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지 않게 항공기 내부에서의 의학적인 응급상황이나, 사망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항공 전문 블로거인 마래바님의 포스트에서도 항공기내 응급상황에 대해 접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조금 더 근본적으로 항공기내 응급(이하 응급은 의학적 응급상황만을 뜻함) 상황에 현실적으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며 어떤 한계가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달에 미국의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s)의 비행기가 Haiti 에서 돌아오는 중에 44세 여성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에 적절히 대처했는가는 아직 조사중입니다. 그 여성의 사인은 모르겠습니다만, 대표적인 응급 상황인 심정지(cardiac arrest) 환자가 기내에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지요. 그렇다면 승무원은 어떤 조취를 취하게 될까요? 또 이를 대비해 얼마나 승무원들은 교육을 받았을까요? 어디까지 처치를 할 수있을까요?


모든 항공사는 승무원의 인명 구조에 대해 기본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BLS(Basic Life Support)라고 하는 기본적인 소생술과 일부 항공사의 경우 제세동기 작동까지 교육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이 빨라야 몇 개월 (대부분의 경우 24개월에 1회)에 한번 있으니 배웠다고 해서 응급상황에서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의료진을 찾게되는데, 의사나 간호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능숙한 응급처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참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진료실에서 손발이 맞춰진 상태도 아니고 어떠한 약물과 장비가 구비되있는지도 모른다는 문제가 있고 사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전문과에 따라서는 심정지란 응급상황에 있어 전문심장구조술(ACLS) 시행한지 오래된 (저 역시 그러합니다)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승무원이나 일반인들보다는 나을테니 나서야겠지요.


그래서 항공사는 비행기 내부의 응급상황에 따른 프로토콜을 만들고 지상에 있는 의료진에게 의료 자문을 구합니다. 비행기 내부에서의 의료진도 이들의 무선 지시에 따르거나 상의하면서 처치를 하게 됩니다. 미국의 항공사의 의학 자문을 해주는 회사인 MedAire의 자료에 따르면 비행기의 응급상황은 예상보다 많습니다. 작년 한해 이 업체를 통해 의료자문을 받은 경우가 17,084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이 경미한 경우지만, 649건의 경우는 회항을 결정했고, 97명의 사람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메이칸 에어라인의 대변인 Tim Smith과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하루에 25만명의 사람들이 비행중이라고 합니다. 한 도시의 인구가 하늘에 날라다니는 셈인데요, 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응급 상황이 하늘에서도 비슷한 확률로 일어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상에서 처럼 완벽한 응급구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법률적인 문제가 항상 덜미를 잡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등 의료인의 응급 구조에도 결과에 따라 소송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만, 승무원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러가지 기록을 남기고, 항공사에서 보호를 해준다고 하지만, 소송이란 것이 판결 결과와는 별개의 피해를 주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한 분쟁 소지 때문인지, 미 연방 항공국(FAA) 권고안에서는 승무원들이 혈관으로 약물 주사는 하지 말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승무원들은 최소한의 교육을 받은 것이지 병원 응급실의 의료진이나 구조 요원들이 처럼 인명구조 전문가는 아니라는 것이겠죠.


현재 항공기내의 응급상황이나 전시에 전방에서의 응급상황등에 있어 원격진료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루프트한자(Lufthansa) 항공에서는 이러한 원격진료(Telemedicine) 시스템을 적용하여 환자의 혈압, 맥박과 혈중 산소포화도, 심전도를 지상 의료진이 인터넷을 통해 모니터링 가능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술 발전이 있을 테지요. 그러나 아직은 아주 기본적인 모니터링 기능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누군가 지시를 받아 의료 행위를 해야함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론은 항공기내 응급상황은 지상에서와 달리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지상에서 빠르게 응급실로 갔다면 살수 있는 환자도 항공기 내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승객들은 비행 중에도 의료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행기에서 119 구조대를 불러 병원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3만피트 상공에서는 비행기 내부의 구급함에 의지해 회항할 것인가 아니면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 빠를 것인가 고민이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만성질환자(당뇨, 혈압, 간질, 우울증, 심질환...), 최근 수술을 한 경우, 암환자의 경우 비행을 계획한다면 주치의와 상의하여 비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으며, 동승자에게 복용 약물과 기저질환에 대해 미리 알리거나 카드를 작성하여 소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너무 우울한 이야기만 했네요. 하나 조금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면, 제세동기(defibrillators)를 1997년 부터 구비해 승무원들에게 교육했던 아메리칸 에어라인에 따르면 제세동기를 이용해 81명의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고 하네요. 제세동기는 지금 대부분의 대형기에는 기본적으로 갖춰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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