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병원이 있는 곳은 꽤 유명한 외고가 있고...중고등학교가 몰려 있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고등학생들의 진료도 많은 편이지요. 고2,3학년들의 스트레스성 질환들도 많고 불규칙한 식사와 야식 등에 의한 역류성식도염도 많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면 학원에서 11시쯤 돌아와서 배고프니 야식을 먹고 새벽 1,2시에 자는 생활이 반복되는 아이들도 많이 보입니다. 이렇게 청소년기를 보내서야...하는 생각이 많이 들지요.

그런데...요즘 이상한 점들을 발견했습니다. 멀쩡한(?)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대개 다니던 학교에서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어제도 16살 된 여학생이 왔는데 물어보니 역시 학교를 자퇴하고 "재수학원"을 다니며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팔다리도 가늘고...운동도 통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 학교를 그만두고 재수학원을 다니냐고 했더니 "학교에서는 쓸데없는 것만" 가르쳐 주고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입니다. 본인의 생각이냐 아니면 부모님의 생각이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생각이었답니다. 그래서...지금은 어떻게 생각 하냐고 했더니 공부를 하는 것은 지금이 낫지만 사회생활 같은 것을 생각하면 학교를 다니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더니 직원 중에 교회를 다니는 직원 말이...그 교회에도 대안학교나 홈스쿨을 하는 아이들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즉.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글쎄요. 이런 현상은 어떻게 설명이 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공교육이 그렇게나 형편없는 것인가요? 아니면..그렇게 자퇴를 하고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이상한 것일까요? 이런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불신을 받는 공교육을 만든 사람들은 누구며...누가 그 책임을 져야하는 것일까요? 많은 의문점이 들었던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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