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를 찾아보면 항상 꼽히는 것이 '알렉산드리아의 등대'이다.
기원전 280-250년 무렵에 이집트 파로스섬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등대라고 하며, 높이는 135m 였다고 전해진다. 등대 꼭대기의 전망대에서는 반사렌즈에 비친 불빛이 40여 km 밖에서도 보였다고 하며, 빛을 한 곳에 모아 적선을 불태우기까지 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등대가 있었다는 위치에서 유적이 발견되어 기능은 몰라도 실제로 거대한 건축물이 있었다는 것은 현재 알려진 사실이다.

현대의 이집트인들이 자신들 조상의 역사를 자랑스러워하여 고대에 있었는지를 모를 이 등대에 대하여 국가적 자랑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일 현대의 레이져광선이나 스타워즈의 광선검이 '알렉산드리아 등대의 원리에 기반한 이집트 과학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면 세계인의 반응이 어떠할까?
 


중국의 청동기시대에 쓰여졌다는 '황제내경'은 황제란 옥황상제의 아들이 중국 한족의 왕으로 하늘에서 내려와 지배하면서 가르쳐준 천지만물의 비기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황제는 '누루 황'으로 고유명사이다. 그리스신화에서처럼 '황제'는 농경과 의학의 신이라고 중국 한족의 신화이다. 중국 한족의 천자는 하늘에서 내렸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중화중심주의, 선민사상의 표현이기도 하다. 실제로 황제내경은 여러 사가와 중의사들의 문파들이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하고자, 각각 적은 책들이 합쳐진 것으로 역사가들은 본다고 한다.

이 황제내경에 '일광구'라는 것이 나온다. 이 일광구란 볼록렌즈로 빛을 모아 쑥에 불을 붙이면 양기가 모인다는 것이 나온다는 것이다. 불을 붙이기 어려운 시절이니 별의별 방법으로 불을 붙였을 것이고, 이런 볼록렌즈로 피부를 자극해서 기를 모은다는 상상도 했을 것이다. 지금도 세계 각국의 아이들은 볼록렌즈로 피부를 자극하여 장난을 치고 있고 있으며, 얼마 전 우리 둘째 아이도 짐보리 풍선을 볼록렌즈로 구멍을 내어 큰 폭발을 만들었다... 첨언하면, 황제내경에는 겨울에 햇볕을 받아야한다는 '시'같은 내용이 있는데, 이것이 현대의 피부성형기기를 사용하는 한방적 원리라고 현 한의사협회와 복지부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조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박물관에 '볼록렌즈'로 뜸을 뜨는 것을 자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관람하는 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만... 그런데, 현대의 레이저광선을 보면서 중국에서 '황제내경에 근거한 중국에서 유래한 기기'라고 주장하면 어떤 소리를 들을까? 아니, 중국도 아니고 한국에서 '레이저는 우리가 형님으로 모시던 중국 한족의 전설의 고서인 '황제내경'에 기반한 중의학기기이다.'라고 한다면 어떻게 보여질까?

설마 이 정도로 국수주의적이며, 사대주의적인 주장이 가능하냐구?

현실은 아래와 같다.
1. 대한민국의 한의사협회에서는 위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2. 지난 2010년 고등법원의 판사조차 그렇다고 판결하였다.
3. 며칠 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의 김용호 한의약정책관의 발언
    -> “IPL은 자연광 치료기에 해당하는데, 황제내경에도 자연광, 태양광 치료방법 등의 근거가 있으므로
         현재도 (한의사들이 IPL을) 사용할 수 있다” : http://doc3.koreahealthlog.com/47726
 

제발 국제적 망신은 그만 당하자. 그리고 자라는 아이들이 이런 궤변을 보고 배우게 해서는 나라꼴이 어찌되게 하려고 하는 것일까?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