성범죄에 대해 폭로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해당 기사로 두 기자는 퓰리쳐상을 받았지만 와인스타인은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을까?기사가 발표되자 와인스타인은 자신이 설립한 와인스타인 컴퍼니에서 해고됐으며, 각종 영화계 협회에서도 회원 자격을 박탈당했고 지난 2월 회사는 파산을 선택했다. 당시 와인스타인은 미국을 떠나 외국의 성중독 치료센터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론은 와인스타인이 정신적인 문제를 빌미삼아 수만달러
히포크라테스 선서라고 알려진 이 선서는 사실 2차 세계대전 후 나치에 협력한 의료인들에 대한 반성과 윤리강령의 필요성 차원에서 세계의사협회가 1948년 발표한 '제네바 선언'입니다. 당시 상황을 반영해 인종, 종교, 국적 등을 초월해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킨다는 내용이 첨가되는 등 원래 히포크라테스 선서와는 다른 면이 많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번째로 우선시한다는 내용일 것입니다. 히포크라테스스 선서를 영어로 번역한 것을 보더라도 증명이 됩니다.~ according to my judgmen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라는 진부한 문구로 가정 내에서 항상 지적받는 것은 남자로 태어났다는 생태학적인 이유 때문일 수 있다. 물론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위해 프라이버시를 침해 당하면서도 서서 소변누기를 강요하는 무언의 사회적 압력 또한 절반의 책임이 있겠다. 모든 것이 사랑스러운 남편일지라도 한 가지 용서가 안되는 것이 바로 화장실에 남겨진 소변의 흔적인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걸까? 부주의함도 이 사태에 대한 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궤적과 힘조절에 실패하는 것은 어찌보면 기술의 부
눈 앞에 아지랭이처럼 자그마한 벌레나 실타래가 아른 거린다고 느낀다면 십중팔구 비문증을 의심할 수 있다. 비문(飛(날 비)蚊(모기 문)症)은 말 그대로 눈앞에 먼지나 머리카락, 벌레 같은 것들이 떠다닌다고 느끼는 것인데 10명 중 7명 정도가 경험할 정도로 상당히 흔해 이 자체가 질병이나 질환을 뜻하지는 않는다.비문증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알아보려면 먼저 우리의 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봐야 한다. 탁구공 만한 크기의 우리 눈 속은 유리체라는 것이 가득 채워져 있는데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무색투명한
뉴질랜드의 의학연구재단(Medical Research Institute in New Zealand)에서 발표한 과거의 한 자료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하는 DVT (Deep vein thrombosis)환자의 1/3이 회사원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혈액의 저류와 함께 혈전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장시간 앉아서 일해야 회사원들에게는 숙명과 같은 것이다. DVT는 Deep vein thrombosis의 약자로 의학용어로는 혈전이고 쉽게 얘기해 혈관 내부에서 돌아다니는 피딱지를 의미하는데 혈관속의 이러한 혈전은 혈액 순환
흔히 디스크로 알려진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 사이 충격을 완화해주는 디스크가 노화현상으로 닳고 터져 그 안의 내용물이 바깥으로 비집고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주변의 척수 신경이 눌리면 통증이 생기거나 이상 감각이 느껴질 수 있다. 흔히 허리에서 시작해 엉덩이와 다리로 방사되는 통증과 저린 증상을 호소하며, 이러한 증상은 허리를 굽힐 때 더 심해진다. 따라서 양말을 신거나 머리 감을 때 많이 아파하고, 또 오래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한다면 추간판 탈출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허리를 펴기가 어렵고 걷다
영국의학저널의 사례 보고서(BMJ Case Reports)에 따르면 "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살구씨 추출물을 5년간 매일 복용한 한 남성이 청산가리 중독에 걸렸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해당 남성은 병원에서 수술을 하기 위해 마취상태에서 측정한 혈중 산소 수치가 비이상적으로 낮게 나타났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의료진이 혈액 검사를 한 결과 청산가리 수치가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그에 따르면 5년간 매일 두 찻숟가락으로 수제 살구씨 추출물을 섭취했고, 허브 과실 씨 보충제를 매일 세 알 복용했다고 말했다. 의
10월 초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귀네스 팰트로,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배우들은 물론 회사 여직원 등을 상대로 30여 년간 성추행,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미투 캠페인(#MeToo)'은 시작되었다. 이후 찰리쉰, 에드 웨스트윅, 아버지 부시 대통령, 우버 CEO 트레비스 칼라닉, 스틴 호프만, 케빈 스페이시, 래리 나사르(미국 체조팀 주치의)까지 내재되어 있던 성범죄의 그늘이 미국 사회의 모든 산업군에 독버섯처럼 퍼져 있다는 것을 한달여 만에 체험하게 된다.이후 미투 캠페인은 글로벌
세기의 대결이라 불려졌던 메이웨더 대 맥그리거의 복싱 경기. 하지만 이 경기의 진정한 승자는 어쩌면 독일 헬스케어업체인 '닥터볼프(Dr.Wolff)'일 수 있다는 분석이 화제다. 닥터볼프의 일명 카페인 샴푸라 불리는 남성 전용 샴푸가 경기 중간 광고로 나왔고 해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올리브영 매장에서는 한 때 품절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고 한다.하지만 이러한 상업적인 성공 뒤에 과연 카페인이 모발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수도 있는데 실제 해당 제품이 국내 판매가 된지는 벌써 4년째가 되어가고
대마초가 의료적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19세기 말 이후 유럽에서 점차 그 사용이 줄어들게 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약으로 사용하기에 효과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대마초는 아시아(중국, 인도)에서 기원전부터 통증 조절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이것이 19세기 중반 Willian B. O'shaughnessy라는 의사를 통해 유럽으로 건너가게 된다. 하지만, 흡연용 대마초의 약효가 생산지와 가공방법에 따라 일정하지 않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 추출물로 Merks사와 BMS, Lilly 같은 제약사에서 약으로
IOT, 빅데이터, AI와 더불어 IT산업의 차세대 키워드로 자리잡은 클라우드 서비스.비용절감과 전산자원의 효과적인 사용이 필요하지만 전문인력 없이는 한걸음도 나가기 힘들었던 현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기까지 아직 클라우드 서비스의 갈길은 멀다. 헬스로그는 각국의 헬스케어와 관련된 서비스를 차례로 소개하고 4차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미래를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