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비타민 D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비타민 C, 비타민 E(토코페롤), 오메가 3 등 영양제/건강보조제는 어떤 유행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비타민 C나 E 그리고 셀레늄 등에 대한 열풍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결론지어지고 있습니다.

비타민 D도 결국 그런 유행 중의 하나가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심상치 않아 보이는 면도 있습니다. 모든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하나의 목소리로 "이 영양제는 꼭 먹여야 한다."는 것은 철분제제 외에는 이제까지 없었으니까요. 비타민 D에 대해서 왜 필요한지, 얼마나 필요한지, 어떤 부분이 불확실하고 어떤 부분이 과장된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비타민 D는 무엇인가요?

비타민 D는 칼슘과 인의 대사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지용성 비타민입니다. 칼슘과 인은 뼈의 대사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체내의 여러 대사에 관여합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비타민 D는 뼈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일.단.은.


2.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나요?

직접적으로는 구루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증상이 아예 없는 경우에서부터 칼슘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련, 보챔, 활발하지 못함, 근육 긴장 저하, 근력 저하, 운동발달 지연, 성장 장애, 그렁거림, 쌕쌕거림, 호흡기 감염 증가, 다리의 휘어짐, 치아 발육 부전, 심장 근육 병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구루병이 뭔데요?

비타민 D 결핍으로 인해 성장판에 이상이 생기고 뼈가 약해집니다. 특히 무게를 받는 하지는 휘게 되어 심한 O 다리가 되거나 X 다리가 되기도 합니다.



12. 비타민 D를 과량 복용하였을 때는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3-18개월 사이에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데, 성장속도가 빠른 것과 연관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청소년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비타민 D는 어떤 아이들에서 부족하게 되나요?


결론은, "모든 아이들" 입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렇습니다. 특히 완전 모유 수유를 하는 아이들의 경우 위험성이 더 높습니다. 그리고 사실, "모든 성인들" 도 그렇습니다.

하루 1000ml 이하의 우유를 섭취하는 모든 아이들은 충분한 비타민 D를 섭취하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돌 전에도 하루 1000ml 이상의 우유를 권하지는 않고, 돌 이후에는 오히려 500ml 이하를 권장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결국 모든 아이들이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비타민 D 섭취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큰 아이들이나 성인에서도, 정상적인 식사를 하여도 부족한 거의 유일한 영양소가 바로 비타민 D 입니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태양 아래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무척 부족하기 때문에 비타민 D가 부족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5. 모유에는 아기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다 들어있지 않나요?

모유에는 구루병을 예방할 만큼의 비타민 D가 충분히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분유 수유나 혼합 수유를 권할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비타민 D 는 비교적 저렴하게 보충이 가능하고 이 외에는 분유와 아예 비교할 수도 없는 장점들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유수유를 하는 신생아들은 생후 1-2주차 정기 진찰에서 소아청소년과 선생님에게 비타민 D 복용에 대해 문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6. 아기가 매일 외출해서 한두 시간 일광욕을 한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6개월 이하 아기에서는 아예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 외의 아이들도 SPF 15 이상의 자외선 차단크림을 사용하거나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외출은 가능한 한 제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비타민 D 부족보다는 피부암의 문제가 훨씬 무섭기 때문이지요.

직사광선 아래에서 일정시간 일광욕을 한다면 엄청난 양이 생성되기는 하지만 날씨, 구름 낀 정도, 공해 정도, 위도에 영향을 상당히 받기 때문에 위도 35도 이상 지역에서의 겨울철이나 그 외 지역에서도 아침과 저녁에는 비타민 D의 생성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위도가 높은 곳일수록 비타민 D 부족은 더 심하지요.


7. 구루병에 걸렸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아이가 걷기 전에는, 일부러 X-ray 사진을 찍기 전에는 임상적으로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아기가 걷는 시점에 다리가 많이 휘어져 보입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도 돌 전후의 아이들은 약간 O 다리처럼 보이기 때문에 아주 심한 정도가 아니면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손목과 발목이 부어 보이기도 합니다. 성장이 또래에 비해 많이 느린 경우도 많습니다. 구루병이 아니더라도 비타민 D 가 부족한 아이들은 비슷한 환경, 연령의 아이들에 비해 호흡기 감염이 더 잦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8. 에이 - 그래도 모든 아기들에게 부족한 것은 아니지 않나요?

매스컴에서는 영유아의 80% 이상이 구루병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는 아이들에서 비타민 D 부족, 비타민 D 결핍, 무증상 구루병의 유병율이 매우 높음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구루병 이외에도 비타민 D 부족과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질병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소아 천식
2) 아토피 피부염
3) 모세기관지염
4) 기타 알레르기 질환
5) 소아 비만
6) 1형 당뇨병
7) 임신성 당뇨병
8) 10대 여학생에서의 성장지체, 근력약화, 치아 약화
9) 만성적인 근육통
10) 고혈압, 심근경색, 뇌출혈 등 심혈관 질환
11) 다발성 경화증
12) 정신분열증, 양극성 장애
13) 유방암, 대장암 등 17 종의 종양



9. 어랏? 만병통치약 분위기로 가는 것을 보니 영 찜찜한데요?

예민하시군요! (윙크!)

훌륭한 지적입니다. 대사에서 비타민 D를 필요로 하는 곳은 골격계 이외에도 작은창자와 큰창자, 면역세포, 췌장, 뇌, 심장, 피부, 생식선, 전립선, 유방 등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으므로 분명히 이 질병들과 어느 정도든, 어떤 식으로든 연관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이 질환들에서 비타민 D 부족이 관찰되었으며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 비해 유의한 차이를 보인 것 까지가 사실입니다. 비타민 D 부족이 각 질병의 원인으로서 작용할 지 단순히 동반된 상태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게다가 원인 중의 하나이더라도 비타민 D를 보충하여 그 질병이 예방될 것인지도 아직 알려진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1) 소아 천식, 2) 아토피 피부염, 3) 모세기관지염, 4) 기타 소아 알레르기 질환, 5) 소아 비만에서의 예방효과는 비교적 여러 연구 결과가 반복되어 발표되고 있으며, 영유아기에 충분한 비타민 D를 공급하였을 때 성인에서 1형 당뇨병 및 다발성 경화증이 감소한다는 결과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물론 구루병은 확실히! 예방하지요.

이에 더하여 비타민 D 영양제는 비교적 저렴하게(하루 약 300-500원) 보충할 수 있고 영양제에 의한 부작용은 매우 드물면서 비타민 D 부족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한국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물론, 미국 내분비내과학회와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도 전 연령층에 비타민 D를 권하고 있습니다.


10. ㅇㅋ! 그럼 비타민 D를 보충하려면 그냥 아무 영양제 먹이면 되는 건가요?

아닙니다. 현재 한국에는 공식적으로 판매 중인 비타민 D 단일제제는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페디오키디와 써니D 드롭입니다. 기타 영양제는 모두 복합제여서 충분한 양의 비타민 D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다른 영양소를 과량 섭취할 염려가 있습니다. 단골 소아청소년과 선생님께 상의하시는 게 제일 안전한 방법입니다.

비타민 D 단일제제로서 정식으로 판매하는 페디오키디 등은 각 지역 소아청소년과 또는 소아청소년과개원의협회 사이트에서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11. 에 - 그거 말고도 "꾸-(으허허헝) 바이트"도 비타민 D 제제 아닌가요?

맞습니다. 다만 정식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트걸님 요청으로 꾸-으허허헝 바이트에 대해서)
성분 표를 보면 비타민 D 가 하루 9마이크로그램 들어있다고 하면 이는 표준단위로 환산하면 360IU 입니다. 하루 권장량이 1세 이하는 400IU, 1세 이상은 600IU((권장량 상향조정 중)이니, 하루 1정씩 복용한다면 1세 이전에서는 문제없지만 1세 이후는 조금 계산이 필요합니다. 일주일 동안 11정을 잘 나눠서 먹이면 되겠습니다. ;;;;

용량 자체를 맞추는 것은 계산을 하면 됩니다만, 만 3세 이전에는 흡인의 위험성 때문에 이런 형태의 약제나 음식을 권하지 않습니다.(제품설명서에서는 2세 이후를 권하고 있습니다.)3세 이전의 아기들을 위해서는 엄마가 으깨(젤리형태라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서 주시거나 다른 제품을 찾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다른 알고계시는 제품을 제보하신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코멘트 하겠습니다.


12. 비타민 D를 과량 복용하였을 때는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보통 하루 권장량의 700배 정도를 하루에 먹었을 때 중독증상이 발생합니다. 구토, 설사, 경련, 신장에 칼슘에 침착이 생겨 요로 결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권장량의 3배 이상 용량을 수개월간 복용 시에 역시 중독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비타민 D는 구루병을 확실히 예방하고, 소아 천식 및 모세기관지염과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식사만으로는 충분히 보충할 수 없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추가 조치가 필요합니다. 단골 소아청소년과 선생님께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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