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대한 의료 커뮤니케이션 학회가 있다는 것을 듣고 가입만 해두었는데
"의료인을 위한 보이스 트레이닝 워크숍"이 열린다는 메일을 6월에 받았습니다.

서울에서 열리고, 현장 등록 8만 원, 사전 등록 6만 원이라는 공보의에게는 초큼 부담스러운 비용에 고민을 조금 했는데요.

하지만, 아래의 소개 글을 읽고 나서는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 + 공보의 생활로 얻은 전라도 사투리 + 어설픈 서울말 + 힘없는 말투"라는 슬픈 history를 소유한 제게 한 줄기 희망이 보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신청을 했지요.

참고로 메일에 소개된 워크숍의 내용은 아래와 같았고요~


주제: 의료인들을 위한 보이스(발음, 발성, 호흡법) 트레이닝
 
강의대상자:
- 평소 환자들로부터 재차 설명을 요구받거나 목소리가 웅얼거려서 잘 안 들린다는 얘기 듣는 의사
- 진료 시 설명을 하고 나면 힘이 들거나 오전이나 오후 특정 시간대에 설명하기가 더 힘든 분
- 의료커뮤니케이션 강의를 하고 계신 의학교육자
- 평소 강의를 많이 하고 있는 강사, 교수

강의 세부 내용:
- 개인별 목소리 진단 / 목소리 타입과 음량체크
- 발성의 메커니즘 이해
- 정확한 복식호흡 방법 습득
- 낮고 웅얼거리는 목소리를 바꿔주는 혀 체조 & 작은 목소리를 크게 만드는 호흡 조절법
- 단조로운 변화 없는 목소리를 바꿔주는 소프트 키워드 강조법 등


평소 말하는 것과 관련해 제 느낌을 조금 더 말하면,
앞서 말한 슬픈 history 외에도 설명을 빨리하는 버릇이 있고, 이야기하다가 숨이 차서 말이 끊어질 때도 잦았습니다.

환자를 많이 보는 것이 아님에도 설명을 많이 한 날에는 힘이 빠지거나 살짝 목이 쉬기도 했었고요.
이 때문에 병원에서 수많은 말을 해야 할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기도 하더군요..(문진, 상담, 각종 동의서 받기 등등)

또, 라디오 방송을 1년 반 가까이 하고 있는데요.
10분 정도의 짧은 전화 연결이지만, 혀가 꼬이고, 발음이 새고, 호흡이 딸려 민망한 경험도 많이 했습니다.
방송 마치고 녹음한 것을 모니터하면 진행자분과 극명하게 비교되는......ㅠ_ㅠ
 
아무튼 이러한 문제와 고민이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워크숍을 통해 상당 부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워크숍은 서울대학교 치과 병원 세미나실에서 총 세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고요.
목소리의 중요성부터 목소리를 구성하는 핵심 세 요소에 대해 공부하고, 연습하고, 코치를 받았습니다.

SBS에서 성우로 활동하시는 강은하 선생님께서 맡아서 해주셨는데,
그 짧은 시간에 각 사람의 말하는 버릇과 문제점을 찾아 고쳐주는 능력이 탁월하시더군요. +_+
(저는 단어의 마지막 음절을 길게 빼는 습관이 있었고, 빨리 말하는 것 등이 문제였습니다. )

워크숍을 하고 느꼈던 점 두 가지는 복식호흡과 말하는 것도 연습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효과를 보려면 복식 호흡을 몸으로 익히고, 발성 연습도 하루 20~30분씩 해서 한 달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쉽지 않죠? 필살의 비법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노력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아무튼, 세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갔고요. 개인적인 질의응답과 상담을 끝으로 워크숍이 끝났습니다.

많은 분은 아니었지만, 전국 각지(전남, 대구, 제주도 등)에서 의사(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성형외과, 내과 등) 선생님을 비롯해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님까지 다양한 분이 참석해서 놀라웠고요.
강사님 포함 시간이 되는 몇몇 분과 함께 저녁도 함께했는데, 맛있어서 행복했습니다. ㅎㅎ

매년 한 두 차례 이와 같은 워크숍을 계획 중이라는데요. 열심히 연습해서 심화 과정도 듣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

아래는 인증샷


 
서울대학교 병원에는 처음 가보았습니다.
여유가 있었으면 병원을 둘러보고 싶었는데 그냥 발도장만 찍고 와서 아쉬웠습니다.
 


네티즌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라고 하는데요.
모든 커피의 기본이 에스프레소이듯이 오늘 배워가는 것이 에스프레소라고 하셨습니다.
에스프레소를 잘 만들어야 목소리라는 악기를 잘 사용할 수 있다고.... ^^



혜화동 들풀이라는 한정식집입니다. 사진은 마지막 코스인 연쌈밥... +_+
학회장님과 제주도에서 오신 신경외과 선생님, 인문학을 전공하신 선생님, 강사님 그리고 저, 다섯 분이 남아 뒤풀이를 하였습니다.

다들 구면이시고 저 홀로 처음이라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는데요. (중간에 헬스로그 홍보는 했지요. ㅎㅎㅎ)
50대를 넘긴 나이에도 진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시고 자기 계발에 힘쓰시는 모습에서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의사의 길은 정말 끝이 없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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